몰디브의 플로팅 시티, 과연 좋은 선택지들 중 하나일까

[위즈덤 아고라 / 이승원 기자]
점점 높아지는 해수면
세계기상기구(WMO)가 발표한 “2025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지구는 온실가스 농도와 해수면 온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기후 시스템의 심각한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기온이 역대 가장 높은 기록을 차지했으며, 현재는 파리 기후협약의 제한선인 산업화 이후 1.5℃ 상승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수치들이 보여주듯 산업화 이후 사람들의 생활 수준은 향상되었지만, 지구의 환경은 급격히 악화되어 왔다. 그 대표적인 문제가 바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다. 실제로 해수면은 1993년 이후 약 11cm 이상 상승했으며, 최근 10년 동안의 연평균 상승률은 4.75mm로 이전 대비 약 2배 이상 가속화되었다.
해수면 상승의 주요 원인은 빙하의 융해와 해수의 열팽창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극지방의 빙하가 녹으며 바다로 유입되는 물의 양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극지방에 서식하는 동식물들의 서식지도 줄어들고 있다. 더불어 해수면 온도까지 상승하면서 바닷물의 부피가 팽창해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되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영향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단순히 극지방의 동식물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도 큰 피해와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남태평양과 인도양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들은 이미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투발루가 있다. 투발루는 오세아니아의 폴리네시아 지역의 작은 섬나라로, 국토 해발고도가 5m에 미치지 못한다. 그로 인해 이미 2개의 산호섬이 물에 잠겼으며, 해수면이 단 1m만 상승해도 국토 대부분이 사라질 수 있는 위기에 놓여 있다.
또 다른 사례는 몰디브이다. 몰디브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국가로, 국토 평균 해발고도가 약 1.5m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의 김해평야와 비슷한 수준의 지형적 높이이다. UN 산하의 국제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이러한 낮은 해발고도로 인해 2100년경에는 국토의 약 80%가 물에 잠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몰디브의 대책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몰디브는 새로운 프로젝트인 ‘플로팅 시티’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판 방주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몰디브 정부와 네덜란드 건축회사 워터 스튜디오, 그리고 부동산 개발업체 더치 도클랜드가 협력해 진행되고 있다.
몰디브의 수도인 말레에서 배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인도양 라군 중심부에 건설되는 몰디브 플로팅 시티는 뇌 모양을 한 산호초의 구조로 설계되었다. 도시 내부에 설치되는 건물들은 형형색색으로 꾸며져 산호초와 유사한 모습을 띄고 있다. 약 2만 명을 수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는 2026년 5월 첫 번째 구역이 개방되어 약 5,000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거주 구역에는 학교와 병원, 상점 등 다양한 인프라 시설이 포함되어 있으며, 파도와 태양광을 이용한 친환경 에너지가 사용된다. 또한 하수는 바다로 배출되지 않고 자체 정수 및 재활용 시스템을 통해 처리되며, 도시 내부에서는 자동차 주행이 제한된다.
몰디브 플로팅 시티는 사람들에게 거주지를 제공하는 것과 더불어 해양 생물들에게도 새로운 보금자리가 되어 준다. 육각형 부유식 플랫폼 아래에는 인공 산호초가 설치되어 많은 바다 생물에게 안식처가 되어 주며, 동시에 거센 파도를 흡수하는 천연 방파제 역할도 수행한다.
몰디브 플로팅 시티의 전망
현재 프로젝트 진행 속도를 고려했을 때, 관계자들은 2027년까지 약 2만 명 규모의 기후 난민 수용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5,000개 이상의 주거와 상업 유닛이 설치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많은 사람과 생물들에게 새로운 공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몰디브뿐만 아니라 해수면으로 인해 위협받는 다른 해안 도시에서도 유사한 프로젝트가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몰디브 플로팅 시티는 하나의 건축 프로젝트를 넘어, 미래 사회에 비슷한 프로젝트들이 이행될 수 있는가에 대한 거대한 실험으로 평가받고 있다.
몰디브 플로팅 시티에 숨겨진 기술들
플로팅 시티는 환경적·인도적 측면에서 성공적인 프로젝트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기술자들의 노력이 숨겨져 있다. 대표적 기술 중 하나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모듈형 육각형 플랫폼이다. 이는 도시 전체의 기반이 되어 주민들과 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땅이 되어 준다. 육각형 형태는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여러 시뮬레이션을 거쳐 선택된 가장 효율적인 형태이다. 이러한 형태는 파도의 충격을 사방으로 분산시켜 균열이나 파손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이 플랫폼은 무거운 콘크리트 건축물들을 버텨낼 수 있는 충분한 부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플랫폼 내부의 재료와 형태 덕분이다. 내부에는 미세한 공기 주머니를 포함한 포말 콘크리트와 경량 골재가 사용되어 전체 무게 감소를 감소시켰으며, 플랫폼 하부를 빈 상자 형태로 설계해 구조물의 무게보다 더 큰 부력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했다.
다음으로 중요한 기술은 플랫폼 고정 시스템이다. 플랫폼이 파도에 의해 움직이거나 부딪혀 바다로 떠내려가 고립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해저의 암반층에 거대한 강철 콘크리트 기둥을 설치해 구조물을 고정했다. 동시에 기둥과 플랫폼을 고리로 연결해 좌우 이동은 막으면서도, 해수면이 상승할 때는 이를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처럼 몰디브 플로팅 시티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고민 속에서 설계되었다.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많은 기후 난민들에게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해수면 상승 위기에 처해있는 섬나라 주민을 위한 더 많은 플로팅 시티가 개발되어, 사람들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미래가 열릴 것으로 전망한다.
[위즈덤 TECH] 토목 공학, 이름을 들었을 때에는 투박하고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의 이미지만 떠오르곤 합니다. 저는 토목 공학을 모든 것의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공학자들이 구조물 뒤에 숨겨진 많은 계산과 원리를 저는 더 알아보고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편하게 이용하고 있는 건물들과 구조물들, 그 뒤에서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토목 공학자들에 대해 위즈덤 아고라 이승원 기자의 ‘위즈덤 TECH’으로 알아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