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나는 한국 음식 전도사”, 세계로 뻗어가는 한식당

해외에서 한국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의 고충
중국 심천의 한국식당과 반찬방

< UNSPLASH 제공 >

[객원 에디터 7기 | 정서현 기자] 요즘 세계적으로 한식당이 많아지고 있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해외에 있는 한식당 수는 10년 전에 비해 10% 가량 늘어났다. 특히 중국에는 한식당이 총 4,950개로, 통계에 집계된 전체 한식당의 반을 차지하였다. 해외에서 한식당이 많이 생겼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음식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한국의 문화와 음식을 알리는 일과는 별개로,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들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생활하고 있을까? 중국 심천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 두 분과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황: 저는 예가원 한국 식당을 운영 중인 황OO(남, 이하 황) 입니다.
김: 남편과 둘이서 운영하다가 지금은 혼자서 직원 1명을 두고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OO(여, 76세, 이하 김)입니다.

Q. 식당에 대한 간단한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황: 저희 예가원은 “집밥 먹은 것처럼 한 그릇을 먹어도 든든하게(=宾至如归)” 라는 기업 이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2002년부터 선전시 난산구 화교성에서 2대를 이어 22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2004년에 중국 광동성에서 최초로 한국식 짜장면과 배달을 시작한 역사와 전통의 식당입니다.
김: 저희 가게 “장원”은 2004년 4월 심천 대서문 서부전자 뒤편에 영업을 시작하였습니다. 한국음식을 배달하고 영업점 내 식사도 가능합니다.

Q. 중국에서 한식당을 하는 데 있어 어떤 어려운 점이 있나요?
황: 다양한 한국 음식을 중국 손님들에게 선보여야 해서 메뉴가 너무 많아져 준비해야 할 재료가 늘어나 비용 및 보관 문제 등이 있습니다. 또한, 한-중 관계가 정치, 경제적으로 안 좋을 때는 중국 손님들의 발걸음이 뜸해져서 외교적인 부분에 민감합니다.
김: 현지 언어의 어려움으로 직원 컨트롤이 어렵고, 관련 법규를 잘 알지 못해 (정부로부터) 불이익을 받는 일들이 자주 있었습니다.

Q. 사장님만의 운영비결을 알려주세요.
황: 처음 소개할 때 말씀드린 것처럼 “집밥 먹은 것처럼 한 그릇을 먹어도 든든하게(=宾至如归)”라는 기업 이념으로 값싸고 푸짐한 맛있고 가성비 좋은 음식과 20년 가까이 함께해 온 전통의 변함없는 맛을 전하는 게 저희 예가원의 경쟁력이라 생각합니다.
김: 가족같이 집에서 먹는 것처럼 재료를 아끼지 않고 (예:반찬 무제한 무상제공) 양도 푸짐하게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Q. 중국에서 식당을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황: 저는 “고객 만족”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을 버는 게 목적이 되면 너무 이윤만 추구하게 되는데, 한국 식당을 하면서 “한국 음식의 전도사”라는 사명을 가지고 저희 매장을 방문하시는 손님들이 즐겁고 맛있게 식사하고 가시게 하면 단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여 년 동안 화교성(华侨城)에서 식당을 운영하다 보니 예전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저희 식당에서 식사를 했던 어린 친구들이 어른이 돼서 예전 추억을 되새기며 다시 저희 식당을 방문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한국 음식 전도사의 사명과 보람을 느낍니다.

인터뷰 내용처럼, 두 곳 모두 일하는 곳이 해외였기 때문에, 직원들이나 손님들과의 소통 문제 또는 외교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소개하였다. 식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손님들과의 소통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해외에서는 서로의 언어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사장님들이 현지인들이나 직원들과의 소통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전했다.

외교적인 충돌이 잦은 중국과 한국 사이에서 당당히 한국음식을 선보이는 일 또한 쉽지 않았다고 사장님들은 말했다. 특히 2017년은 양국 간의 마찰로 중국 내에 한국 불매운동이 불어, 식당을 연지 석 달만에 문을 닫아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2020년에는 코로나가 장사에 영향을 끼쳤다. 두 사장님들 모두 코로나 이후 손님들이 식당을 자주 방문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매출이 좋지 않았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 속에도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 사람들을 위해 집밥 같은 푸짐한 음식을 제공하고,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의 다양한 전통 음식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한국식당 뿐만 아니라, 타지에서 한국음식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몇몇 사장님들은 “반찬방”을 운영하는 새로운 방식을 고안해냈다. 다음은 심천에서 한 반찬방을 운영하는 사장님과의 인터뷰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 군인 두 아들을 두고 반찬방과 학교 도시락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OO(여, 이하 김)입니다.

Q. 반찬방에 대한 간단한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김: 1997년에 국제학교에 도시락을 제공하던 인연으로, 2010년부터 식당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식당은 운영하지 않고 반찬배달과 도시락 배달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Q. 사람들이 반찬방을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요?
김: 해외 특성상 한식재료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고 시간과 재료가 많이 들고 다양한 음식을 직접 만들기 어려운 한계가 있습니다. 다양하고 편하게 모국의 음식을 제공받고자 (사람들이) 반찬방을 많이 찾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Q. 중국에서 반찬방을 운영하며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김: 중국어를 잘 구사하지 못해 현지 직원과 의사소통하고 그들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큽니다. 또한 한식당 관련 법규가 엄격하여 간접 부대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것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Q. 반찬방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중요한 조언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김: 제공하고자 하는 타겟층을 확실히 정하고 메뉴와 운영방식을 그에 맞게 잘 설정해야 합니다.

타지에서 한국 식당을 운영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해외 사람들에게 다소 낯선 전통 음식을 자연스럽게 전파하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인 사장과 현지인 직원의 관점과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좋은” 소통을 이루며 함께 식당을 꾸려나가는 것도 큰 난관이다.

그러나 해외에 있는 한식당은 타지 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인에게 그 자체로 큰 도움이자 의지가 된다. 심천에 거주하고 있는 J 씨는 “계속 중국에만 사니까 그동안 한국 음식을 먹을 기회가 없었는데, 한국 식당도 많이 생기고 반찬방도 생기니까 고향에 온 기분이 들어서 너무 좋다”라고 전했다. 예가원 사장님 황 씨는 “식당을 운영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저희 음식을 맛있게 먹고 가는 다양한 고객들을 보면 만족감이 많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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