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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ate] – 정신병원 강제입원제도 찬반

Illustration by Sihyun Jeun (NAS Dubai Year 10)

[정신병원 강제입원 제도 ] : 현재 우리나라의 법률에 따르면, 보호자 2명과 정신과 전문의의 동의만 있으면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를 정신 병원에 강제입원 시킬 수 있습니다. 2015년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의견을 발표하며 문제 제기를 했지만 정신질환에 의한 범죄가 증가하면서 강제입원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보호자의 동의만으로 정신 질환자를 정신 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키는 건 과연 타당한지, 환자를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규정인지 학생들의 찬반 입장을 3분 분량으로 들어보았습니다.


[찬성 의견]

by Haram Kim (NAS Dubai Y9), Chaewon Jung (NAS Dubai Year 10)

현재 우리나라의 법률에 따르면, 보호자 2명과 정신과 전문의의 동의만 있으면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를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강제 입원의 목적은 치료, 감염 예방, 본인 및 주변 사람의 보호 등인데,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을 내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강제 입원은 정신질환자의 안전과 제대로 된 치료를 위한 것이고, 사회를 더욱 안전하게 만들며, 강제 입원의 악용을 막기 위한 충분한 구제 절차도 있기 때문에 꼭 있어야 합니다. 

현대인의 질병이라고 불리는 정신질환이 많아지면서 입원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2019년 5월 조사 자료에 따르며, 국내 중증 정신질환자 중에서 관리가 안 되는 환자는 33만 1000명, 약 70%의 비율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현재 사회에서 아무런 도움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정신질환 중 하나인 조현병은 환각, 망상, 행동이상 등이 나타나는 일종의 만성 사고장애입니다. 조현병 환자 44.1%는 스스로 조절 가능할 것 같아서 정신 건강의학과를 방문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실제로는 심각한 상황인데 그들은 자신의 병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현병 환자의 사망원인 중 64.7%가 자살로 사망합니다. 만약 우리가 이들을 정신병원에 입원을 시켜 적극적으로 도와줬다면 조현병 환자의 절반 이상이 자살로 사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약으로 치료를 하려는 대다수의 환자들의 경우, 정신 질환은 일반 병이 아닌 장기적으로 치료가 필요하기에 적절한 시기에 충분히 안정을 취하면서 오직 치료에만 집중한다면 이것이 진정 도와주고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정신 질환자 중에서는 스스로 증상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대한 정신의료기관 수석부회장은 “병에 대한 자기 인식이 없는 게 중증 정신질환의 가장 

안타깝고 흔한 증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환자 개인에게 치료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다면 초기에 완치될 가능성을 낮추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정신 질환은 적절한 시기에 충분한 치료가 꼭 필요한 질병이고, 이를 환자의 의사에 따른다는 이유로 방치시킨다면 오히려 그게 더 환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제 입원은 사회적 안전을 위한 제도입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비 정신질환자의 강력 범죄율은 인구 10만 명 당 68.2명, 정신질환자의 경우 33.7명으로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이 더 낮은 것으로 집계되었지만,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범죄는 증가 추세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에도 조현병을 앓는 50대 남성이 친누나를 흉기로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러한 사건을 막고 환자의 범죄로 인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주변인들도 보호받아야 합니다. 물론 모든 정신질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은 옳지 않지만, 강제 입원 제도는 정신질환자 강력 범죄 증가에 대해 꼭 필요한 대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들이 강제 입원 제도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는 악용되는 사례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은 이미 존재하고 있습니다. 2017년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 제43조’에는 정신건강복지법에서 명시한 구체적인 요건과 절차가 합법적이고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비로소 입원이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고, 이를 어길 시에는 법적 처벌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퇴원심사 청구’는 정신건강복지법 제53조에 따라 지자체장이 정신건강심의위원회를 두어 정신건강과 관련한 심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환자는 퇴원 등 또는 처우개선을 심사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청구를 받은 지자체장은 접수일로 15일 이내에 심사결과를 통지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의 결정권을 보장해 줄 수 있습니다. 또한, 면회나 통화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정신건강복지법 제74조에는 기존에 있던 ‘통신과 면회를 제한 가능하다’라는 법령을 개정하여, 치료 목적으로 전문의 지시에 의하지 않는 이상 통신과 면회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본인의 불법 감금을 알리고, 도움을 구할 수 있도록 전화나 면회를 보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악용되는 사례가 있다고 해서 제도를 아예 없애버리기보다는 허술한 법 규정과 관리의 부재 등을 위한 개선책을 마련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 모군은 중학교 시절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우울증을 앓게 됐지만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 탓에 치료를 미루다 수년이 지나서야 입원을 하게 됐습니다. 꾸준한 치료를 받은 결과 무사히 병원에 나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진학 중입니다. 오랜 치료 끝에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온 김 군은 사회적 편견이 두려워 치료를 좀 더 일찍 받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했습니다. 청소년들의 경우 판단 능력이 성인보다 떨어지기에 우리는 강제 입원을 통해 김 군처럼 후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대 의견]

by Minche Lee (DIA Year 10), Youjin Sohn (NLCS DUBAI Grade 8)

우리나라의 정신건강복지법의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에 대해서는 지난 수년간 찬반 토론이 오고 갔습니다. 이는 보호자 2명과 정신과 전문이의 동의만 있으면 정신 질환을 앓는 환자를 강제로 입원시킬 수 있는 법률로, 소위 ‘강제 입원’이라고 불립니다. 

