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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권을 팔며 이익을 얻는 대기업들… 정부, 개선해 나갈 것

탄소 배출권, 오히려 목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

정부, 대기업에 공짜 탄소 배출권 지급 

계속되는 지적에 배출권거래제 개선 밝혀 

Illustration by Yeony Jung

[위즈덤 아고라 /임서연 기자]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탄소’와의 전쟁에 탄소 배출권 거래 시장이 덩달아 급성장하고 있다. 탄소 배출권 거래제는 기업이 정부가 정한 탄소 배출 허용량을 초과해 경영 활동을 할 때에는 비용을 지불하고 탄소 배출권을 시장에서 구매해 쓰도록 한 제도다. 반대로, 허용량보다 탄소 배출을 적게 한 기업은 남는 부분만큼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다. 

각국 정부는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정한 ‘2050년 탄소 중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 배출량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는데, 관련 규제가 강화될수록 허용되는 탄소 배출량이 줄기 때문에 “탄소 배출권”을 사고파는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편, 한국에서는 대기업들이 배출권을 팔아 돈을 이익을 얻으면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목적을 무효시키고 있다.

삼성물산, 포스코, SK, 중부발전이 짓고 있거나 완공된 초대형 석탄화력발전소는 모두 7개이다. 이들이 완공되더라도 탄소 배출 때문에 제대로 가동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것은 물론, 거대한 고철 덩어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의 온실가스는 대부분 대기업들이 배출한다. 1위 포스코, 2위 현대차, 3위 SK, 4위 GS, 5위 삼성 순이며 10개 대기업집단과 한국전력을 합하면 전체의 64%를 내뿜는다. 온실가스를 줄이는데 대기업들이 큰 영향을 끼친다는 뜻이다. 

2015년 도입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에 따르면 할당량보다 많이 배출하면 돈을 들여 배출권을 더 사야 한다. 하지만 현재 이 제도는 무의미해졌다. 정부가 대기업에게 많은 양의 공짜 배출권을 주기 때문에 대기업들은 쓰고도 남은 배출권을 다른 기관, 또는 기억에 팔아 돈을 벌고 있다. 포스코는 탄소 배출권으로 작년에만 245억 원을 벌었고, 삼정전자 또한 지난 5년간 공짜 배출권이 150만 톤이나 남겼다.

정부가 배출량이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공짜 배출권을 더 많이 주는 이상한 제도로 인해 기업들은 탄소배출을 줄이면 오히려 그다음 해에 손해를 보게 되어 탄소배출을 줄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배출권 가격 변동이다. 배출권 가격은 2015년 1월 8,640원으로 시작해 2020년 초 42,500원 까지 상승하는 등 급동 락을 반복하고 있다. 

대한상의가 배출권 거레제를 시행하고 있는 해외사례를 분석한 결과, EU와 미국 등 주요국은 배출권 가격 또는 물량 기준을 사전에 제기해 배출권 가격의 안정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EU의 시장 안정화 정책은 정부의 시장개입을 최소화하면서 기업이 필요하면 언제든 시장에서 배출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 구매 경쟁 가열로 인한 가격 급등을 방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지웅 부경대학교 교수는 “배출권거래제의 목적은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자는 데 있다”면서 “배출권 가격이 예측 불가능하게 급등락 하면 기업이 경제적 손익을 따져 추가적 감축투자를 할지, 배출권을 팔거나 살지 의사결정을 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16일,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강화를 위해 배출권 거래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배출권거래제의 배출허용총량은 국가 전체 온실가스 감출 목표 및 경로를 기준으로 배출권거래제 비중 (약 70%)을 적용하여 산정하며, 배출권거래제의 총배출량은 전년 대비 2019년 2.2%, 2020년 7.5% 감소하여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는 등 감축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한경부는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책임을 강화하기 위하여 중장기적으로 유상할당 비율을 점진적으로 상향하는 방향으로 이해관계자들과 지속 논의 중임을 밝혔다. 

또한, 과거 배출량을 기준으로 배출권을 할당하는 경우 기업의 감축 유인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을 고려해 온실가스를 선도적으로 감축한 기업에게 부여되는 인센티브도 확대할 계획이라 말했다. 배출량 기준은 업체의 과거 3년간 평균 배출량으로 계획기간별 감축비율을 고려하여 할당량을 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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