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

[객원 에디터 12기 / 김로웬 기자]
부모의 이혼을 겪은 아이들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궁금해 본 적이 있는가? 이혼은 대개 부모 간의 소통 부재, 신뢰 훼손, 심각한 갈등 등 다양한 이유로 발생한다. 때로는 가정 내 다툼이나 불성실한 관계, 혹은 성급한 결혼 결정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혼이라는 결정이 자녀들의 삶에 남길 수 있는 정서적·행동적 영향에 대해서는 간과하곤 한다.
이혼을 경험한 아이들은 다양한 심리적 문제를 겪을 수 있다. 이들은 전반적인 심리적 안정감이 낮아지며, 우울감, 의욕 저하, 슬픔, 상실감 등 복잡한 감정을 자주 느낀다. 이러한 정서적 불안은 행동 문제로 표출되기도 하며, 학업 중단이나 위험한 행동에 빠질 확률을 높인다. 이는 결과적으로 사회적 기술의 부족으로 이어져 자신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만들 수 있다. 나아가 이혼 과정에서 부모가 자신의 문제나 갈등으로 지쳐 자녀를 소외시키거나 방임할 경우, 아이는 더 깊은 상처와 고립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이혼의 여파는 유년기에 그치지 않고 성인이 되어서까지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년기의 정서적 불안은 성인기까지 지속되어, 또 다른 잠재적 문제들을 일으다. 이혼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은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려 시도하는 경향이 있으며, 성인이 되었을 때 자신의 결혼 생활에서도 이혼을 선택할 확률이 높게 나타난다. 특히 부모의 관계 불성실이나 외도로 인한 이혼을 목격하며 자란 경우, 성인이 된 후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신뢰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커진다.
부모의 재혼으로 양부모(계부모)가 가정에 들어오더라도 이것이 모든 문제를 자동으로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아이들은 양부모가 자신의 친자녀를 우선시한다고 느껴 거리를 둘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족이 친부모에게 훨씬 더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며 ‘나는 이 가정에 속하지 않는다’라는 외로움을 느끼고, 친부모에게조차 소외감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양부모가 아이를 진심으로 환영하고 받아들여 준다면, 아이는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어른을 한 명 더 얻게 되어 정서적 회복에 긍정적인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학자 브라이너(Bryner)의 연구에 따르면,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아이들은 이를 소중한 사람의 ‘죽음’과 유사한 상실로 받아들인다. 아이들은 먼저 부모가 다시 합쳐 일상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는 ‘충격과 거부’ 단계를 거친다. 이후 상황을 인지하며 분노와 좌절감을 느끼고 부모나 형제자매, 혹은 자기 자신을 탓하기도 한다. 이때 추가적인 가족 간의 갈등은 이러한 감정에 기름을 부어 적응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이후 아이들은 ‘타협’ 단계에 접어드는데, 자신이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믿거나 이혼의 원인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부모를 다시 결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다음으로는 예전 삶을 그리워하며 스스로를 고립시켜 행동적·감정적으로 다양한 어려움을 보이는 ‘슬픔과 우울’ 단계를 마주한다. 마지막으로 변화된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수용’ 단계에 이르게 된다.
종합해 보면, 이혼은 부모뿐만 아니라 자녀의 삶에도 깊고 지속적인 영향을 남길 수 있다. 때로는 이혼이 불가피하고 더 건강한 선택일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정서적 안정을 느끼도록 돕고 상황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따뜻하게 보살피는 어른들의 노력을 잊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