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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멀어지는 우리

<FREEPIK 제공>

[객원 에디터 6기 / 함예은 기자]스마트폰이 당연해진 지금, 책을 읽는 사람들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더 많은 즐길 거리와 정보가 책이 아닌 다른 곳에서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다양한 매체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 책은 지식과 흥미를 제공하는 매체로서 우위를 차지했지만, 화려한 시청각적 효과를 동반한 다양한 전자매체 콘텐츠가 등장하며 책이라는 매체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책이 사라진 자리를 손바닥 크기의 ‘스마트폰’이 채우고 있다. 스마트폰 안에서는 클릭 몇 번만 하면 전 세계 뉴스부터 주변인의 시시콜콜한 소식까지 무수한 정보가 쏟아지고, 영상을 재생하면 현실의 어려움을 잊게 하는 짧고 재밌는 콘텐츠들이 득실댄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덮고 책을 펼치는 일은 따분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한 국민독서실태조사를 보면 만 19세 이상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율 (지난 1년간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 중 1권 이상 읽거나 들은 사람의 비율)은 47.5%였다. 성인 2명 중 1명은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거나 듣지 않은 셈이다. 2021년 연간 종합 독서량 (지난 1년간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 모두 포함해 읽거나 들은 권수)는 4.5권으로 이전 조사보다 3권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이전 국민독서실태조사들을 종합해 봤을 때 독서율, 독서량은 줄어들고 있다.

책 읽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뭘까. 2021년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26.5%), 책 이외의 매체/콘텐츠 이용(26.2%)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일하느라 바빠서, 일하느라 지쳐서 책 읽기에 할애할 시간이 없다고 유추해 볼 수 있다. 거기에 소셜미디어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는 짧고 재미있는 영상들이 넘쳐난다. 짧게 짧게 볼 수 있는 숏폼 콘텐츠는 물론 ‘1분 안에 정리해 드립니다’류의 요약 영상도 많다. 엄지손가락으로 핸드폰 스크린을 위로 쓸어 올리는 건 책장을 넘기는 것보다 쉽고 중독적이다. 

책을 향한 사람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앞선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67.8%, 학생의 80%가 ‘책 읽기가 사회생활이나 학교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답하며 독서 유용성에 높은 수준의 동의를 보였다. 그러나 독서 선호도에 관해서는 성인의 22.7%, 학생의 40%만이 ‘독서를 좋아한다’는 응답을 보였다. 성인 40.7%, 학생 22.8%는 ‘독서를 싫어한다’고 응답했다. 독서의 가치는 인지되더라도 실질적인 수행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하나면 척척 해결되는 시대일지라도 독서는 아직 우리에게 필요한 행위이다. 책 속 문장은 독자의 내면과 사회 전반에 스며들며 그 중요성을 드러낸다. 신형철 교수(영어영문학과)는 “영화는 경험하게 한다면, 문장은 독자가 읽기를 멈추고 생각 독서할 시간을 갖고, 이해하게 한다”며 다양해지는 매체 환경에서도 언어만이 갖는 필요성과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교수는 “문장과 문학, 더 나아가 인문학은 한 사람이 특정한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떤 내면을 갖게 되는지 알려준다”며 독서의 가치를 논했다.

독서를 하게 되면 자신이 요구하는 정보 외에도 다른 분야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되는 경우가 많아져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자신이 아닌 타인, 또는 가상의 인물의 삶을 내밀하게 만나는 기회가 되기도 하여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통로가 되기도 하고 동시에 자신의 모습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더불어 작가와 편집자의 손을 거쳐 정제된 문장과 그 속에 담긴 참신한 표현들을 읽으며 어휘력이 강화될 수도 있다. 우리 사회가 다시 책과 친해지기를, 책의 소중함을 알아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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