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위즈덤 아고라 / 이승원 기자]
물리란 무엇인가
우리가 인생에서 배우는 과학은 무수하게 많은 학문으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생물학은 생명체와 그 활동을 다루는 학문, 화학은 물질의 특성을 다루는 학문, 지구과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과 그 밖에 존재하는 것을 다루는 학문이다. 그럼 과연 물리학은 무엇일까? 물리학은 물체나 물질과 그것이 시공간에서 운동을 하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정의된다. 그러나 저자는 물리학을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사람들은 생물학이나 화학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공간 속에서 더 가깝지 않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물론 사람마다 학문이 중요한 정도를 바라보는 것이 다를 수 있고, 달라야 한다. 중요한 점은, 셀 수 없이 많은 학문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그 연결점의 중심이 어디에 있냐는 각자의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학문의 연결고리
인간의 탄생 이후로 과학은 끊임없이 발전되어 왔다. 작고 작은 새로운 발견부터 우리의 삶이 바뀌는 큰 발견들이 겹치면서 많은 정보들이 축적되어 왔다. 빠른 발전을 통해 우리는 하나의 학문에만 제한된 것이 아닌 다른 학문의 정보를 가져와 함께 사용하기 시작했다. 기후 변화 연구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온실 가스 배출의 증가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변화하고(화학), 이는 지구 기온 상승을 유발하며(지구과학), 생태계 변화로 이어진다(생물학). 이렇듯 연구에는 하나만이 아니라 두 개 어쩌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학문이 연결된다. 과학의 초기 발전은 개별적이었지만, 점차 서로서로 연결되며 융합되었다. 이러한 학문 간의 연결이 ‘연결고리’이며, 이를 통해 더욱 폭넓은 연구와 발견을 이어갈 수 있다.
물리가 왜 중심이 되는가
사람들은 주변을 잘 둘러본다. 이는 다가올 위험과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불안감을 줄이기 위함이다. 하지만 단순한 관찰을 넘어, 우리는 주변의 현상들에서 궁금증을 느낀다.
‘이 벽이 어떻게 그렇게 높은 건물을 지탱해줄까’
‘나는 이렇게 땅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 바닥에 붙어 있을 수 있을까’
‘문은 왜 적당한 힘으로 밀어버리면 마지막에 닫히기 전에 멈춰버릴까.’
다양한 생각들이 머릿속에 맴돈다. 눈에 보이는 것들에 “왜 그럴까?”를 붙이는 순간 나에겐 답은 물리에 있었다. 운동을 하는 것, 운동을 하지 않는 것, 하다가 멈추는 것 모두 물리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책상 옆에 있는 연필깎이가 가만히 있는 것, 바람에 날아가는 낙엽, 내가 지금 키보드를 치고 있는 것도 물리 법칙 안에서 이루어진다. 마치 수많은 숫자들 중 하나를 선택하면 그 숫자가 기준이 될 수 있듯이, 내가 세상을 이해하는 중심에는 언제나 물리가 존재한다.
커다란 물리학
물리학은 정확히 경계가 없다. 작은 원자들이 항상 움직이는 것조차 물리 현상이며 여전히 많은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은 양의 정보만으로도 엄청난 과학적 발전을 이루어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공간만을 제한해서 보면, 우리가 지구 위에 존재하는 것도 물리법칙 덕분이다. 서로 당기는 인력이라는 힘이 작은 물체를 큰 물체를 향하여 당기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지구에 건물을 짓고, 그 안에서 살며 이동할 수 있는 것도 이 인력 덕분이다. “우주를 제외하면 우리에게 가장 큰 공간이 되는 것은 “지구”다. 이 제한 내에서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 또한 물리적인 것이다”라는 사실이 누군가에게 크게 와닿을 수 있다.
우리 주변에 보이는 물리의 법칙들
물리는 시공간 속의 힘과 운동에 대해서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 중 물리학은 4가지의 기본적인 힘으로 나뉘어 있는데 각각 강력, 중력, 전자기력, 그리고 약력이다. 이 네 가지 힘은 우주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함께 만들어졌다고 알려진다.
첫 번째로 강력은 원자핵을 이루는 양성자와 중성자를 결합시키는 힘이다. 원자는 원자핵과 그 핵을 둘러싸는 전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원자핵 속에는 중성자와 양성자라는 두 가지 종류의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양성자는 양전하를 띄고, 전자는 음전하를 띤다. 중성자는 전하량이 0, 즉 전하를 띠지 않는다. 같은 전하를 띠는 입자들은 서로 밀어내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양성자끼리는 서로 밀어내려 하지만, 실제로는 강력의 영향으로 원자핵 내부에서 결합된 상태를 유지한다. 만일 이 힘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수소를 제외하고 어떤 원소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수소는 양성자 하나로 이루어져 있어 강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원소들은 양성자를 최소 2개 이상을 가지고 있다.
