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강타한 기상이변, 폭염
3월 남북극 이상기온이 전조..
전세계적으로 사망자 발생, 동물들도 집단 폐사
[객원 에디터 3기 / 이태린 기자] 지난 3월 북극과 남극에서 기록적인 기온이 나타났다. 북극의 기온은 평년보다 30도나 오른 영상권에 도달하였으며, 남극도 일부 지역에서는 평년보다 40도나 오른 기온이 관측된 것이다. 올해의 극단적인 기온 상승을 보며, 과학자들은 이 현상이 후에 기후 재앙을 일으킬 것이라며 경고했다. 그리고 이 예고는 5월 인도는 49도를, 6월 세계 각국에서 40도 이상의 기록적인 폭염이 연달아 강타하며 현실이 되었다.
최근 일본은 연속적인 무더위로 고통받고 있다. 원래라면 지금은 장마철이어야 하지만, 현재 일본 전역의 하늘은 맑으며 기온은 30도를 넘어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40도가 넘는 기온이 관측되기도 했다. 심지어 일본의 기상학자 사야카 모리에 따르면, 아직 여름으로 접어든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일본 전역의 263곳에서 지난 6일간 그동안의 기온 기록이 깨지고 있다고 한다. 즉, 앞으로도 계속 기온이 오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폭염은 일본 전역에서 문제점을 일으키고 있다. 6월 28일, 일본의 전기 수요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전력 사용률은 공급 가능한 전력량의 97%까지 치솟았다. 이는 곧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수치이다. 그러나 폭염 속 필수적인 것인 에어컨과 같은 냉방 장치를 끌 경우 수많은 사망자들이 나올 것을 알기에, 일본 정부는 전국적으로 전등 같은 다른 전기장치들을 최대한 꺼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인도도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막심하다. 최근 인도 정부는 밀을 수출 규제할 것을 발표했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최악의 흉작을 직면한 것이다. 최대 망고 생산 국가인 인도는 2020년 기준, 약 2470만 톤의 망고를 생산할 정도로 전 세계 망고 공급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도 전체 인구의 40%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는 지난 3월부터 평균 최고기온은 33.1도, 4월 평균 최고 기온도 35.1도로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폭염이 지속되면서 망고를 포함한 밀, 겨자 등의 작황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도 망고 재배자 협회는 올해 망고 수확량이 예년보다 70% 가까이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농부들의 폭염으로 인한 손실이 작년 대비 10~15%에 이르러 농부들의 생계유지에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인도 등 아시아에 이어 미국 남부 지역도 폭염이 발생하면서 수많은 사상자가 났다.
미국 텍사스 등 남부 지역과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8개의 주에서는 6월 23일, 최고 기온이 37도를 넘어섰다. 또, 남부 조지아 주는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었다. 이와 같은 미국 전역의 때 이른 기온 상승은 각종 인프라에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주요 도시의 기존 인프라가 빠르게 심화하는 기후 위기를 견딜 수 있도록 구축되지 않은 것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운영하는 도시철도 바트에서, 지난 6월 22일, 폭염으로 인해 선로가 뒤틀려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다행히도 탑승하고 있던 승객 모두가 대피했으며 일부만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탈선사고는 폭염으로 철도 레일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선로 모양에 변형이 생겨 일어났다. 당시 해당 지역의 최고 기온은 38.9도를 기록했으며, 철도 온도는 약 60도로 평균 온도를 크게 벗어난 수준이었다.
폭염으로 인한 문제는 이미 작년에도 도로, 전력 공급 케이블 등이 손상되면서 피해를 입혀왔었다. 뿐만 아니라 인명피해도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지난주, 버지니아주에서 폭염 속 차 안에 실수로 방치한 18개월 된 아들이 숨지자 아버지가 뒤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화제가 되었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아버지는 아들은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출근할 계획이었지만, 아들을 태운 사실을 잊어버리고 직장으로 향했고, 아들은 약 3시간 동안 차 안에 방치됐다. 이 때, 차 안의 온도는 무려 37도까지 솟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후, 숨진 아들을 발견한 아버지는 죄책감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미국의 안전사고 예방단체인 ‘키즈앤카즈’에 따르면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어린이는 연평균 38명에 달하고 올해에 이미 8명이나 숨졌다고 한다.
이런 안타까운 사망사고에 이어 이번에는 미국에 밀입국 한 것으로 보이는 중남미 출신자 46명이 트레일러에서 숨진채 발견되었다. 멕시코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텍사스 주에 세워진 트레일러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생존한 채 발견된 성인 12명과 어린이 4명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일부는 열사병 증세를 보여 위독한 상태라고 전해졌다. 이들은 밀입국 중, 폭염으로 인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솟은 트레일러로 인해 숨진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초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최고 기온 기록을 연달아 갱신하는 중이다. 미국 국립 해양대기청 (NOAA)에 따르면, 2014년 이래 올해까지 9년 모두 평균기온의 역대 순위 10위 안에 들어 있다고 발표했다.
이런 추이를 보며, 과학자들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다면 이 같은 기후변화에 따른 최악의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