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이건 꿈이야!”라고 외치면 왜 모두가 쳐다볼까?

자각몽에서 나타나는 이상 현상에 대한 심리학적·뇌과학적 해석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10기 / 최도영 기자] 자각몽, 즉 ‘루시드 드림’을 꾸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가끔 반복되는 경험담을 들을 때가 있다. 바로 꿈에서 “이건 꿈이야!”라고 외치면 모두가 쳐다본다는 것이다. 

비슷한 다른 경험담으로는, 꿈에서 상대방에게 ‘이것이 꿈’이라는 것을 말했을 때, 상대방이 “이건 꿈이 아니다”라고 갖가지 이유를 대며 자각을 막는 것이다. 이 사건들은 자각몽을 꾸는 사람들 사이에서 종종 언급된다. 과연 이 원리는 무엇이고 왜 꿈은 이토록 자각으로부터 우리를 제어하려 하는가?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정확하게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없다. 하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그냥 무작위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자각몽을 꾸는 사람들의 설명에 따르면, 꿈이라는 세계 자체가 뇌가 만들어낸 잘 짜인 허상이기 때문에 우리는 보통 꿈이 어떤 스토리로 짜이더라도—예를 들면 하늘을 난다거나—꿈속에서는 이상함을 인지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꿈에 나오는 등장인물들도 꿈을 풍부하게 만들기 위한 도구일 뿐이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이 나오거나 아는 사람도 전혀 다른 성격일 때가 많다.

하지만 꿈을 자각한다는 것은 보통 꿈이 짜낸 로직에서 벗어나는 행동이다. 주로 등장인물들의 반응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무시한다
  2. 이상한 반응(화를 내거나 도망가는 것)을 한다
  3. 꿈이 아니라며 설득하거나 거부한다

심리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뇌는 우리가 자각하여 꿈의 세계가 무너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을 이용해 우리가 자각했다는 사실을 망각하게 만든다고 한다. 물론 실제로 뇌가 “의도적으로 방해한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증거는 없다.

뇌과학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어떤 연구는 일반적인 렘수면 꿈에서 비활성화되는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 주로 논리적인 판단을 위해 사용)이 자각몽을 꿀 때 활성화됐음을 발견했으며, 동시에 꿈속 등장인물들의 감정적 반응에는 편도체(amygdala, 주로 감정 반응을 담당)가 관여할 수 있으며, 전전두피질과 편도체의 기능적 불일치가 나타날 경우 등장인물들이 논리적인 질문에 비논리적이거나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이는 현상과 관련될 수 있다는 가설이 제시된다.

일부 연구자들은 뇌가 꿈을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보고 연습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고 추측한다. 이것은 위협 시뮬레이션 이론(Threat Simulation Theory)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꿈속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상황에서 위기 상황일 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게 된다. 비슷한 식으로 사회적 시뮬레이션 이론(Social Simulation Theory)에 따르면 사회적 상황도 시뮬레이션이 될 수 있다. 복잡하거나 난처한 상황을 뇌가 만들어내면 개인이 본인의 역량을 개발하며 공감과 감정지능을 향상하도록 도와준다. 따라서 일부 연구자들은 뇌가 꿈속 세계를 가능한 한 현실적으로 유지하려 한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이러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일부 연구자들은 실제 자각몽 실험을 진행하였다. 어떤 한 연구는 2년간 자각몽을 꿔온 사람과 함께 꿈속 인물들에게 그리기 또는 글쓰기와 같은 간단한 임무를 요청했고, 신기하게도 그 인물들은 정확하게 수행했다. 하지만 매번 그런 것은 아니었는데, 간단한 덧셈·뺄셈 문제를 부탁했을 때에는 대부분 틀린 답을 쓰거나 울기 시작하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비슷한 사례로 연구원 Dave Green과 Antonio Zadra는 2025년에 총 15번의 자각몽을 통해 꿈속 다양한 인물들에게 여러 가지 요청을 하였는데, 꿈속 인물들은 마치 스스로의 자아가 있는 것처럼 거절하는 인물들도 있는 반면 아예 요청받지 않은 것을 그리는 인물들도 있었다. 심지어 어떤 꿈에서는 다른 등장인물이 개입하여 요청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예를 들면, 꿈을 꾸는 사람이 그림을 부탁한 인물의 친구가 갑자기 개입하여할 일 목록을 적기도 했다. 이 반응은 꿈속에서 꿈꾸는 사람이 꿈의 전개에 대한 통제력을 갖지 못하도록 등장인물들이 의도적으로 저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신기한 것은 이 연구의 결과가 1989년에 이뤄진 Tholey의 자각몽 실험 결과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연구 모두에서 발견된 점은 꿈을 꾸는 사람은 아무리 자각몽 상태여도 등장인물의 행동을 예측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꿈속 인물들의 독특한 반응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뇌가 시뮬레이션을 유지하고 몰입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무의식적 메커니즘일 수 있다. 위협 시뮬레이션 이론과 사회적 시뮬레이션 이론이 제시하듯, 꿈은 실제 삶의 위기 상황이나 사회적 상호작용을 대비하는 연습장이 된다. 또 다른 가설에 의하면 일반 렘수면과 달리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된 자각몽 상태이기에 뇌의 이상 반응일 수도 있다. 따라서 뇌의 계획에 벗어나는 “이건 꿈이야!”라는 행동은 뇌가 만들어낸 꿈에 균열을 만들며, 등장인물들이 이상한 행동을 하게 만든다. 현재까지도 과학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아직 과학적으로 완전히 증명된 사실은 없지만, 이를 통해 뇌가 꿈을 학습을 위해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식과 아무리 우리가 주인공인 꿈이라 해도 뇌의 제어력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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