중력은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듯이, 큰 질량을 가진 물체가 작은 질량을 가진 물체를 당기는 힘이다. 지구가 존재하는 것도, 지구가 태양계에 있는 것도, 태양계가 우리 은하 안에 있는 것도, 다 중력의 힘으로 이루어낸 일이다.
전자기력은 전기력과 자기력이 결합된 힘으로, 전하를 띤 입자들 사이에서 작용하는 힘이다. 전자기력은 양전하와 음전하가 서로를 향해 잡아당기는 힘을 의미한다. 자석의 N극과 S극이 서로 잡아당기는 것이다. 만일 이 힘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원자가 존재하지 않았다. 원자핵 내부에서는 양성자와 중성가 강력에 의해 결합되지만, 전자는 전자기력에 의해 원자핵과 결합하게 된다. 만약 전자기력이 없었다면, 물질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며, 이는 곧 우주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약력이다. 약력은 원자핵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붕괴를 일으키는 힘이다. 일반적으로 원자핵에서는 양성자와 중성자의 개수가 비슷한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중성자의 개수가 많거나, 원자핵이 너무 크면 불안정해지면서 자연적으로 붕괴가 발생한다. 원자핵 내부에서 같은 전하를 띠는 양성자들은 서로 밀어내려 하지만, 강력이 작용하여 이를 극복하고 원자핵을 결합시킨다. 그러나 원자핵이 너무 커지면, 강력만으로는 결합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일부 입자가 붕괴하면서 방사선을 방출하게 된다. 이때 작용하는 힘이 바로 약력이다.
이렇게 네 가지의 기본적인 힘의 설명이 끝이 난다. 이 네 가지의 힘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지 못한다. 자연의 이치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은 이 네 가지 힘 외에도 또 다른 새로운 힘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하기 시작하였다.
새로운 힘이 있다는 추측
시카고 근처에 있는 미국 페르미 연구소에서 현재 알려진 네 가지 기본 힘(강력, 중력, 전자기력, 약력) 외에 새로운 힘이 존재할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게재되었다.
연구진은 뮤온이라는 아원자 입자가 기존의 물리학 이론에서 예측하는 방식과 다르게 행동한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과학자들은 이 행동의 근원이 현재 알려지지 않은 힘이라고 추측했다.
아직 완전히 확증된 사실은 아니다. 이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더 확실하고 많은 증거가 필요하며, 추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결과가 사실이라고 입증된 순간 현대 물리학에는 커다란 혁명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측하였다.
아원자 입자는 원자끼리 충돌시켜서 얻은 작은 조각이다. 이 조각 중에 뮤온이라는 조각을 과학자들은 지름 15m의 고리 주위로 가속을 주며 빛의 속도로 1000바퀴를 돌렸다. 실험 결과, 뮤온이 표준 모형이 예측한 것보다 빠르게 흔들리는 현상이 관측되었다.
페르미 랩은 2021년부터 이 가능성을 제시하였지만, 당시에는 현재보다 더 적은 양의 증거와 실질적으로 설명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아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 이후, 연구의 크기를 키워 더 깊게 파고들었다.
페르미 랩의 선임 과학자 브렌든 케이시 박사에 따르면, 2021년 이후부터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연구의 불확실성을 반 이상 줄였다고 밝혔다. 케이시박사는 “우리는 정말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이전보다 더 정밀하게 계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힘이 발견된다면 아무도 설명하지 못했던 사실들이 속속 밝혀질 수도 있다. 보통 표준 모형과 다르거나 그 이상을 행동한다는 것을 “표준 모형을 넘어서는 물리학”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표준 모형의 공간이 더 넓어지면서 모형 밖에 있던 것들이 우리의 지식 속으로 들어올 수 있다.
[위즈덤 TECH] 물리학은 사람들 사이에서 다가가기 어려운 학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물리학은 우리가 하는 모든 움직임, 살고 있는 집, 현재 제가 사용하고 있는 이 노트북까지 물리학에 관련된 개념과 정보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렇듯 물리학 없이 살기 어려운 세상에서 물리학이 어떻게 일상생활에 사용되는지 재미있고 쉽게 배울 수 있는 칼럼을 연재합니다. 위즈덤 아고라 이승원 기자의 ‘위즈덤 TECH’으로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재미있는 물리학의 세계를 함께 배워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