정신병원 강제입원 제도는 많은 악용된 사례를 낳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악용사례는 가족 간 재산 문제로 인해 이루어지는데, 2013년 11월에는 박 모씨가 갑자기 들이닥친 응급환자 이송단에게 정신병원에 갑작스레 강제입원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박 씨의 재산을 탐내던 자녀들이 정신상태가 멀쩡한 그녀를 강제 입원시킨 것이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정신보건법에 따르면 정신과 전문의 2명과 보호자 2명의 동의만 있다면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일부 정신병원은 그저 사설 감옥일 뿐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기준 입원환자의 약 25%가 가족과 의료진이 속여서 입원하게 됐다고 응답했습니다. 이처럼, 정신상태가 멀쩡한데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당한 억울한 피해자들이 계속해서 생겨나는데, 피해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

둘째, 정신병원 강제입원 제도는 정신질환자의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고 하지만, 본인의 동의도 없이 누군가를 감금하는 행동은 자기 결정권 침해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는 개인의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에 이은 개인의 자기 운명 결정권을 보장하고 있는데, 정신병원 강제입원 제도는 개인의 처분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지 못합니다. 헌법 제12조 3항에 따르면 법관이 발부한 영장 없이는 체포나 구속이 불가능한데, 강제입원 제도는 이를 위반합니다. 또한, 전에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의 경험이 있는 박 모씨는 입원을 하게 되면 독방에서 손발이 침대에 묶이고 약물을 하루에 몇 번씩 강제로 투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형법 제276조에 따르면 사람을 감금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되어있는데, 이 또한 법 위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해야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전에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오히려 정신병원에서 받은 인권침해적인 요소가 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15년 전, 강제입원을 수차례 당했던 강 씨는 “강제입원은 힘으로 눌린다는 기억, 그리고 가족들이 내 의사를 무시한다는 점에서 권리를 빼앗겼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습니다. 많은 정신병원 강제입원 피해자들이 강제입원은 치료보다 트라우마를 더욱 안겨줬다며 호소했습니다. 특히나 경증 환자들이 강제 입원되어 방치되면 증상이 중증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1989년부터 조사된 기록에 따르면 2006년까지 1년에 인구 10만 명당 정신병원을 퇴원한 환자 1,100명이 자살을 했습니다. 강제입원을 비롯한 정신병원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한 사망이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2010~2015년까지 인권위에 접수된 정신보건시설의 인권침해 진정사건은 10,000여 건으로, 접수된 전체 진정사건의 18.5%에 달했습니다. 2013년에 정신보건시설 입원 환자 중 73.1%나 강제입원을 당했으니, 많은 강제입원 환자들이 인권침해를 겪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환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시설로 끌고 가려고 강압적인 행동을 하고, 심지어 밥도 없이 약만 먹어야 했다고 합니다. 환자들의 이런 고통은 ‘날 보러 와요’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질 만큼 심각하고 무거운 현실입니다. 물론, 강제 입원 시 환자 본인이 퇴원을 요청할 수 있다고 되어있지만, 퇴원을 위해 거치는 심의에서 거절당하기 일쑤여서 이제까지 정신병원에 갇힌 사람이 이 과정으로 구제받은 확률은 12.7%에 불과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격리는 최선의 치료법이 아닙니다. 뉴스와 미디어로 접하는 정신질환자들, 특히 조현병을 앓는 환자들은 폭력적이고, 잔인하게 비치고, 사람들은 이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꾸준한 약 복용과 치료를 통해 나아질 수 있습니다. 한국의 정신보건서비스 이용률은 15.3%로, 미국, 뉴질랜드, 호주의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2015년 WHO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10만 명 당 정신보건인력은 42명으로, 영국, 미국, 핀란드의 절반 수준도 안됩니다. 하지만 강제입원율은 62%로 독일, 영국, 이탈리아의 5배가량 됩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정신보건 인프라가 얼마나 나약했는지 알 수 있고, 그 단점을 강제입원으로 무마하려고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강제입원은 환자가 원하는 상태에서 효과적인 치료를 받는 게 아닌, 그냥 환자들을 사회에서 분리시켜놓는 것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에 비해 호주에서는 정신질환자들을 격리시키지 않고, 사회 속에서 지내며 치료를 엄격히 받도록 하고, 일본에서는 정신질환자에게 더 효과적인 약을 쓰거나 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써서 환자가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게 하면 병원에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렇게 해외에서는 정신질환자를 사회로부터 떨어뜨리는 것이 아닌, 그들의 치료와 회복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따라서 강제입원은 절대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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