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 비즈니스]파타고니아(Patagonia), ‘이윤보다 지구’라는 비즈니스 모델의 힘

 < OpenAI의 DALL·E 제공 >

환경을 그저 마케팅이 아니라, 기본으로 삼다.

[위즈덤 아고라 / 우동훈 기자] 기업이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어떤 회사들은 이윤보다 더 큰 목표를 세우고 움직인다. 파타고니아(Patagonia)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단순히 아웃도어 의류를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환경을 지키는 것을 회사의 핵심 가치로 두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파타고니아의 재무 현황과 경영 전략을 살펴보고, 앞으로 어떤 파타고니아만의 도전이 남아 있을지 생각해 본다. 

파타고니아는 197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되었으며, 현재 전 세계 1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비상장 기업이기 때문에 재무제표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여러 시장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연 매출이 약 15억 달러(약 2조 원)로 추정된다. 반면 노스페이스는 모회사 VF코퍼레이션의 2024 공식 회계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매출 36억 달러(약 5조 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만 보면 노스페이스가 크게 앞서지만, 파타고니아는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파타고니아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이 수치 비교는 참고용이며, 두 회사를 정확하게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2022년, 파타고니아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소유 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창립자 이본 쉬나드는 지분 100%를 두 개의 조직에 넘겼다. 

회사의 의결권 지분(2%)은 Patagonia Purpose Trust가 맡아 기업의 유지 장치 목적으로, 나머지 비의결권 지분(98%)은 Holdfast Collective라는 환경 비영리 단체에 기부했다. 이러한 독특한 구조를 통해 매년 발생하는 순이익 약 1억 달러 중 대부분이 기후 위기 대응과 자연보호 프로젝트에 사용되도록 설계되었다. 단순 계산으로, 10년이면 최소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 이상이 환경 보호를 위해 재투자된다고 볼 수 있다. 

경영 전략도 독창적이다. 파타고니아는 매출의 1%를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1% for the Planet” 캠페인을 4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1985년부터 지금까지 기부한 누적 금액은 약 1억 4천만 달러(약 1,800억 원)에 달한다. 또한 Worn Wear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수십만 벌의 제품을 수리하거나 재판매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전체 판매 제품의 약 68%가 재활용 혹은 친환경 인증 원단으로 제작되었다. 친환경을 마케팅 전략이 아닌 경영의 기본 규칙으로 둔 기업이라는 점에서, 파타고니아는 독특한 사례다.

그럼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친환경 소재는 일반 원단보다 평균 20~30% 비싸 생산 원가를 높이고, 파타고니아 제품 가격은 티셔츠 한 장이 50~60달러(약 7만~8만 원) 수준으로 다른 브랜드보다 높다. 이러한 가격 장벽이 대중들에게 파타고니아를 선택하는데 분명한 제약이 된다.

또 전체 원단 중 약 30%는 여전히 합성 섬유에 의존하고 있어, 파타고니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활용 원단의 비중을 끊임없이 늘려 왔고, ‘Toward an End to Microfiber Pollution’를 통해 세탁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 플라스틱을 최소화하려 연구를 했었다. 또한, 삼성전자와 협력하여 미세 플라스틱을 절반 정도 줄일 수 있는 세탁기를 선보이며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미세 플라스틱 유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외부 투자자들이 상세한 재무 데이터를 검증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된다.

앞으로 파타고니아가 취해야 하는 전략은 분명하다. 

첫째, 재무와 ESG 데이터를 통합한 연차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공개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파타고니아가 비상장사이기는 하지만 “환경을 지키기 위해 돈을 번다”는 철학을 실행으로 입증하려면 데이터 공개가 필수다. 또한 스스로를 “실험적 기업 모델”로 정의한 만큼, 업계와 학계, 정책에 참고할 수 있는 자료 제공은 사회적 책무이기도 하다. 따라서 보고서 공개는 상장 대비가 아니라 자발적 투명성 강화의 일환으로 이해해야 한다. 특히 유럽 CSRD(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 미국 SEC 등 기후 공시 규제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파타고니아의 선제적 대응은 글로벌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둘째, 순환 경제 모델을 강화해 1/3의 합성 섬유를 2030년까지 100%를 재활용·친환경 소재로 전환하는 목표를 현실화해야 한다. 

셋째, 공급망 전체에서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파타고니아의 Scope 3 배출량은 전체 탄소 배출의 95%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를 줄이는 것이 진짜 과제다. 쉽게 말해, 공장 굴뚝에서 바로 나오는 배출이 아니라 그 바깥에서 발생하는 것들이다.

파타고니아의 사례는 중요한 교훈을 준다. 기업이 단순히 돈을 버는 곳이 아니라 사회와 환경에 책임을 지는 조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매출 15억 달러 규모의 회사가 매년 순이익의 거의 전부를, 지구를 위해 기부하는 구조를 만든 것은 경영학적으로도 전례 없는 실험이다. 많은 기업이 ESG를 이야기하지만, 파타고니아는 이를 실제 경영 구조와 재무 흐름에 반영해 냈다. 단기적 이윤을 희생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더 큰 가치를 추구하는 선택이 가능한지, 파타고니아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

[위즈덤 비즈니스] 현재 경영학에서는 기업이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지속가능성과 혁신, 글로벌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하는지 탐구합니다. 이 칼럼은 실제 기업 사례를 분석해 경영 전략과 의사결정을 들여다보고, 재무제표와 현황을 기반으로 문제를 진단하며 실질적인 아이디어와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 전략과 경영 혁신’의 세계를 연재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현대 기업이 직면한 도전과 기회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위즈덤 아고라 우동훈 기자의 ‘위즈덤 비즈니스’에서 경영학 속 기업 전략과 혁신의 세계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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