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독자기술로 만든 클러스터드 엔진 준비 완료, 21일 ‘누리호’ 발사 예정

최초로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제작한 ‘누리호’ 

2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장에서 발사 예정

75톤급 액체로켓 엔진 4기를 1단에 장착

<KSLV-II. 출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 위즈덤 아고라 / 김현동 기자 ]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은 KARI 75톤급 엔진을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하면서 우주 강대국이 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는 누리호 1차 발사를 위한 기술적 준비 상황과 최적의 발사 여건 등을 검토해  1차 발사일이 내달 21일로 확정됐다. 누리호 발사가 확정되면서 가장 핵심 기술인 한국형 엔진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켓 엔진은 뉴턴의 제3법칙인 작용 반작용의 원리를 바탕으로 제작된다. 엔진에서 연료를 태워 분출된 가스의 반동을 이용해 추진력을 얻게 되면서 위로 올라가게 된다. 비행기와 달리 공기가 없는 우주 공간에서도 연료를 태우기 위해 고 산화제를 탑재하는데,  엔진에 사용되는 연료와 산화제에 따라 액체, 고체, 그리고 하이브리드 엔진으로 나뉜다. 

고체 엔진은 오래된 역사를 가진 로켓으로 화약 같은 고체를 연료로 사용해 불을 붙여 대량의 가스를 생산하다. 다이너마이트의 원료로 유명한 니트로글리세린 같은 물질이 대표적인 고체연료이다. 고체로켓은 연소관 안에 고체추진제와 알루미늄 분말을 넣는데, 이는 알루미늄이 고온으로 연소되면서 연소 속도를 빠르게 하기 때문이다. 고체 엔진을 사용하는 대표 나라는 일본으로 2013년 9월 14일, 고체 연료를 주입한 ‘엡실론’을 발사했다. 고체 엔진의 장점은 미리 제작 가능 및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는 점이다. 반면 한번 불을 붙이면 끝까지 태워야 되기 때문에 제어가 불가능한 단점이 있다.

< 기립장치에 장착된 누리호 비행 기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누리호에 사용된 액체 엔진은 연료 및 산화제 모두 액체로 이루어졌다. 액체 상태의 연료에 불을 붙게 하는 산화제를 각각 다른 공간에 주입하여 추후 투입량을 제어할 수 있게 구성된다. 가장 널리 쓰이는 연료는 등유이며 산화제로는 플로오린, 질산, 과산화수소 등이 있다. 액체 엔진의 최대 장점은 고체 엔진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실제로 껐다가 켜는 것이 가능하며 산화제 양을 조절해 추력을 알맞게 조절할 수 있다. 단점은 연료와 산화제의 변질로 엔진 쉽게 부식되면서 보관성 측면에서 많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특히, 액체 엔진의 추진제에 사용되는 수소와 산소가 재료를 취약하게 만드는데, 엔진에 자주 사용되는 티타늄 합금과 니켈 합금은 온도가 높은 기체 수소에 접촉하게 되면 수소취성이 일어나면서 합금의 강도가 떨어지게 된다. 또한 산소와 자연 발화를 할 수 있으며 티타늄 합금이나 마그네슘 합금은 산소와 반응을 하기 때문에 미리 제작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로켓 발사하기 직전에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해야 한다. 그리고 액체연료 시스템에서는 부품 냉각, 순환, 가스 압력과 분출 조절 장치 등 상대적으로 시스템이 복잡하고 정교하게 설계된다. 액체연료는 이렇듯 만들기 어렵고 비싸지만, 점화와 소화를 반복하여 유연하게 제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재사용 가능하다는 강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이브리드 엔진은 한 개의 로켓 추진기관에 액체 산화제와 고체 연료를 모두 싣고 있다. 액체 산화제를 고체 연료 추진제에 분사시켜 고온 및 고압의 연소가스를 얻는 원리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안정적인 ‘비추력(specific impulse)’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인데, 비추력이란 로켓 연료의 성능을 나타내는 기준이 되는 값이다. 연료 1kg이 1초 동안에 소비될 때 발생하는 추력(kg×초)이며, 단위는 초로 나타낸다.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의 비추력이 300~400이고 고체 추진 로켓 비추력은 200~270 정도인데, 하이브리드 로켓의 비추력은 275~350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전성 면에서도액체연료에 비해 외부 충격이나 온도 변화에 민감하지 않아서 연료를 보관하는데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초,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김수종대표, 2017년 설립)가 소형 위성 발사체용 하이브리드 로켓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고, 각 국에서 개발중에 있다.

<누리호 75톤급 액체엔진 4기 클러스터링된 모습. 출처: 한국우주항공연구원>

‘누리호’가 사용한 엔진은 1단에 75톤 액체로켓 엔진을 4개를 묶은 ‘엔진 클러스터링’ 방식을 채택했다. 엔진 시스템을 구축할 때 보통 대규모 단일 엔진을 사용하거나 ‘누리호’처럼 여러 개의 소규모 엔진을 묶어 묶음 엔진 방식을 사용한다. 단일 엔진 시스템은 연소기가 커지면서 연소 불안정 현상 또한 자주 생기며 제작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묶음 엔진 방식을 다수의 국가에서 많이 채택하고 있다.

묶음 엔진 방식에도 펌프의 사용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동일 펌프에서 다수의 연소기로 추진제를 분배하거나 독립 펌프로 각 연소기마다 추진제를 공급한다. 두 방식의 총 추력은 차이가 없고, 동일 펌프는 추력 조절 및 발사체를 조립하는 측면에서 유리하며 부품수가 적어 양산에 유리하지만 독립 엔진은 엔진을 제작하는 입장에서 설계 및 제작이 더 수월하다. 새턴 V 엔진, 아리안의 바이킹 엔진, 스페이스 X 팰컨 9의 멀린 엔진 등 여러 나라에서 독립 엔진 방식을 채택했고 누리호 역시 독립 엔진 시스템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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