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Debate] – 인공지능 채용을 도입해야 하는가

Illustration by Yeony Jung

[인공지능 채용을 도입해야 하는가] :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뽑는 채용은 개인은 물론 기업, 더 나아가 국가의 경제발전에 중요합니다. 지금까지는 인사팀이 주축이 되어 서류전형, 필기시험 및 인성검사, 그리고 면접으로 채용 절차를 진행하였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발달과 공정한 채용 방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제한시간 내에 AI가 지원자의 표정, 음성, 감정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형태의 새로운 면접 기법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이에 인공지능 채용을 도입해야 하는가에 대해 학생들의 찬반 입장을 들어보았습니다.

[ 찬성편 ]

By Hyejin Kang 2008, Siwoo Kim 2006

인공지능 채용을 도입하면 채용과정시 부정행위나 비리를 막을 수 있습니다. 2017년 <한겨레>가 2012년부터 5년 동안, 기획재정부 지정 공공기관 313곳으로부터 감사 자료를 입수해 분석했더니 부정적 채용을 했다고 지적받은 곳이 58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처벌을 받은 사례는 단 두 곳, 대구과학관(뇌물공여죄 1명)과 스마트그리드 사업단(업무방해죄 1명)뿐이었습니다. 부정 채용을 입증하는 것도 어렵지만 부정채용을 적발한다 해도 정작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또, 지난 2012년, 대규모 채용비리가 있었던 강원랜드 사건도 수많은 청탁자는 제외된 채, 당시 사장과 인사팀장 단 두 명만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런 소식은 공정한 기회와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는 취업준비생에게는 절망감을 주며, 이는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채용을 하면 인위적인 조작이 불가능하고, 면접관에 따른 주관적인 평가도 배제할 수 있기 때문에 취업비리를 막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인공지능 채용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본 결과, 찬성이 60%였고 반대가 40%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찬성한 60%는 객관적인 기준으로 채용을 하고 비리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잡코리아에서 2020년 상반기 취업활동을 한 구직자 1688명 상대로 AI와 대면면접 중 어느 면접이 공정하냐고 물었을 때, 48.1%가 AI가 공정하다고 하였고 28.3%가 대면면접이 공평하다고 하였습니다. 그 이유로는 면접자들의 주관적인 개입이 없어서, 코로나19인 이 상황에서 대면면접보다 안전해서, 대면면접보다 덜 긴장되서라고 답했습니다.

인공지능은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인종, 성별, 사상 등으로 평가하지 않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원자의 실력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면접관들이 아무리 사적인 감정을 배제한다고 해도, 자신의 신념과 사상이 있기 때문에 편견과 차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 AI는 여러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원자가 질문에 대답하는 속도,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단어를 얼마나 많이 쓰는 것과 같은 것까지 분석하면서, 사람들이 판단했을 때보다 휴먼에러들을 더 방지할 수 있습니다. AI면접이 틀에 박힌 질문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상황 대처에 대한 질문, 성향분석을 위한 질문, 보상 선호 질문, 그리고 심화 질문 등 다양한 유형의 질문이 가능합니다. 또한, 데이터 분석의 오류로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많은데, 실제로 LG유플러스의 경우, AI면접에서 최고점을 받은 지원자가 실전 면접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인공지능 채용은 회사와 지원자 모두의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직원을 채용하는 회사나 단체들은 인건비가 적게 들고 시간도 단축된 채용 시스템을 원할 것입니다. 또한, 지원자의 입장에서도 AI면접은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응시해야 하는 대면면접과 달리, 시간과 공약 상관없이 컴퓨터만 있더라면 응시할 수 있어서 더 편리합니다. 그리고 지원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습니다. AI는 지원자들에게 회사 채용에 꼭 필요한 정보만 요구하고 지원자들이 회사에 필요하지 않은 정보를 말할 경우, 그것을 블라인드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AI 채용은 이제 국내뿐만이 아니라, 미국 IBM이나 일본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기업들도 인공지능 채용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마이다스아이티라는 IT 기업은 2017년에 인공지능 채용을 도입하여, 2016년보다 약 2억 7000만 원의 채용 비용을 절감했습니다. 또, 회사에 맞는 인재 채용에도 큰 성과를 보이며 신입 사원 중 교육 평가에서 A를 받은 비율이 10%에서 25%로 증가했습니다. 해외 사례도 많습니다. ‘도브’비누와 ‘바셀린’ 로션으로 유명한 유니레버는 2017년에 인공지능 채용을 도입했는데, Ai 채용으로 인해 더 정확하고 빠른 채용을 할 수 있었고, 또 기존 채용 방법으로 선발한 직원보다 더 우수하거나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로레알의 경우도 2018년부터 채용의 질을 높이고 지원자의 경험에 집중하고자 AI채용을 도입했습니다. 12000명의 채용자 중 80명을 선발했는데 200여 시간을 절약하고 다양한 인력을 채용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습니다.

