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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시대에 점점 자리를 잃어가는 영화관

[객원 에디터 6기 / 함예은 기자] 이번 달, 정부가 극장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개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홀드백(Hold Back)’ 기간을 ‘극장 개봉 후 6개월’로 규정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였다. 

‘홀드백’은 영화가 영화관에 독점적으로 공개되는 기간을 말한다. 최근 국내 영화 산업이 어려워지자 영화계 일각에서는 OTT 시장의 확대로 홀드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홀드백 법제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우선은 정부가 앞으로 지원·투자하는 작품에 이 같은 규정을 먼저 적용한 뒤 향후 한국 영화 전체로 대상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영화관 대신 OTT를 찾는 요즘 시대에 이러한 규정은 사람들의 삶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소개한 것과 같은 정책은 계속해서 문을 닫는 영화관의 입지 유지를 위해 세워지는 정책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2023년 9월 영화관 전체 매출액은 653억 원으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9월 전체 평균 매출액의 52.9% 수준에 그쳤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을 제외하면 2008년 이후 최저 매출액을 기록한 것이다. 

사람들은 점점 영화관을 찾지 않는다. 영화 한 편을 보러 굳이 영화관까지 가기보단 영화 관람료보다 싼 구독료를 내고 OTT에서 여러 영화를 보는 것을 택하는 이들도 많다. 요즘엔 최신 영화들도 조금만 기다리면 OTT 플랫폼 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2022년부터 국내 영화사인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는 2D 영화의 가격을 성인 기준 주중 1만 4천 원, 주말 1만 5천 원으로 상향 적용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티켓값의 인상은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에게 부담감과 거부감을 안겨줬을 것이라 예측한다.

반면에, OTT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글로벌 OTT 업계 1위 기업인 넷플릭스의 2019년 글로벌 가입자 수는 1억 6709만 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에 2억 370만 명까지 증가했고 이후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는 2023년 1분기 2억 3249만 명까지 늘어났다. 넷플릭스는 콘텐츠의 흥행 성적과는 관계없는 파격적 제작비 지원으로 전 세계의 우수한 시나리오와 제작 인력들을 흡수했고, OTT의 입지를 콘텐츠 메인 플랫폼으로 끌어올렸다. 영화발전기금의 유일한 수익은 영화관 입장료의 3%인데, OTT 플랫폼에서 공개되는 영화에서는 이런 수익을 전혀 얻을 수 없다. 점차 OTT의 영향으로 영화관이 사라지게 되면, 영화발전기금은 수익을 얻지 못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관은 입지를 굳히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영화관은 단순히 ‘영화 관람’이라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설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영화 관람 전후의 기억을 추억으로 남길 수 있도록 포토 부스와 같은 공간을 도입했다. 또한, 영화 관련 콘텐츠를 둘러보며 더 폭넓게 영화를 즐기는 굿즈 샵 같은 서비스도 새롭게 개시하고 있다. 한편 대형 콘서트장에서만 가능했던 ‘떼창’을 영화관 안으로 옮겨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관람하는 ‘싱어롱’(Sing-along) 상영관도 확대되고 있다. 싱어롱 상영관에서는 콘서트 실황중계를 상영하며, 이는 콘서트장에 가지 못한 팬들에게도 콘서트를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영화관은 ‘공간’과 ‘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장소로 변화하고 있다. 영화관이 이러한 변화를 통해 OTT 플랫폼이 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면, 영화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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