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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ate] – 행정수도를 이전해야 하는가

Illustration by Donghwan Kim (DAA Grade 10)

[행정수도를 이전해야 하는가] : 수도는 ‘한 나라의 중앙 정부가 있는 도시로 정치는 물론 경제·산업·교통·정보·문화의 중심지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수도권 과밀화 현상으로 지역의 불균형이 심각해지면서 수도 이전에 대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2004년 헌법 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지만 최근 폭등하고 있는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행정수도를 이전해야 하는가’에 대해 학생들의 찬반 입장을 3분 분량으로 들어보았습니다.


[찬성 의견]

by Yeeun Kang (GEMS Wellington International School Year 9)

행정수도란 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도시로, 미국의 워싱턴 D.C, 캐나다의 오타와, 호주의 캔버라 등이 그 예입니다. 대부분의 나라는 행정수도와 경제수도가 다르지만, 우리나라는 행정수도와 경제수도가 모두 서울이기 때문에 서울을 중심으로 경제와 문화 전반적인 인프라가 발전하여 다른 도시와 격차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경제수도는 서울로 하되, 나라의 균형을 위해서 행정수도를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행정수도 이전에 찬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도권 쪽에 인구가 밀집되어 국토의 발전에 불균형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수도권인 서울은 집값이 높고 편의시설이 발전한 것에 비해, 지방 도시들은 집값이 너무 낮고 특히,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 경향이 있습니다. 2020년 1월에 엘림넷 나우앤서베이는 패널 1430명(남성 756명, 여성 674명)을 대상으로 `2020 경제 양극화 및 대응책에 대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경제 양극화의 심화 이유 중 첫째로 부동산 소유의 불균형을 꼽았습니다. 실제로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는 사람들은 나날이 늘고 있으며, 최근 집값이 폭등하면서 주거 부족 현상이 생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총면적의 11.8% 정도인 서울에는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방 도시의 경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고, 젊은 세대들이 많이 없기 때문에 일자리도 부족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도 적습니다. 현재 대기업 본사의 68%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포화상태로 인해 집값 문제, 대기 문제, 교통마비와 교통체증 등의 문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서울은 인구가 많고, 주거 부족 현상이 심각한데, 지방은 점점 유령 도시가 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행정수도가 이전된다면 교육 기관이나 기업들도 함께 옮겨지기 때문에 지역 경제는 빠르게 발전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인구 유입이 이뤄질 것입니다. 또한, 행정수도가 이전한 주변 도시들도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행정수도 이전은 지방 도시들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수도권의 과밀화 문제도 해결하면서 지방 도시들의 경제도 살릴 수 있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되는 것입니다. 

국민들도 행정수도 이전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2020년 7월 22일에 실시된 ‘행정 수도 이전’ 여론 조사에서는 국민의  54%가 찬성했으며, 그중 발전이 더디다고 평가받는 광주와 전라도에서 68.8%로 찬성 응답이 가장 높았습니다. 이를 통해 수도권에서 벗어나 지방에 사는 국민들은 서울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여러 시설과 발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행정수도의 강력한 후보지인 세종시에는 우리나라 중앙 정부 18개 부서 가운데 12개가 이전을 마친 상태입니다. 그렇기 문에 때행정수도를 서울에서 세종으로 이전하는 것에 찬성합니다. 


[반대 의견]

by Seohyun Kim (Sunmarke School Year 9)

우리나라의 현재 행정수도는 서울입니다. 하지만 중앙행정기관은 대부분 세종시에 이전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행정수도 이전 계획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추진해왔으며, 서울에서 세종특별자치시로 이전하기 위해 생긴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 계획의 일환으로 제정된 ‘신행정 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 조치법’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을 받아 폐기되었으며, 수도 이전 계획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안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행정수도는 옮겨지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첫 번째 이유는 2004년 10월 21일 헌법재판소가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수도가 서울이라는 것은 불문헌법이며, 수도 이전은 헌법개정 사안인데 국회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성문헌법을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불문헌법으로서의 관습헌법이 존재할 수 있고, 수도에 대한 규정은 헌법에서 규정해야 할 사항이지만 너무 당연하여 규정이 없을 뿐이며, 따라서 수도 이전은 법률이 아니라 헌법으로 결정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불문헌법이란 일정한 헌법 제정 절차에 따라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오랜 시일에 걸쳐 확립된 헌법사항에 대한 국가적 관행이 법형식으로 굳어진 것입니다. 누구나 우리나라의 수도는 서울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불문헌법입니다. 또 신행정 수도법은 참정권인 국민투표권을 침해했다고 제시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수도 이전을 위한 법률은 헌법 개정 사항인 만큼 헌법 개정의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단순 법률의 형태로 실현시킨 것이기 때문에 결국 헌법 제130조에 따라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두 번째 이유는 일부 중앙행정기관이 세종으로 이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 안정과 지역 균형 발전에 별 효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행정수도를 이전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것인데 그것이 효과가 없다면 옮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여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투데이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경제전문가, 기업인 314명을 대상으로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응답자 56.1%가 반대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 가운데 ‘반대’는 42.4%, ‘적극 반대’는 13.7%에 달했습니다. 또한, ‘찬성(29.0%)’과 ‘적극 찬성(11.8%)’ 의사를 밝힌 이들은 40.8%에 그쳤습니다. 수도를 세종시로 옮기면 집값을 안정화 시킬 수 있다고 했지만, 2020년 12월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서만 전년 대비 41.3% 올랐다고 합니다. 12월 첫째 주까지 누적 상승률이며, 전국적으로 40% 넘게 오른 곳은 세종시가 유일하다고 할 정도입니다. 집값을 안정시키기는커녕 또 다른 부동산 투기가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마지막 이유는 수도 이전에 사용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2004년의 자료에 따르면 행정수도 이전 비용은 최소 82조 7496억 원에서 최대 103조 원입니다. 또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사이에서는 ‘I·V·N·W’라는 용어가 심심치 않게 쓰이고 있습니다. 이는 세종시 공무원들의 동선을 가리키는 말인데, 세종에서 서울, 서울에서 세종으로 가는 경우는 ‘I형’,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건 ‘서울-세종-서울’ 동선이기 때문에 ‘V형’, 하루에 ‘세종-서울-세종-서울’을 오가는 ‘N형’, ‘서울-세종-서울-세종-서울’인 ‘W형’까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행정 낭비’라는 지적까지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회 사무처가 내놓은 국토연구원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국회와 세종시 소재 행정부처 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출장비용(여비 및 교통 운임)과 시간 비용(초과근무수당)은 연 128억 5274만 원에 달했습니다. 

저는 서울이 오랜 기간 누구나 인정하는 행정수도이며,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이 집값 안정과 지역 균형 발전에 별 효과가 없다면 지금 그대로 서울이 수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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