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종이를 구기면 화를 참을 수 있다?

종이에 화난 감정을 적고 버리면 분노 줄어들어

실험을 통해 분노 점수 변화 확인해

<FREEPIK 제공 >

[객원 에디터 7기/이채은 기자]세상 사람들은 각자 저마다 다른 분노를 참거나 푸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노래를 듣고, 또 어떤 사람은 명상할 수도 있다. 그중 어떤 사람은 화가 나는 일을 종이에 적고 구겨 버리기도 한다. 예로부터 많이 사용되는 방법의 하나인 종이에 적고 버리기는 화를 참는 방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9일 가와이 노부유키 일본 나고야대 정보과학대학원 교수가 연구팀과 함께 이 방법이 분노 지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게재했다. 

이전에 헤어진 연인의 물건을 태우거나 버리면 상대를 향한 분노를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는 있었다. 이와 같이 부정적인 감정과 관련된 물건을 버리면서 해당 감정에서 벗어나는 ‘분리’ 접근법의 유효성이 연구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종이에 쓰고 버리는 것과 같은 일상생활에 더 많이 적용될 수 있는 방법의 유효성을 연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정적인 일에 관한 자신의 감정을 종이에 적은 다음 찢거나 쓰레기통에 버리면 분노가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총 50명의 실험 참가자에게 공공장소에서의 흡연 등 사회적인 문제를 주제로 에세이를 쓰라고 했다. 그다음 제출된 에세이를 나고야대 박사 과정 학생들이 평가할 것이라고 전달했다. 평가를 하는 박사과정 학생들은 참가자들이 작성한 글을 정보 충족, 흥미로움, 친절함, 논리성 등의 평가 항목들에서 낮은 점수를 주며 ‘교육받은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믿을 수 없다’, ‘대학에 있는 동안 잘 배웠으면 좋겠다’ 등의 혹평을 했다.

 그 후 자신의 에세이의 혹평을 들려주었다. 들었을 때의 기분을 최대한 객관적이게 종이에 적어달라 요청했다. 이후 참가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눈다. 절반으로 나눈 두 집단 중 첫 번째는 자신이 쓴 종이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나머지는 종이를 파일에 보관하라고 지시했다. 두 번째는 종이를 파쇄기에 넣어 폐기하고 나머지는 종이를 상자에 넣어놓으라고 지시했다. 그다음 참가자들에게 느끼는 분노의 수준을 평가하라고 했다.

 평가 기준은 감정 척도 검사 중 하나인 파나스를 사용했다. 실험 시작 전, 혹평을 들은 후, 종이에 쓴 후로 나누어 분노를 측정한 결과 종이를 폐기한 집단은 분노가 거의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파나스의 평가는 분노 점수 1점에서 6점까지 분포된다. 종이를 쓰레기통에 버린 첫 번째 집단은 분노 점수가 1점, 3.5점, 1점으로 변했다. 종이를 파쇄기에 넣어 폐기한 두 번째 집단은 1점, 3.5점, 2점으로 변했다. 두 실험 모두 분노를 적은 종이를 없앤 집단은 분노가 안정 수준까지 낮아진 반면에 보관했던 집단은 여전히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와이 교수의 연구팀은 이전의 가설 및 경험을 바탕으로 이 방법이 분노를 안정시키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 가정하였으나 실제로 실험을 통해 효과 있다는 것을 확인해 놀랍다고 밝혔다. 또한 이 과정이 역방향 주술 감염 현상과 연관되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따로 분노를 관리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없기에 보다 간단하게 종이에 분노의 원인을 적고 구겨버리면 쉽게 분노를 관리할 수 있다. 분노에 관련된 호르몬 코르티솔은 짧은 순간에 급격히 증가하여 뇌세포를 파괴한다. 따라서 이 간단한 방법을 통해 분노를 통제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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