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궤도 장착 로봇의 가능성
험지 전용 이동수단 캐터필러
탐사로봇의 미래 트레디(Tready)
[객원에디터2기|한동민기자] 미국 NASA에서 개발한 화상 탐사 로봇, 오포튜니티는 2003년 화성으로 발사되었고 2004년부터 15년가량 화성을 탐사하며 총 45km에 가까운 발자취를 남겼다. 애초 설계된 수명이 90일에 불과했으나 약 15년간 화성에 물이 존재했던 흔적이 있는 사진들을 보내 과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2018년 6월 화성에 큰 먼지 폭풍이 불자 태양광 에너지 충전에 실패하며 동면 상태에 빠졌고, 2019년 2월 임무 완수를 선언했다. 1년에 3km가량 돌아다닌 것은 짧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작은 화성 탐사로봇들에게는 장해물과 거대한 산을 건너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세계 여러 유명 우주 관련 기구인 NASA와 CMSA도 탐사로봇 이동수단인 바퀴로는 화산 분출구나 분화구를 탐사하는 업무가 가장 어렵다고 전했다.
화성뿐만 아니라 해저 로봇도 마찬가지이다. 해저에서 광물을 채취하거나 생명체를 조사하는 탐사로봇들은 대부분 꽃게 같은 집게발 모양을 하고 있는데, 해저 바닥의 구멍이나 틈에 다리가 끼여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미국 헤비 로보틱스의 엔지니어들이 어떤 험지라도 쉽게 다닐 수 있는 로봇인 캐터필러를 개발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캐터필러란 여러 바퀴를 체인으로 연결하여 만든 장치로 탱크의 바퀴에 사용하는 것으로 무한궤도(無限軌道)라고도 한다. 탐사로봇을 만들 때, 다리 대신 캐터필러 기술을 이용하면 바닥의 면적이 넓기 때문에 힘이 분산되어 쉽게 구덩이와 같은 장해물에서 빠져나 올 수 있고, 좌우의 회전 속도를 바꿔 방향 전환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회전반경을 최소한으로 작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사용할 시 소음이 심하다는 점과 체인 중 하나라도 끊어질 시 운행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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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로봇 기업, 헤비 로보틱스(HEBI Robotics)는 이 캐터필러 기술을 이용해 트레디(Tready)라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 로봇은 사람이 하기 어려운 수색이나 구조, 또는 위험물 검사 같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개발되고 있다.
트레디는 캐터필러 기술을 사용할 시 생기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총 4 다리에 4 체인, 플립퍼(flipper, 물갈퀴)라고 불리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서 트레디는 물체가 앞에 있더라도 앞 플리퍼를 통해 물체를 들어 올릴 수도 있고, 자신을 뒤집어 장해물들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이 플립퍼는 완전한 회전도 가능하고 유연하다는 점에서 더 쉽고 안전하게 IP68 기술을 탑재하여 물 웅덩이에서 작동이 가능하고, 자신보다 더 큰 장애물을 통과한다. 지형에 맞추어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적이고 더 안전한 로봇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계단과 굴곡이 심한 장소에서도 환경에 구해 받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 밖에도 트레디는 방수 기능 또한 장착하고 있다. 현재는 1미터 깊이에 30분 동안 버틸 수 있지만, 그보다 깊은 잠수는 불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앞으로 발전하고 있는 방수 기능까지 탑재시키면 더욱더 완벽한 탐사 로봇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설계 책임을 맡고 있는 카말 카터 이사는 “사람이 직접 들어가기 어려운 위험한 갱도나 무너질 가능성이 있는 건물, 또는 독성 물질이나 화재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생존자 수색 같은 임무는 물론 미래에는 행성이나 해저 탐사용 로봇으로도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우주탐사용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