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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의 조건

Illustration by Hayoon Lee (ASD Grade 11)

by Haram Kim (NAS Dubai Y9)

2020년 3월 11일 코로나19 판데믹 이후, 전 세계는 엄청난 경제위기를 맞았다. 세계 곳곳에서는 지킬 수 없는 죽음이 생기기 시작했고 대면 접촉을 피하면서 거리의 상점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 스페인의 경제성장률은 -12.8%로 최악의 상태를 맞았고, 미국의 2020년 실업률 또한 6.7%로 3.2%가 증가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서운 것은 확진자 수보다도 경제적 생존 문제였고, 이동제한이 내려지자 많은 소상공인들이 거리에 나와 시위를 하는 나라가 많다.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태국 등 여러 나라에서는 불균형에 지쳐 폭력적인 시위까지 벌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많은 나라들이 경제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일은 지금까지 1000조 원 이상의 긴급 재정을 하였으며, 특히 매출이 줄어든 영세자영업자들에게는 고정비율을 최대 90%까지 지원하였다. 독일의 ‘노동시간 단축제도’로 이 기간에 직원들은 원래 월급의 67%를 정부 지원으로 받는데, 몇몇 기업들은 숙련된 노동자를 보호하고, 함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월급의 80%가 되도록 보충하여 지급한다. 월급이 줄어들긴 했지만 자신의 일자리는 보장이 된 것이다. 판데믹의 영향을 크게 받은 스웨덴도 50% 이상 매출이 준 가게가 많았지만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정리해고를 당하는 직원은 없었다. 고용주에 대한 지원과 기본적인 것들은 사회 안전망으로 충족되었으며 무료로 운영하는 학교와 낮은 가격의 의료제가 큰 도움이 되었다. 50명 미만의 소기업들에는 기존 소득의 75%까지 지원하고, 규모가 더 큰 기업들에는 최대한 적절한 지원을 하고 있다. 

판데믹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가혹하고, 빈부 격차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국민 3분의 1이 절대 빈곤에 놓여있는 태국은 지니계수가 90.2이다. 지니계수란 빈부격차와 계층 간 소득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소득이 어느 정도 균등하게 분배되는지를 알려준다. 태국 성인 91.7%의 연 소득은 1만 달러 미만이다. 태국의 인구 약 7000만 명 중, 개인 소득세를 내는 사람은 3백만 명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태국의 불균형은 심각하다. 여기서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코로나19의 사망자 수와 소득 불평등 사이에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아메리카 대륙은 사망률이 낮은 국가들에 비해 불평등 정도가 매우 높았다. 아메리카 대륙은 사회가 분열되고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어 그 피해는 상당히 심각하다. 지니계수를 활용해 분석해 본 결과, 팬데믹은 분열된 사회에 가장 큰 타격을 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미국 아마존의 회장, 제프 베조스 집 앞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아마존 물류창고 노동자를 해고하였기 때문이다. 회사는 2020년 3월 11일 열린 파티에서 확진자가 나온 사실을 알고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고 접촉한 직원들에게 무급휴직을 권고했다. 아마존 노동자 크리스 씨는 보육 혜택과 의료보험, 검사비를 보조해주길 원해서 2시간 파업을 했을 뿐인데 해고를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반면 아마존은 팬데믹 이후 온라인상 거래가 폭증하면서 1년 사이 주가가 64%나 상승했고, 회장 제프 베조스의 재산은 197조 원을 달성했다. 베조스와 같은 억만장자들이 재산을 불리는 사이 그 노동자들은 해고 위기에 처하고 있기 때문에 해고 노동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아마존 퇴출 시위가 열리고 있다. 아마존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소상공인들에게 불공정한 경쟁 상대이기 때문이다. 파리시장을 포함한 시민들은 동네 서점을 지키자며 시위를 했고,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폴란드 등에서도 아마존 불매를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빈부격차에 의한 불평등이 심각해지자 최근 뉴욕에서 억만장자세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슈퍼리치들에게 보유자산에 대해서도 과세를 하고 훨씬 더 높은 세율을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억만장자세를 주장하는 뉴욕주 하원의원 론 킴은 뉴욕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에게 최대 70%까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0년 3월 뉴욕 주의회에 제출된 ‘억만장자세’는 순 자산이 10억 달러 이상일 경우 거래하지 않고 보유만 하고 있어도 그 이익에 대해서는 과세를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세금을 너무 많이 부과하면 부유한 이들이 돈을 벌 동기가 떨어지게 된다는 래퍼 곡선 (laffer curve)를 주장한다. 하지만 이 이론은 틀렸다. 부유한 이들에게 70%의 세금을 물려도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는 만큼 재산이 있고, 우리 사회는 세금으로 소득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방역과 뉴 노멀을 위해서는 공동체 의식이 굉장히 중요하다. 2020년 경제성장률이 -9.8%인 영국은 지역 불균형도 심각하지만 로이스 지역에서는 구성원이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영국의 남부 로이스는 인구 2만 명이 안 되는 아주 작은 도시이지만 경제를 살리기 위해 ‘로이스 파운드’라는 지역화폐를 만들었다. 지역 내 생산과 소비를 강화해 외부 충격에 강한 경제를 만들어보자는 의도로 시작하였다. 지역 가게들이 살아나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을 고용할 수 있고, 그럼 더 많은 돈이 지역 경제에 공급된다. 또한, 시민 기업을 만들어 지역에 필요한 시설이나 사업에 주민들이 직접 투자하기도 한다. 이제는 꽤 자리를 잡아 수입까지 올리고 있다. 

또한, 공동체 의식은 개인과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도 해당되는 것이다. 독일의 가전기업 밀레는 단축노동을 시행했지만 그 누구도 해고하지 않았다. 단축노동 기간 동안에는 기업이 직원들의 월급을 보전해주며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공동체 의식으로 팬데믹을 이겨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영등포구에 있는 가사 협동조합은 취약하고 불안정한 가사도우미들이 모인 협동조합이다. 그들은 매달 5만 원씩 저축을 해서 조합원에게 대출을 해주기도 하고, 나중에 일을 그만두더라도 퇴직금을 받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이들은 스스로 노동의 질도 높이고 안정적인 일거리도 확보하고 있다.

‘뉴 노멀’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개인주의, 폐쇄주의로 각자가 봉쇄 때처럼 집에서 격리된 채 살아가는 것이고, 하나는 이타적인 사람이 되어 서로를 이해하고 공동체의 발전을 이루는 것이다. 각자 자유를 위해 마음껏 행동하는 것이 타인을 위험하게 할 수 있다는 것과 개인의 자유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이기적인 이유 때문에라도 이타적이게 되어야 하는데, 우리가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스웨덴과 독일 같은 복지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팬데믹 시기 설문조사 결과 국민의 80% 이상이 정부의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경제적 증세에는 59.8%로 증세에 대해서는 여전히 거부감을 보였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모두가 세금을 내고 거기에 적절하게 위험에 처했을 때 돌려받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정부와 국민들 간의 신뢰도가 형성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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