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한국, ‘위드 코로나’ 선언 이후 상황 악화

세계 주요국가들 ‘치명률’ 감소, 한국만 증가 추세

준비 부족 상태… 치명률 ‘역주행’

백신 외 ‘다각도 대책’ 필요 

<PIXABAY 무료 이미지 제공>

[객원 에디터 2기 / 하민솔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고 방역을 완화하여 ‘단계적 일상 회복’의 첫 단계인 ‘위드 코로나’ 실행 이후 세계 주요 국가들의 코로나바이러스 ‘치명률’이 감소했다. 하지만 한국은 오히려 치명률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위드 코로나’를 감행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제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치명률 (11월 21일 이전 1주일 확진자 수 대비 12월 1일 이전 1주일 사망자 수)은 1.46%로 주요 국가인 미국(0.96%), 일본(0.94%), 독일(0.6%) , 영국(0.3%), 싱가포르(0.32%) 등보다 높았다. 전 세계 평균 치명률은 1.31%로 한국보다 낮았다.

지난해 겨울, 치명률이 3%였던 영국은 지난 7월 방역완화를 선포한 후 0.3~0.4%의 치명률을 유지하고 있다. 싱가포르 역시 지난 8월 방역 완화를 시작한 후, 잠시 치명률이 1.5% 치솟았지만, 1주일 만에 안정세를 되찾고 0.4% 안팎의 치명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겨울 치명률이 5%까지 올라갔었던 독일은 8월 말, ‘3G 방역’을 내세워 방역 및 의료 대책을 실시하여 1% 미만의 치명률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11월 방역 완화를 앞두고 치명률이 2%를 넘어섰었지만, 최근에 확진자, 사망자 모두 급감하며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치명률 감소 현상에 대해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큰 위기를 겪었던 국가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의료대응체계가 자리를 잡아가는 것”라고 평가했다. 

한 역학 전문가는 “치명률은 결국 국가가 환자의 생명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 보여주는 지표”라며 “병상 대기 환자나 부족한 병상 등은 정부가 세세하게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목숨을 잃은 환자를 숨길 수는 없기 때문에 치명률은 감염병 대응 실태를 정확하게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코로나19 치명률이 높아진 이유는 감염 취약계층인 ‘고령층 돌파 감염 증가’와 ‘병상 부족’으로 꼽힌다. 통계에서는 10월 초·중순 요양시설에서의 집단감염으로 치명률이 한 단계 증가했으며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작한 뒤 수도권 중심으로 병상 부족이 언급됐던 11월 중순에 치명률이 한번 더 높아졌다. 

10월 초, 한국의 치명률은 세계적으로도 치명률이 낮은 국가로 분류될 만큼 낮았지만 ‘위드 코로나’ 시작한 후, 하루 만에 치명률이 1% 넘고 있다. 델타 변이와 백신 접종 후 시간이 흐르면서 고령층 사이에서 돌파 감염이 늘었지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서 목숨을 잃게 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6일 0시 기준으로 전국에서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대기하는 환자는 모두 1012명이며 이 중, 수도권 병상 대기 환자만 982명이고 4일 넘게 배정을 기다리는 사람도 309명이다. 수도권 병상 대기자 중 547명(55.7%)은 70살 이상 고령 환자로 파악되고 있으며 지난달 4주 차 (21~27일)엔 병상 배정으로 기다리다가 숨진 환자가 10명이었다.

김윤 서울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치명률이 증가하는 국가가 없는데 결국 한국만 증가하고 있는 것은 결국 한국이 준비되지 않은 일상 회복을 밀어붙인 결과”라며 “연령 효과를 보정한 지난 11월 치명률은 1.01%에 이르는데 이는 지난 5월(0.44%)의 2.5배 많은 수준으로 백신 접종 이전보다도 높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특별방역대책을 실시했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과 계정 영향 등을 고려하면 향후 2~3주는 고령층·위중증 환자가 줄지 않고 사망자 수도 줄어들 가능성이 없다”라며 “지금부터라도 환자를 치료할 병상과 의료인력을 확보하고 치명률을 낮추지 않으면 4주 동안의 비상계획은 내년 봄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Leave a Reply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