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삼성전자, 세계 최초 3나노 파운드리 공정 양산

GAA 기술의 개발, TSMC·인텔보다 앞선 기술

천문학적 비용, 새로운 소재 필요 및 외신 장비 의존증 문제 해결 시급

<PIXABAY 제공 >

[위즈덤 아고라 / 김현동 기자] 2022년 6월 30일, 삼성전자는 Gate-All-Around(GAA) 기술을 적용한 3 나노 파운드리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초기 GAA 구조로 채택한 ‘나노 와이어’ 방식을 넘어서 면적, 성능 등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뛰어난 ‘나노시트’ 구조를 만들었다. 고객사 요구에 따라 삼성전자는 나노 와이어와 나노시트 구조를 유연하게 적용할 방침이다. 

GAA란 반도체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의 4개의 면을 전류의 흐름을 제어하는 게이트가 둘러싸는 형태이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구조인 핀펫(FinFET)은 채널과 게이트의 접합면이 3개이다. 차세대 기술인 GAA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나노 와이어로 접합면이 넓지 않아 전력 제어에 한계가 있다. 이 점을 개선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 두 번째 형태인 나노시트이다. 나노시트는 게이트와 채널의 접합면이 비교적 넓어졌으며 게이트가 채널에 흐르는 전류를 제어하기 쉬워진 구조이다. 삼성전자는 나노시트 구조를 MBCFET(Multi Bridge Channel FET)이라 칭했다.

<자료 제공: 삼성전자 뉴스룸 캡처>

5나노 핀펫과 비교했을 때 3나노 GAA는 전력 45% 절감되고 성능은 23%향상되며 칩 면적을 16%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나노시트 구조를 GAA의 1세대인 GAE(GAA Early)라 삼았으며  2세대인 GAP (GAA Plus)에서 성장 가능성을 남겨두었다. 삼성전자는 “GAP공정은 5나노 핀펫 대비 전력은 50% 절감, 성능 30% 성능 향상, 면적은 35% 축소된다”라고 밝혔다.

GAA 기반 3나노 반도체 생산은 세계에서 삼성전자가 최초이며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위인 대만의 TSMC는 3나노 핀펫 방식으로 생산하고, 2025년 상반기 2나노 공정에 GAA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료 제공: Samsung Semiconstory>

그러나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인해 반도체 설계부터 파운드리에 쓰이는 소재, 부품, 장비까지 새로 필요하기 때문에 취약한 국내 반도체 업계는 새로운 기술에 대응하기 어려워 3 나노 GAA 기술을 실행하기 위해 해외 의존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일단 3 나노 공정은 반도체를 설계하는 비용을 크게 늘린다. 3 나노 공정의 비용은 최대 5억 9000만 달러로 예상되며 5 나노는 4억 1600만 달러, 7 나노는 2억 1700만 달러로 3 나노 공정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비용이 급진적으로 올라가는 이유는 반도체 설계 자동화 (EDA) 툴과 반도체 설계자산(IP)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첫 설계 비용의 절반은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며 초미세 공정으로 전환할수록 투입되는 인력 역시 급증한다. 5 나노 공정 반도체를 설계하는데 100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한데 3 나노 공정은 이보다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 나노 공정을 활용한 반도체 설계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 중·소규모 반도체 팹리스 기업들은 3 나노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게 된다.

3 나노 GAA 공정은 새로운 소재 개발 또한 필요하다. 현재 대두되고 있는 소재로는 금속 배선용 구리와 베리어 메탈이 있다. 금속 배선 공정은 회로 패턴이 그려진 후 전기 신호가 잘 전달되도록 전류가 흐르는 길을 제작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알루미늄이 쓰였지만 더 낮은 저항으로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구리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구리 역시 회로 패턴이 더욱 미세화된 3 나노 공정에서 역부족이란 의견이 나온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 코발트 역시 대안으로 나오고 있지만 분쟁광물이기 때문에 활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베리어 메탈은 금속 배선과 실리콘이 섞이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로 티타늄(Ti), 질화실리콘(SiN) 등이 사용된다. 베리어 메탈 역시 저항을 낮춰 전력 소모를 줄이는 소재가 필요하다. 트랜지스터에 전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도록 금속 배선 등을 반도체 후면에 배치하는 ‘후면 전력공급(BSPD)’ 기술로 전력 소모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3 나노 공정은 취약한 국내 반도체 장비 업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20% 수준으로 외산 장비에 의존하는 추세이다. 글로벌 장비 회사들은 소재 관련 업체와 이미 협력 관계를 맺어 첨단 공정에 최적화된 소재 특성에 맞춰 장비를 개발,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국내에는 ‘반도체 장비-소재 간 협력 체계’가 아직 취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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