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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인간의 도구일 뿐인가?

<Illustration by Shinyoung Park 2006(박신영)>

[객원 에디터 6기 / 김정서 기자] 동물들은 인류와 함께 해온 생명체다. 그들은 인류에게 도움을 주기도, 인류의 먹이가 되기도 했다. 인간은 과거부터 그들의 필요에 의해 동물들의 가치를 매겼다. 현재 반려동물로 널리 알려진 개들은 과거부터 인간들에게 충성심이 강하고 양몰이 등의 활동을 할 때 도움을 주어 인간들에게 그 ‘가치’가 증명됐다. 반면 돼지들의 경우에는 음식으로서의 필요성이 일상생활에서의 가치를 넘어섰기 때문에 우리에게 흔히 ‘돼지고기’로 알려지게 됐다. 

과거에는 생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에 동물들의 가치를 측정해 왔지만, 현재에도 여전히 가치 측정이 필요할까? 

최근 동물들의 경제적 가치와 관련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동물들의 경제적 가치란 자본주의 하에서 동물들이 인간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끊임없이 시험함으로써 인간 중심적으로 동물들에게 서열을 매기는 것이다. 경제적 가치, 즉 ‘상품’으로 취급되는 동물들은 미래의 경제적 효익으로 활용될 수 있기에 살아 숨 쉬는 생명체임에도 불구하고 건물이나 기계장치처럼 유형자산으로 분류돼 있다. 우리나라의 에버랜드는 동물원 내 모든 동물의 가치가 10억 원 안팎이다. 동물원에서 태어난 새끼 동물의 자산 가치(회계장부상 자산 가치)는 0원으로, 사람들이 예상하는 동물들의 가치와 경제적인 가치 사이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인간이 동물의 경제적인 가치를 매기는 이유를 좁은 의미에서 보면 △ 야생동물의 고기 △ 모피 △ 뿔 등 주요 부산물의 생산 판매와 △ 낚시 △ 수렵 △ 야생동물의 관찰 등 레크리에이션적 이용을 통해 얻는 직접적인 수입을 그 이유로 꼽을 수 있으며 넓은 의미에서는 해충구제 등 자연생태계 내에서의 야생동물의 생리•생태적 활동으로 인해 인간들이 얻는 이득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하는 것이다. 

동물의 경제적 가치를 활용한 사례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중국의 판다 외교다. 모든 판다는 중국의 소유임을 이용해 외교를 하는 것이다. 동물원에 판다를 데려오려면 연간 최대 100만 달러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희귀성과 문화적 가치를 이용해 무역 협상을 한, 즉 동물의 경제적 가치를 톡톡히 보여주는 예다. 판다 외교 외에도 코끼리 등 몸집이 큰 동물이 제공하는 관광과 짐을 옮기는 서비스까지 모두 동물의 가치를 활용한 사례에 포함한다.

 최근에 화두가 되는 단어는 ‘동물권’이다. ‘인권’이 인간들의 권리를 의미하는 것처럼 ‘동물권’은 동물들의 권리를 의미한다. 비인간인 동물 역시 인간과 같이 인권에 비견되는 생명권을 지니며 고통을 피하고 학대당하지 않을 권리 등을 지니고 있다는 개념이다. 유네스코 ‘세계 동물 권리선언’에 따르면 모든 동물은 그 자체로 존중받고, 본래의 습성과  수명에 따라 살아갈 권리가 있다. 동물권이 도입되면 무차별적인 학대나 비인간적인 도살, 실험동물 문제 등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동물권’ 침해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기관인 동물원의 존재를 반대하는 이들은 자연의 가치를 매길 수 없고, 자연이 제공하는 심리적 행복과 같이 수치로는 따질 수 없는 요소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가격을 기준으로 동물의 순위를 매기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며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동물을 경제적 가치로 판단해야 하는가? 살아 숨 쉬는 생물에게 가격을 매겨도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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