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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 5·18의 밤길은 끝나야 한다. – 소설 윤정모의 밤길

Illustration by Yunji Kim (NAS Dubai Y11)

by Taeryn Lee (The International School of Choueifat Grade 7)

권력은 남을 자기 의사에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권리와 힘이다. 특히, 국가나 정부가 국민에 대하여 갖고 있는 강제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권력으로 인해 민중의 진실과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자 하는 것들이 묵살당하고 폭력으로 다스린다면 그것은 독재권력이며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하지만 국민들은 용기를 내서 민주화의 목소리를 냈고, 그 사건이 바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피살당한 후, 혼란 속에서 12월 12일, 전두환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다. 전두환 군부는 민주화 세력들의 핵심 지도자들을 모두 체포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해 정권을 잡았고, 국민들은 오랜 박정희 군부독재가 다시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신군부 반대 시위에 나섰다. 그러다 결국 1980년 5월 17일, 전두환 신군부 세력은 정권 장악을 위한 계엄령을 선포하였다. 전국에 휴교령이 떨어지고, 시위는 멈췄지만 광주에는 아직 민주화를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5.18 민주화 운동은 전남대 학생들의 강제적 휴교령에 반대하는 시위에서 시작된다. 계엄군은 그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근처에 있던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무차별 구타를 하였다. 이 행위는 광주의 모든 시민들에게 알려져 5월 19일에 광주 시민 약 4000여 명이 모여 전두환 군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한다. 계엄군은 그들을 구타했고, 많은 사람들을 체포했다. 그리고 5월 27일, 전남도청 공격이 시작되었고, 전두환 군부는 계엄군에게 집단 발포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군부는 언론을 장악하고, 광주 시민들에 대해 오보를 내어 그들을 고립시킨다. 소설 윤정모의 [밤길]은 끝나지 않은 밤길을 걷고 있는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김 신부와 요섭은 길을 떠나고 있다. 그들은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이 경관들이나 사람들의 눈을 피하며 서울로 향하고 있다. 가는 길에 김 신부와 요섭은 사람들이 광주에 대해 수군거리는 것을 들었다. 정부의 오보로 인해, 광주 시민들에 대한 오해가 심했고, 가는 길에 만난 농부도 다른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광주 시민들을 빨갱이로 알고 있었다. 원래 김 신부는 광주의 수습대책 위원이었다. 오늘 새벽, 김 신부를 포함한 11명의 수습 대원들은 계엄군들과 협상을 시도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계엄군은 무기를 반납하고 자진 해산하라는 명령을 했고, 오늘 밤 12시까지 수습하라는 최후통첩을 내렸다. 당시 시간은 오후 4시였고 그때, 김 신부는 당장 수도로 가라는 전갈을 받는다. 김 신부는 당연히 동지를 두고 떠날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지만, 광주 시민들의 이 사실을 널리 알려달라는 부탁에 며칠 간의 일기와 광주 항쟁에 상황들을 담은 필름 두 통을 들고, 시민군이 었던 요섭과 함께 떠난다. 요섭은 동지들을 죽을 위기에 두고 홀로 떠나는 것이 비겁한 행동이라고 자책 하지만, 김 신부는 요섭에게 이렇게 말한다. ‘요섭아, 우리도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있는 게 아니란다. 거기에도 장벽은 있다. 그 장벽을 깨뜨려 달라는 임무가 우리에게 주어진 거야. 우린 그걸 해 내야 돼. 비록 이 밤길이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해도 이젠 서둘러야 한다.’

소설 속에는 등꽃, 로마군, 그리고 달 등 여러 소재가 나오는데, 이는 각기 다른 의미가 있다. 먼저, 등꽃은 시위 중 희생된 사람들을 의미한다. 신부는 식당을 나가면서 등나무에서 떨어진 하얀 등꽃을 보며 지난밤 무참히 떨어진 자색 등꽃을 생각했다. 수많은 실탄을 맞으며 떨어진 피로 물든 사람들을 비가 오면 후드득 떨어지는 자색 등꽃이라고 표현했다. 아이가 우리나라에 빨갱이들이 쳐들어왔다고 하자 김 신부는 빨갱이가 아닌 로마군이 몰려온다고 한다. 예수를 처형하러 온 로마군들을 표현하는 것으로 시민들의 도로를 막고 곤봉과 총으로 무장하면서 시민들의 자유와 안전을 위협하는 계엄군들이 김 신부에게는 예수를 믿는 기독교인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한 로마군들로 설명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달은 희망을 의미한다. 어둡고 위험한 밤길이지만, 달이 그들을 환하게 비추어 줄 수 있기 때문에 달을 희망이라는 의미로 썼다.

소설 [밤길]은 우리에게 아직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알려주고 있다. 왜냐하면 여전히 신부와 요섭이 가는 길은 어두운 밤길이기 때문이다. 5.18 민주유공자 유족회와 부상자회, 5.18 기념재단 등 단체들이 공식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5.18 사망자는 모두 606명으로, 165명이 항쟁 당시 숨졌으며, 행방불명이 65명(암매장 가능성으로 추정), 부상 후 사망 추정자 376명이다. 부상자는 공식 인정된 경우만 해도 2,392명이며, 1,394명이 체포, 연행되어 고문당하였다. 그리고 현재까지 사건의 가해자들과 피해자들은 같은 나라에 살고 있으며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다. 또, 피해자들에게 보상도 주어지고 있지 않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안이 있어 더 진실을 찾을 수는 있겠지만, 아직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사건들이 있다. 예로 들면, 5월 27일 있었던 헬기 사격 발포 명령자를 아직 알아내지 못했고, 아직까지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며 망언을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김 신부와 요섭이 걷고 있는 밤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광주 민중항쟁의 가로막고 있던 진실의 장벽은 조금은 무너져 내렸지만 여전히 남아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처럼 우리는 광주 민주화 운동 때처럼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 그동안의 역사를 통해 우리는 많은 가르침을 얻을 수 있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를 알 수 있다. 지금의 우리나라의 모습을 위해 노력하고 희생한 광주 시민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하고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1980년 5월 27일 계엄군들이 쳐들어오기 전, 광주 가두방송에서 그들의 마지막 말 중 하나는 ‘여러분! 우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였다. 우리는 이 잔인한 역사를 기억하면서 남은 장벽들을 무너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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