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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 시리아에 닥친 사상 최악의 지진

#Pray for Turkey and Syria

<Illustration by Jimin Moon 2009 (문지민)>

[객원 에디터 4기 / 임소연 기자] 튀르키예(터키) 남부와 시리아 서북부를 강타한 지진이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내고 있다. 아직 피해상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오후 9시 47분 튀르키예 하타이주 우준바 서북서쪽 19㎞ 지점 연안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또 발생했다. 

현재까지 피해규모는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에서만 3만 6187명, 시리아에서는 5814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이번 지진은 1939년 12월 27일 동북부 에르진잔 지진 피해(3만 2천968명 사망)를 뛰어넘어 튀르키예에서 일어난 최악의 자연재해가 되었다. 

지난 6일 새벽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지진은 규모 7.8로 에르진잔 지진과 위력은 동일했지만, 첫 지진 발생 뒤 9시간 만에 규모 7.5의 강진이 뒤따랐고, 크고 작은 여진이 계속되며 피해를 키웠다. 여기에 튀르키예에서는 신축 건물까지 맥없이 무너져 내리며 부실 공사 책임이 있는 건축업체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로 이어지고 있다. 튀르키예의 지진 과학자 오브군 아흐메트는 무너진 건물 아래 20만 명이 고립돼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건물은 약 10만 8000채가 손상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0개 주를 재난 지역으로 정하고 3개월간을 국가 비상사태, 일주일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더불어 그는 마지막 한 명이 구조될 때까지 수색·구조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FP 통신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공식 확인된 사망자가 3만 9천106명으로 4만 명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에서는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이 밝힌 것을 합친 사망자가 3천688명이다. 하지만, 시리아의 경우 내전으로 정확한 통계 작성이 어려워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극적인 생환 소식이 이어지고 있지만, 매몰자의 생존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에두아르도 레이노소 앙굴로 멕시코국립자치대 공학연구소 교수는 “잔해에 갇힌 사람의 생존 가능성은 5일이 지나면 매우 낮아지고, 예외는 있지만 9일 이후엔 0%에 가깝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살아남은 사람들도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임시 대피소에서 지내는 사람은 튀르키예에서만 100만 명이 넘는다. 열악한 대피 시설에서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고, 물, 식량, 의약품마저 부족해 ‘2차 재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유엔은 “지금은 매몰자 구조보다 생존자 구호의 시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안타까운 소식 속 전 세계 56개국이 지원에 나섰다. 튀르키예와 적대 관계인 그리스, 스웨덴 등에서도 지원 의사를 밝혔고, 총 11만 명 이상의 구조 인력과 5,500여 대의 중장비가 동원됐다. 우리나라도 지난 8일, 118명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R)를 파견했다. 이들은 튀르키예 남동부 하타이주 안타키아 부근에서 구조 활동 중이다. 

주한튀르키예대사관 트위터를 참조하면 기부처와 구호 물품 전달 방법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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