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폐지 위기에 놓인 여가부…커지는 2030 남녀 갈등

윤석열, 여가부 폐지 주장… 반대하는 민주당, 여성단체

‘성별 갈라치기’ 전략… 남녀 정치 격차 일으켜

Illustration by Haewon Choi

[위즈덤 아고라 / 임서연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자 여성가족부가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윤석열 당선인 줄곧 ‘여가부 폐지’를 주장해 왔으며,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여성단체들은 윤 당선인의 주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여가부 폐지가 순탄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윤 당선인은 SNS에 올린 ‘여가부 폐지’ 한 줄 공약이 조명된 바 있다. 후보 시절이던 지난 1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글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이대남(20대 남성)은 긍정적인 댓글을 남겼지만, 이대녀(20대 여성)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여가부 폐지’ 공약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윤 당선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 이상 남녀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아동, 가족, 인구감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부처의 신설을 추진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가 지난달 공개한 공약집에는 여가부 폐지와 함께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별도의 부처를 신설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11일 “단순하게 여성가족부를 폐지한다는 문제가 아니다. 그 문제를 다른 방법으로 여성의 문제에 대해서 별도로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구를 통해서 하도록 할 것”이라며 “대신 공정한 경쟁이나 시스템을 보장한다는 전제 하에서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며 여가부 폐지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민주당 및 여성단체들은 “여가부 폐지 공약을 폐기하라”며 촉구했다. 한국성폭력 상담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윤 당선인은 그동안 반페미니즘,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혐오 차별을 선동하며 한국사회의 차별 구조를 더 악화했다”며 “여가부 폐지’와 ‘성폭력 무고 처벌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성평등 법 제도의 후퇴를 예고했다”며 공약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성평등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는 여성들은 대선 뒤 성평등을 더 크게 외치고, 연대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다짐을 보여주고 있다.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 당선자가 됐으니 “페미 척결”을 할 수 있다는 백래시(사회, 정치적 변화에 대한 반발) 추종자들이 있지만, 오히려 대선 결과는 여성, 페미니스트의 결집을 불러오고 있다. 

이번 선거로 인해 2030 세대 남녀 간 ‘정치 격차’는 더욱 선명해졌다. KBS·MBC·SBS 방송 3사가 이날 투표 종료와 함께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이하 남성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58.7%를 지지도를 보이며 36.3%를 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큰 차이로 제쳤다. 그러나 20대 이하 여성에서는 이 후보 58.0%, 윤 후보 33.8%의 지지도를 각각 기록하며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윤 당선인은 13일 인수위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좀 부처의 역사적 소명을 다하지 않았느냐”면서 “과거에는 남녀의 집합적 차별이 심해서 아마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이것(여가부)을 만들어서 많은 역할을 했는데 지금부터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불공정 사례나 범죄적 사안에 대해 더 확실하게 대응하는 게 맞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2021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성격차 지수’에서 한국은 총 156개국 중 102위에 머물고 있다. 성별 임금격차는 OECD 국가 중 1위, 유리천장 지수는 OECD 국가 중 9년째 꼴찌이며 경력단절 여성은 150만 명에 달한다. 임금은 남성보다 여성이 평균 35% 덜 받는다. 우리나라 유리천장 지수에서 보듯이 100대 기업 임원 중 여성 비율은 4.8%에 불과하다.

Leave a Reply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