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아름다운 토성의 고리, 그 속에 숨겨진 ‘동안’의 비밀

토성의 고리가 젊고 깨끗한 이유는?

위성과의 상호작용으로 밝혀진 생성 원리

<Pixabay 제공>

[객원 에디터 8기 / 이지윤 기자]태양계 내에서 고리가 있는 행성을 생각하면 어떤 행성이 떠오르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토성을 떠올릴 것이다. 토성에는 명확하고 아름다운 고리가 둘러져 있다. 이 고리는 수 마이크로미터에서 수 미터에 이르는 암석 조각, 혹은 얼음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의 연구에 의하면 토성 궤도를 돌던 얼음 위성이 궤도를 틀어 토성에 가깝게 다가가는 바람에 산산이 부서졌고, 부서진 조각들이 토성의 중력에 이끌려 다른 암석 조각들과 더불어 지금의 고리를 만들어낸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토성의 고리의 구성 요소를 알아내는 데에 그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가 토성의 고리의 위성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토성의 위성 개수는 62개다. 그중에서도 고리와 공전 궤도가 겹치고 가까운 거리 내에 있는 위성 다섯 개를 관측했는데, 이러한 위성들 모두 돌조각이 부서진 듯한 불규칙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얼음과 먼지로 된 구조가 형성돼 비행접시와 유사한 모양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로 인해 나온 결과는 다음과 같다. 위성은 토성의 고리와 이웃한 위성 ‘엔켈라두스’의 얼음 화산에서 온 돌조각들이라는 것이었다. 고로, 토성의 고리가 주위의 위성과 암석을 끌어들여 고리의 몸집을 키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이 다섯 개의 위성이 아니더라도 다른 위성들도 그러했을 것이라 추론하였다.

이와 더불어 고리의 연구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는데, 주요한 연구 주제는 고리의 ‘동안 비결’이다. 토성은 40억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그 기간에 비하여 고리의 외부 물질이 거의 퇴적되지 않아, 토성의 나이에 비해 고리가 깨끗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관찰 결과가 발견되었다. 이로 인해 토성 고리의 ‘동안’ 비결은 흥미로운 연구 주제로 부각되었다. 

그러나 최근 이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될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5월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교 연구팀은 토성 고리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인 얼음 위에 쌓인 먼지가 4억 년이 채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므로 토성의 고리는 토성에 비해 비교적 최근에 생겼다는 주장이다. 연구팀이 만들어낸 시뮬레이션 내에서는 위성과 유성체들이 토성 자기장의 영향을 받아 특정 입자를 형성했고, 이 입자들은 대부분 토성이나 토성 대기권으로 날아가거나 토성의 중력 영향권 밖으로 벗어나면서 고리에서 제거된다. 토성 고리에 충돌하는 유성체가 고리에 남지 않는다는 원리인 것이다.

연구 결과를 정리해 볼 때, 토성의 고리가 토성의 나이인 45억 년에 비해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토성 고리가 실제로 만들어진지 4억 년 정도밖에 되었으며, 토성의 고리에 유성체들의 잦은 퇴적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메커니즘이 오직 토성의 고리에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하므로 다른 위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이 예상은 후속 연구를 통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도 말을 덧붙였다. 

지금까지 여러 연구들을 통하여 토성의 고리에 대한 많은 비밀이 밝혀져왔다. 연구팀이 언급한 후속 연구를 통하여 아직 알아내지 못한 다른 행성들의 고리나, 미발견된 토성의 고리에 대한 비밀도 곧 밝혀질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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