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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누출

러시아와 유럽간 연결되는 노르트스트림 1·2 해저 가스관 폭발

<flicker 제공> 

[객원 에디터 4기 / 이태린 기자] 지난 9월 27일,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Nord Stream) 천연가스관이 손상을 입어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은 총 2개로 러시아로부터 유럽에 천연가스를 보내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지난 2월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이 발생하면서 에너지 공급에 더더욱 중요한 존재가 되었었다. 그런데 지난달 26~27일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저를 지나는 노르트스트림 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4곳에서 대형 폭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누출 지점이 확인됐다.
문제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에는 메탄가스가 25만t이 있는데, 이는 온실가스의 주범이 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전 세계 많은 과학자가 환경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심지어 가스관이 복구될 수 있는 시점도 불투명하다. 러시아 국영 가스 회사 가스프롬의 대변인인 세르게이 쿠프리야노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전에는 누출 사고가 없었기에 복구 완료 시점을 정해놓을 수 없다고 했다. 또한 가스관 복구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가스관 내부로 바닷물이 유입되면 철이 소금물에 의해 부식되기 때문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가스관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 AG 측이 노르트스트림 1, 2 가스관의 압력이 안정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알려오며 누출이 끝났다고 설명했다. 가스가 새면서 가스관 내부의 기압이 떨어졌고, 이에 따라 주변 바닷물과 가스 간 압력 평형(equilibrium) 현상이 발생해 누출이 멈췄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완전히 복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사고 원인과 배후에 관해서는 뚜렷이 밝혀진 것이 없다. 해저 가스관이라는 특성 때문에 안전 문제 같은 이유로 조사가 힘들고 누출 지점이 덴마크와 스웨덴의 해역이긴 하지만 가스관의 소유주는 노르트스트림 운영사인 AG로 조사를 누가 할 것인지도 결정하기 힘들다. 독일은 누출 해역을 관할하는 덴마크 및 스웨덴 당국과 합동 조사 의지를 내비쳤지만, 러시아는 자국이 가스관 소유주이므로 관련 조사에서 배제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웨덴 조사 당국은 이번 사고가 고의에 의한 공작 행위라고 규정했다고 한다. 스웨덴 보안국은 예비조사를 마치고 “노르트스트림 폭발 사고는 고의에 의한 ‘사보타주(고의적 파괴 공작)’로 밝혀졌다”라고 발표했다. 다만, 스웨덴 당국은 누가 어떻게 파괴했는지에 대해선 알리지 않았다. 마츠 융크비스트 스웨덴 검찰총장은 “당국은 영해 바로 바깥에 위치한 현장에서 수집된 증거를 분석해 누가 범인이고 나중에 기소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발트 3국, 그리고 미국도 그 배후로 지목되었다. 러시아를 가장 의심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겨냥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앵글로색슨족 소행”이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스웨덴과 독일, 덴마크는 합동조사단을 꾸려 정밀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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