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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 좋은 일은 나에게만 일어날까?

머피의 법칙

토스트의 버터 발린 면은 왜 언제나 바닥으로 떨어질까?

< 출처: sisunnews.co.kr >

[객원 에디터 4기 / 황시후 기자] 마트에서 계산을 위해 줄을 서면, 내가 선 줄만 줄어들지 않는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우산을 가지고 오지 않은 날 비가 온다거나, 지각한 날에 엘리베이터가 더욱 오지 않는 그런 경험을 사람들은 “머피의 법칙”이라고 한다.

머피의 법칙은 유명하다.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에게 많이 노출되었고, 심지어는 ‘머피의 법칙’이라는 노래도 있다.

머피의 법칙은 어떤 일이 잘못되어 가는 상황에 대해 말할 때 하려는 일이 항상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만 진행되는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쉬운 말로 안 좋은 일은 원하지 않을 때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 법칙은 1929년 미국 공군에 있던 에드워드 머피 대위(Edward A. Murphy)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그는 인간이 중력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었는데, 계속된 실패 원인을 조사해보니 한 기술자가 배선을 제대로 연결하지 않은 사소한 실수 때문이었다. 머피 대위는 이를 두고 “특정한 일이 잘못될 가능성이 있다면, 분명히 잘못될 것이다 (If anything can go wrong, It will)”라는 ‘인생법칙’을 발견하게 되었다.

위 예시처럼, 비가 올 수도 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머피의 법칙에 따르면 비는 꼭 오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머피의 법칙은 단순히 ‘재수가 없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연구 결과들이 머피의 법칙은 과학, 수학, 그리고 심리학에 기반된다고 말한다.

아침에 분주히 등교 준비를 하며 토스트에 잼이나 버터를 발라 먹다 빵을 떨어뜨렸을 때, 왜 꼭 잼이 바른 쪽이 바닥으로 떨어질까?

이에 대해 영국의 저명한 물리학자 로버트 매튜스 (Robert A. J. Matthews)는 과학 실험을 통해 ‘버터 바른 토스트’의 머피의 법칙을 증명해내 큰 화제를 모았다. 일상생활에서 토스트가 떨어지는 경우는 크게 보면 손에 들고 있다 떨어지거나, 식탁에 올려져 있다 떨어지는 경우이다. 후자의 경우, 버터를 바른 면이 바닥을 향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떨어지는 동안 토스트를 회전시키는 스핀에 의해 결정된다. 이 스핀은 물리학적으로 토크 (torque)라고 불리며, 이 경우, 스핀의 역할을 중력이 대신한다. 매튜스는 보통의 식탁 높이나 사람의 손 높이에서 토스트를 떨어뜨릴 경우 토스트가 충분히 한 바퀴를 회전할 만큼 지구의 중력이 강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 대부분 반 바퀴 정도만 돌고 떨어지기에, 버터가 발라진 면이 바닥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버드 대학교 윌리엄 프레스 (William H. Press) 교수는 지구 환경에서 평형을 이루며 안정적으로 생활하기 위해선 지금의 키가 가장 적당하다고 말했다. 만약 토스트가 아주 높은 곳에 위치되어, 한 바퀴를 회전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면, 버터 바른 면으로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프레스 교수가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의 키는 지구 역학적으로 알맞게 설계되었다.

< 마트에서 줄을 설 경우, 가장 먼저 줄어들 확률은 ⅕이다 – 이미지 도식화 >

또한, 내가 선 줄만 줄어들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도 심리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마트에는 5대의 계산대가 있다고 가정하면, 내가 선 줄이 가장 먼저 줄어들 확률은 ⅕이다. 다른 줄이 줄어드는 확률은 ⅘ 일 것이다. 하지만, 줄을 바꾸는 것은 얼마나 빨리 계산할 수 있을 것인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앞 구매자의 물품 수 등, 여러 변수들에 의해 ⅕, 즉 똑같은 확률이 적용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머피의 법칙은 단지 ‘재수가 없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선택적 기억 때문인 것이다.

선택적 기억 (selective memory) 이란 말 그대로 선택적인 기억만 남는 것으로, 일이 잘 안 풀린 경우나 아주 재수가 없다고 느꼈던 일들은 더 또렷이 기억에 남는 것을 칭한다. 한국경제 오형규 논설위원은 본인의 저서 『자장면 경제학』에서 “머피의 법칙은 인간의 불완전한 인지능력이 빚어낸 오류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를 비롯한 많은 과학자들이 이 법칙을 반박할 때 이 단어를 즐겨 사용한다.

반면에 샐리의 법칙은 머피의 법칙에 정반대가 되는 법칙이다.

샐리의 법칙은 잘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항상 잘 되는 경우를 말한다. 일어날 확률이 1% 안팎인 ‘재수 없는’ 사건이 계속 벌어지면 머피의 법칙에 해당하고, 일어날 확률이 1% 밖에 되지 않는 좋은 사건이 계속되면 샐리의 법칙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시험 직전에 공부했던 내용이 시험에 나오고, 내일까지인 줄 알았던 숙제가 다음 주까지라는 소식을 들을 때를 말한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우리의 행동은 무의식에 의해서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우리의 삶에 머피의 법칙이 아닌 샐리의 법칙을 적용하기 위해, 일이 잘 풀리지 않더라도, 미리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의심은 거두는 것이 좋겠다.

< 참고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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