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AI 전쟁,이스라엘은 전쟁의 승자가 될 것인가

< Illustration by SeungHye Jung 2006(정승혜) >

[객원 에디터 7기/정동현 기자] 이달 초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촉발된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은 지난 4월 13일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에 300기가 넘는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면서 확대됐다. 이스라엘은 이에 대응해 19일 이란의 이스파한(Isfahan) 시의 미사일 대공 시스템을 폭격했다. 이후 보복 대응은 없는 상태이지만 이란은 가자(Gaza) 지구에서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하마스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가자지구 전쟁은 지난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에 대한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되었는데 하마스는 민간인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0명의 인질을 납치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첨예한 대립 가운데 이스라엘군(Israel Defense Forces, IDF)이 팔레스타인의 이슬람주의 정당이자 테러 단체인 하마스와의 전쟁에 인공지능(AI) 무기체계를 투입했다고 AFP 통신이 지난 10일 보도했다. AFP에 따르면 IDF는 AI 무기체계를 하마스 드론 격퇴, 방대한 가자지구 지하터널 지도 작성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스마트 슈터(Smart Shooter)’가 개발한 AI 광학 조준기를 총기류 등에 부착해 육안으로 보기 어려운 드론의 움직임을 자동으로 포착, 사격하는데 도움을 받고 있는데, 이 조준기가 일반 병사는 물론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병사도 명사수로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또 하마스의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AI 그물을 이용해 상대방 드론을 잡아내는 일명 ‘앵그리 버드(‘Angry Birds’)’도 사용하고 있으며, 그밖에 하마스 대원들이 인질을 숨겨두고 있다고 전해지는 지하 터널을 파악하여 지도화하는 데도 AI 기술도 사용하고 있다. 매우 방대한 규모로 알려져 있는 이 지하터널은 최근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West Point)의 연구에 따르면 500km(약 310 mile)가 넘는 터널이 1,300개가량 있다고 전해졌다. 

이뿐만 아니라 AI를 사용하여 인간을 탐지하고 지하에서 작동할 수 있는 드론을 작전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로보티칸(Robotican) 사가 만든 로봇으로 케이스 안에 드론을 넣어 통신이 닿는 한 최대한 멀리까지 들어가서 터널 지형을 파악하는 것인데, 이전까지의 전쟁에서는 이런 방식은 사용된 적이 없다. 그동안은 지하에서는 통신상의 문제로 드론이 촬영한 이미지를 지상으로 전송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제 AI 기술로 인해 지하에서도 운용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이번 전쟁을 통해서 그동안 이전에 사용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들을 실전에서 시험하고 있으며, 이러한 차원에서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수많은 군수 스타트업들이 첨단 방위기술 산업에서 선도적 위치를 굳히게 되었다고 AFP는 평가했다.

하지만 이처럼 AI 기술이 전쟁에 본격 도입되면서 AI의 무기화에 따른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지구상 첫 AI전쟁의 시대를 연 이스라엘의 IDF는 이번 전쟁을 통해 민간인 학살을 용인하고 있다. 4월 4일 자 가디언지(The Guardian)는 이번 전쟁에서 킬링 리스트를 만드는 ’AI 라벤더(Lavender)’와 공격 대상을 추천하는 ’AI 가스펠(Gospel)’이 사용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가자지구에서 ‘라벤더’는 특히 수많은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해서 타깃인 하급 테러조직원을 식별하는 데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는데, ‘라벤더’를 담당했던 6명의 이스라엘 정보요원들은 지난해 말, 즉 전쟁 초 IDF가 하마스나 이슬람 지하드 하급 무장대원 1명을 사살하는 데 최대 20명의 민간인 희생을, 하마스 고위 관료 1명당 민간인 100명 이상의 불가피한 사살이 가능하다고 IDF로부터 지시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전시 중에 모든 표적을 면밀하게 검토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에 ‘라벤더’의 오차범위 내 민간인 피해 발생 등은 기꺼이 수용되었다고 전했다. IDF는 ‘라벤더’의 오차 가능성을 10%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인간 외에 공격할 건물과 인프라 등 타격 대상 선정은 ‘가스펠’이 담당했는데, 이때 하마스 무장대원들의 전투 지휘 본부, 무기 창고, 로켓·미사일 발사대, 시설이 우선 목표 대상이었다. 하지만 무장대원이 살고 있는 민간 주거 건물과 도심의 건물, 학교, 은행 등이 2차 목표로 설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민간인들의 무고한 희생도 불가피했던 상황이다. 

이처럼 군용 AI 개발과 활용에 대한 국제적인 기준과 규약이 필요하지만, 어차피 그 기준 또한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규제가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 탓에 문제는 심각하다. 앞서 지난해 12월 유엔(UN)과 국제사회는 인간 조작자이 아닌 인공지능(AI)에 의해 통제되는 치명적인 자율 무기 시스템 문제(Autonomous Weapons Systems)를 언급하며 인도주의적, 법적, 안보, 기술 및 기타 분야에서 제기하는 윤리적인 관점에서의 문제와 우려에 대한 유엔 결의안을 내놓았고 164개국의 지지로 안건이 승인받은 바 있다. 한편, 4월 24일(현지시간) IDF 고위 당국자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Rafah)를 점령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쳤으며 정부 승인을 얻는 즉시 작전을 시작할 수있다며 또 다시 전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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