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오징어 게임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플랫폼의 중요성
오징어 게임 현대사회를 고발하다

<출처: 넷플릭스 제공>

[객원에디터 2기 / 김준모 기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가 지원되는 66개의 나라에서 1위를 차지하고 달고나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등 국내외를 불문하고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드라마는 456명의 게임 참가자들이 간단한 게임을 통해 상금 456억을 받기 위해 목숨 걸고 극한 경쟁을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드라마에 미국 포브스는 “가장 기이하고 매혹적인 작품”이라는 극찬을 보냈다. 도대체 세계인들은 무엇 때문에 오징어 게임에 열광하는 것일까?

이 드라마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등 지극히 한국적이고 천진난만한 추억의 게임들을 이율배반적인 방식으로 연출해 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플레이어들이 술래가 뒤돌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치는 동안 앞으로 나아가서 안전지대까지 넘어가면 통과하는 게임이다. 단 술래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치고 돌아 봤을 때 움직이면 탈락이다. 드라마에서 게임에서 탈락한 참가자는 그 자리에서 총을 맞고 죽었지만 참가자 한 명 한 명이 죽을 때마다 상금 1억 원씩 적립됐다. 구슬치기는 게임 방법이 다양하다. 구슬을 땅에 놓고 떨어진 곳에서 다른 구슬을 맞혀서 구슬을 획득하는 게임으로, 공격과 방어로 나뉜다. 개인전으로 하는 방식도 있는데 서로 놓고 싶은 자리에 구슬을 놓고 순서를 정한 뒤 구슬을 알까기 하듯이 쳐서 상대방 구슬을 맞추면 상대방 구슬을 가지는 것이다. 어느 한쪽이 먼저 구슬을 다 뺏기면 탈락이다.

각종 윤리를 배반하는 잔혹한 행위를 서슴지 않으면서 게임의 공정성을 강조하는 분홍 옷을 입은 게임 관리자들은 우리 현대인들의 삶과 위선적인 사회를 풍자한다. 이 작품의 사회 불공정과 빈부격차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봉준호 감독의 작품 ‘기생충’과 닮았다는 평가도 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이번에는 관객들이 영화관이 아닌 스마트폰으로 섬뜩한 유머와 기발한 미장센이 빛나는 피로 얼룩진 공포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라고 했다. 이 드라마는 한국 고유의 놀이를 소재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서 기생충과 같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대중들이 사회 불공정에 대한 공감이었던 것이다.

오징어가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그 드라마가 상영한 플랫폼에 있다. 전통적인 한국 방송국에서 나오는 드라마들은 대게 상업적인 의도가 컸다. 때문에 과도한 광고로 인해 작품의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플랫폼에서 제작비를 지원하고 작품에 크게 관여를 안 한다. 이것이 연출진들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준 것이다. 상품의 다양성 또한 그 이유 중 하나다. 대부분 국내 방송국에서 제작되는 드라마는 진부한 줄거리로 안정성을 추구하는 반면, 넷플릭스에서는 좀 더 자유롭고 적나라하게 연출진들이 원하는 작품을 거리낌 없이 만들 수 있다. 더 나아가 넷플릭스는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의 관심사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대중들이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플랫폼을 더 찾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만약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가 아닌 다른 플랫폼을 통해 상영했다면 아마 이렇게 까진 성공하지 못했을 거라는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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