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진단 돕는 시대… 디지털 의료기기 시장 성장

진단보조 분야 비중 35.8%로 1위… 인허가 지원과 전문인력 확보 과제로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11기 / 이다인 기자]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의료기기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2025년 디지털 의료기기 시장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국내 디지털 의료기기 산업의 주요 특징을 공개했다. 조사 결과 진단 보조 분야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심혈관·재활·암 질환을 중심으로 활용 범위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인허가 지원과 전문인력 확보 문제는 향후 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로 지적됐다.

디지털 의료기기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데이터 분석 기술 등을 활용해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돕는 의료기기를 말한다. 예를 들어 의료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찾아내거나, 심전도와 같은 생체 신호를 분석해 의료진의 진단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최근에는 AI 기술 발전과 의료 데이터 활용 확대에 따라 디지털 의료기기의 활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진의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환자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의료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의료기기 업체들의 주 서비스 분야는 진단 보조가 35.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검사(26.6%), 정보 제공·관리(15.3%), 치료(12.4%) 순으로 나타났다. 적용 질환군별로는 심혈관 질환이 42.3%로 가장 높았으며, 재활(37.2%), 암 질환(29.6%), 정신건강(23.4%), 당뇨병(19.3%)이 뒤를 이었다. 특히 진단 보조 분야는 심혈관 질환과 암 질환에 집중된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AI 기반 진단 보조 기술 활용이 확대되고 있는 흐름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의료기기 산업은 젊은 연구개발 인력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종사자 가운데 30~39세가 38.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직무별로는 연구개발 인력이 33.3%로 가장 많았다. 이는 해당 분야가 새로운 기술 개발과 제품 상용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단계에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인력 수급에 대해서는 업체의 48.9%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그 원인으로는 전문·숙련 인력 부족과 관련 전공 교육을 받은 인력 부족이 지목됐다. 전문가들은 AI와 의료 기술을 함께 이해하는 융합형 인재 확보가 향후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수출 경험이 있는 업체는 21.5%, 수입 경험이 있는 업체는 21.9%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주요 수출 지역은 동남아시아가 64.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북아메리카와 중앙·서아시아, 북·서유럽이 뒤를 이었다. 반면 수입은 북·서유럽(63.3%)과 북아메리카(60.0%)에 집중돼 선진국 기술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내 디지털 의료기기 산업이 성장하고 있음에도 핵심 기술과 제품 분야에서는 여전히 해외 의존성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세계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술 개발뿐 아니라 해외 진출 지원과 국제 규제 대응 역량 강화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산업 성장과 함께 제도적 지원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조사 결과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규제 지원은 의료기기 인허가 관련 정보로, 응답 업체의 85.4%가 이를 꼽았다. 이어 AI 적용 제품의 규제 기준(62.4%), 신의료기술 평가 및 보험 급여 적용 관련 지원(48.5%) 순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의료기기는 의료와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한 분야인 만큼 안전성과 정확성 검증이 중요하지만, 동시에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규제 기준이 산업 성장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춘 규제 개선과 실질적인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디지털 의료기기 산업의 성장은 의료 서비스 제공 방식에도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이 의료 현장에 더욱 폭넓게 활용될 경우 의료진의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질병을 보다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환자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의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지면서 의료의 효율성과 접근성 향상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전문인력 양성, 기술 개발, 규제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허가 규제 지원 등 업계 수요에 기반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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