제가 인공지능 채용에 찬성하는 마지막 이유는 블라인드 채용에 제일 적합한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블라인드 채용이란 직무를 평가하는 항목 이외에 외모, 성별, 나이, 출신 지역 및 학교 등의 정보를 생략하고 경력과 스펙을 중심으로 회사가 필요한 인재를 뽑는 방식을 말합니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시작된 블라인드 채용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며 민간기업도 도입을 늘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인공지능 채용은 블라인드 채용에 적합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 반대편 ]

By Taeryn Lee 2008, Eojin Lee 2007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불리는 인공지능은 다양한 방면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기업의 채용 업무도 대체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면접관이 되어 구직자의 얼굴 68곳에 점을 찍어서 얼굴의 미세한 표정이나 색깔 변화를 보면서 구직자의 진실성과 자신감을 읽어냅니다. 또, 기존 회사 사원들의 이력서를 바탕으로 인재들을 가려냅니다. 그러나 과연, 현재 인공지능의 기술 진전으로 탄생한 채용 프로그램이 오류 없이 공정한 채용을 할 수 있을까요? 

면접을 인공지능이 진행하면 입사하는 사람들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차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면접은 기존에 있던 데이터를 토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원자들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기존 데이터로 인해 차별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마존은 2014년부터 개발해오던 인공지능 면접 시스템이 여성 지원자들을 차별한다는 것으로 드러나 도입을 취소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아마존의 합격자들 중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결과였습니다. 이력서에 ‘여성’이란 단어가 포함된 문구가 있으면 감점을 시키고 ‘실행하다’ ‘포착하다’ 등 남성 기술자들의 이력서에 자주 쓰이는 동사들은 합격에 유리하게 인식했습니다.

사실 인간사회 자체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는 그리 공정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데이터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가치관과 특성 등을 담고 있으며, 인간의 편견이 개입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예시로 2018년 기준 미국 표준기술연구소(NIST)가 200개 가까운 얼굴인식 알고리즘을 테스트해 본 결과, 인공지능이 백인에 비해 흑인 얼굴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왜냐하면 학습된 데이터의 80%가 밝은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인공지능은 기존 데이터로 지원자들을 분석하기 때문에 합격자들의 다양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아무리 면접자의 표정과 태도를 분석하는 점이 사람이 직접 채용하는 경우보다 정확하다고 하더라도 AI는 어투, 눈빛 및 목소리에서의 감정 감지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AI는 지원자만의 역량, 개성, 열성 및 잠재력 평가가 어려우며 또한 AI기준으로만 채택된 일률적인 조건에 맞는 지원자들만 선발된다면 조직에 긍정적인 변화나 발전에 제약이 있을 것입니다.

인공지능 면접은 채용을 위해 훈련이 된 입사 전문가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아직 인공지능은 사람들의 감성, 인격, 그리고 개성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회사에서는 뛰어난 성적과 스펙을 가진 사람보다, 스펙은 부족하지만 정직한 태도나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을 선택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현재보다 가능성을, 개인의 능력보다 회사와 집단에 어울리는 사람인지를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이런 인간의 인격이나 상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합니다. 실제로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인사담당자 10명 중 7명(72.2%)은 AI 채용에 반대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개성을 갖춘 구직자들을 하나의 잣대로만 평가하게 될 우려가 있어서’(33.6%)입니다. 

마지막으로 구직자들의 부담감을 늘리고 AI면접에 적합한 모범답안이 만들어져 획일적인 인재를 양성할 수 있습니다. 지원자들은 대면 채용과 인공지능 채용을 둘 다 준비해야 해서, 준비 비용과 시간이 더 늘어난다는 부담감이 있습니다. 실제로 인공지능 면접 대비를 준비하는 학원들도 생겨나고 있고 취업 준비생 5명 중 3명은 인공지능 면접 학원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 학원들은 인공지능 면접관이 선호하는 언어를 알려주고 스피치 훈련을 하는 학원입니다. 더군다나 현재 다양한 포털 사이트에 AI 면접을 검색하면 이미 상단에 AI 면접 관련 고액 컨설팅 또는 학원 강의 홍보 링크가 뜨고 있습니다.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지원자의 부담이 증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액의 수업료가 필요하다면 공정성을 위해 도입된 AI 취업 시스템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런 학원이 많아진다면 오히려 모범답안과 같이 획일화된 기준을 이용해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한 대답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또한, AI는 사람이 직접 최소한의 코딩이라도 입력해야 작동하며 지능의 범위가 있기 때문에 시험 전략 및 모범답안이 유출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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