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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 치킨이 불러온 원가논쟁, 누구 말이 맞을까

홈플러스 당당치킨, 프랜차이즈 2만원대의 30% 가격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 2만원대…치킨 적정가 논쟁 촉발

BHC 영업이익률 32%·교촌 6%

< Illustration by Bomin Kim 2007 >

[위즈덤 아고라 / 우연주 기자] 대형마트의 초저가 치킨이 주목을 받으며, 치킨 원가 논란이 뜨겁다. 더군다나 과거에는 대형마트의 행사나 저가공략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 여론이 컸지만 이번엔 프랜차이즈 치킨이 폭리를 취한다는 불만이 큰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일명 ‘당당치킨’이라고 불리는 홈플러스의 치킨은 한 마리를 6990원에 판매하여 6월 30일 출시 이후 이달 21일까지 약 50일간 46만 마리가 팔렸다. ‘당일 제조·당일 판매’라는 뜻을 담고 있는 이 치킨은 매장별로 하루에 30~50마리씩 한정 판매하는데, 1분마다 5마리씩 팔린 셈이다. 

이에 반면,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 BBQ가 5월부터 모든 제품 가격을 2000원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 치킨은 1만 8000원에서 2만 원, 황금올리브 닭다리는 1만 9000원에서 2만 1000원으로 올랐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가격’이라는 본원적인 기능에 초점을 맞춘 소비가 이뤄지게 된다”며 “특히 소비자들이 과거에 비해 프랜차이즈 본사가 벌어들인 수익이 가맹점으로 충분히 흘러가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을 더 많이 갖고 있는 대목도 살펴봐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맥락에서 소비자들은 치킨 값을 비싸게 지불하는 행위가 옳은지를 더 고려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내 치킨 업체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곳은 시장 점유율 1위인 BHC다. BHC는 지난해 매출액 4771억 원, 영업이익 153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2.2%다. 점유율 2위인 교촌치킨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935억 원, 280억 원으로 영업이익률 5.7%로 집계됐다. 

실제로 한국 외식산업연구원이 집계한 요식업계의 최근 2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8.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프랜차이즈 본사는 고수익을 내면서도 물가 인상 분위기에 편승해 가격을 올린다고 비치는 게 현실”이라면서 “결국 소비자들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저가 상품을 찾아 소비하는 데 몰두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치킨집 가맹점주는 “팔면서도 정말 죄송하다. 우리도 최선을 다해서 비용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배달도 직접 하려고 한다. 그런데도 본사가 받는 공급가 자체가 줄지 않는 이상, 우리들은 살기 위해 판매가를 줄일 수 없다”라고 밝혔다. 

치킨 가격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은 유통구조 때문이다. 

육가공업체는 농장에서 생닭을 납품받아 다듬고 염지해 프랜차이즈 본사에 넘기고, 프랜차이즈 본사는 개발 노하우로 손질하고 포장해 전국 가맹점에 공급한다. 이때 

보통 10호 닭을 쓰는데 원가는 6천 원 선이다. 여기에 닭을 튀기는 기름값(1300~2200원), 임차료·인건비·로열티(1600원), 양념이나 포장 같은 기타 비용(1500~2000원) 등이 붙어 가맹점의 치킨 원가는 1만 2천 원대로 높아진다. 이밖에도 배달앱의 수수료(1500~2000원), 배달 대행비(3000원), 부가가치세(1818원)까지 내면 치킨집 사장님이 한 마리를 팔아서 가져가는 돈은 겨우 1,300원 정도이다. 

반면, 마트 치킨은 육가공업체로부터 사온 생닭을 마트에 바로 납품하는데, 마트는 이미 조리 시설이 있어 따로 설비를 마련하거나 임차료나 인건비가 발생하지 않는다. 생닭에 기름값과 양념, 포장비만 더하면 되기 때문에 반값으로 팔아도 1000원가량은 남는다. 혹여 치킨을 팔면서 남지 않더라도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다른 상품의 소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홍보효과를 볼 수 있다.

다른 가맹점주 역시 “본질을 외면하고 소비자 탓, 마트 탓을 할 게 아니다. 2만 원에 치킨 팔면 6500원은 본사가 가져가는 구조”라며 “본사가 가져가는 비중이 크니 매일같이 소비자들은 비싸다고 하고, 점주들은 남는 게 없다고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다만 높은 이익을 챙기는 게 가맹점이 아니라는 건 소비자들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호소했다. 한 누리꾼은 “당당 치킨이 가맹 본사의 무리한 이윤 추구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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