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허준이 교수의 필즈 수상에 숨겨진 어두운 면

수학에 관심을 가질 환경 부족… 고등학교까지 ‘수포자’ 였던 허준이 교수
수학자들의 미래도 불확실… 수학자들이 진로 걱정 없이 연구할 환경 조성돼야

< Illustration by Jessica Li >

[객원 데이터 3기 / 박시우 기자 ] 허준이 교수가 한국계 수학자들 중 최초로 필즈상을 수상했다. 필즈상은 1936년부터 세계 수학자대회에서 4년마다 수여하는 상으로, ‘수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릴 만큼 수학자가 받을 수 있는 가장 권위 있는 상들 중 하나이다.

허준이 교수는 로타 추측과 같은 난제들을 증명한 공로로 핀란드 헬싱키에서 개최된 세계 수학자대회에서 마리나 바죠우스카, 위고 뒤 비닐 코팽, 제임스 메이나드와 함께 상을 수여받았다.

이번 수상으로 우리나라에서의 수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국내 수학계가 발전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기대받고 있지만, 그렇기 위해서는 허준이 교수도 경험했던 우리나라 수학 교육의 모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도 지적받고 있다. 

허준이 교수는 지금 세계적인 수학자가 되었지만, 학창 시절의 그는 수학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는 7월 6일 한국 과학기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학에 흥미는 있었지만 과목으로서의 수학에는 정을 붙이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같은 날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선 전 국민이 수학에 대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것 같다는 기자의 발언에 수학 문제가 아니라 입시 구조가 문제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허 교수는 13일 서울 동대문구 고등과학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평가위주의 대한민국 교육을 꼬집었다. 그는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이 소중한 학창 시절을 공부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쓴다는 것”이라며 “항상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더 완벽하게 잘해야 하는 좀 더 큰 사회문화적 배경에 있지 않나 싶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학생들에게는 “현실에 주눅 들지 않았으면 한다. 정말 좋아하고 적성이 있다면 실수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보다는 자기 마음 가는 대로 공부했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허준이 교수가 수학자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의 대수기하학 강의였다. 2002년 서울대 자연과학대에 입학한 후, 진로를 확실히 정하지 못하며 방황하던차에 대수기하학 강의를 듣고, 수학자의 길에 들어섰다고 한다.

이런 그의 학창 시절은 우리나라 수학교육이 지닌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시간이 지나 제2의 허준이 교수가 탄생하려면 입시 위주 수학교육과 같은 문제들이 해결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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