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스위프트는 경제 천재…?

[객원 에디터 6기 / 김정서 기자]테일러 스위프트. 팝송을 좀 듣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이며 감독이다. 12살, 컨트리 음악을 좋아하는 소녀에서 2008년 그래미상에서 최우수 신인상 후보에 오르는 세계적인 팝스타가 되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앨범 ‘Fearless’가 2009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음반이 되고, 세계적인 명성을 거머쥐고, 성공을 거머쥔 여성 가수이다. 

‘테일러 스위프트와 경제’. 어울리지 않는 단어일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많은 연관성이 있다. 스위프트는 미국의 경제를 움직이는 하나의 요소로서 미국에서 주시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금부터 테일러 스위프트가 음악 산업과 경제에 준 변화들에 대해 알아보겠다. 

음반 판매 시장은 1999년 223억 달러에서 2014년 131억 달러로 추락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는 그 당시 음반 판매 시장이 스트리밍 플랫폼 기세에 짓눌리기 시작한 굴절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2014년에 바닥을 찍었던 음악 시장은 2022년, 262억 달러 규모로 2배가 됐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2023년 올해의 인물’로 스위프트를 선정하여 음악 시장의 부흥이 그녀 덕에 일어났다고 언급했다. 이어 타임지는 “예술가로서 이룬 업적이 문화적으로도, 상업적으로도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라고 덧붙였다.

테일러의 영향력을 뒤받쳐주는 그녀의 팬들 ‘스위프티’들 또한 그녀의 경제 천재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녀의 팬들은 테일러의 뮤직비디오와 가사를 참고해 굿즈를 만들고, 콘서트가 있는 곳에서 가서 먹고, 마시고, 여행했다. 시장조사업체 퀘스천프로는 지난해 콘서트 관객 596명에게 물어보니 관객 한 명이 공연 도시에 머물며 쓰는 금액을 평균 1,279달러(약 166만 원)에 달한다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테일러가 콘서트를 여는 곳은 지역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테일러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여러 요소 중 그녀를 억만장자로 만들어준 것은 그녀의 콘서트이다. 압도적인 규모와 16차례에 걸쳐 바뀐 옷, 불꽃, 연기, 색종이, 레이저, 3D매핑 조명 등의 화려함으로 무장했다. 올해 연말까지 이어지는 ‘에라스 투어(Eras Tour)’는 5개 대륙에서 151차례 열릴 예정이고, 투어 시작 8개월인 60회 공연으로 테일러는 매출 10억 4,000달러(약 1조 3000억 원)를 쓸어 담았다. 이는 미국 대중음악 콘서트 투어 사상 최초로 1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스위프트 리프트(lift)’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이 말이 생기는 데에는 그녀의 콘서트가 한몫했다. 미연방 준비은행의 경기 동향 보고서에 의하면 “스위프트 콘서트로 지난해 5월 필라델피아 지역 호텔 매출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라고 전했고, 8월 로스앤젤레스 공연에서는 3,300개의 일자리, 1억 6,000만 달러 상당 지역 소비가 일어났으며, 그녀의 공연으로 미국에서 50억 달러 경제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테일러는 암표상을 막는 전략도 도입하며 자신과 팬들이 손해 보는 금액을 최소화했다. 테일러는 콘서트 티켓을 한꺼번에 팔지 않고 오랜 기간에 나눠 판매하고, 상황에 따라 가격을 바꾸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전략을 활용해 암표상이 챙겼을 수입의 일부를 끝까지 챙겼다. 

하버드를 비롯한 미국 여러 대학에서는 테일러가 열성 팬덤을 확보하고, 매력적인 브랜드를 갖추며 음악 산업을 장악한 것에 감명받아 그녀의 기업가 정신에 대한 강의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오바마의 경제 스승 ‘앨런 크루거’는 테일러 스위프트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스위프트는 라이브 콘서트, 굿즈 판매를 주요 수입원으로 삼아 팬과 저점을 확대한 시장 개척자이자 경제 천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