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임신 중 입덧 유발하는 호르몬은?

입덧 증세를 유발하는 호르몬 ‘GDF15’

추후 입덧 치료에 도움

<Illustration by Hae jin Choi (최해진) >

[객원 에디터 6기 / 김려원 기자] 지난달 13일, 서던캘리포니아대(USC)·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임신 중 입덧, 메스꺼움과 구토의 원인이 GDF15 호르몬이라는 사실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밝혔다.

연구원들은 임신 도중 입덧 증세를 겪는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들의 혈액 내 GDF15 호르몬 농도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입덧 증세를 가지는 여성들이 임신 기간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더 농도가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GDF15 호르몬은 태아에 의해 생성되고 태반으로 산모에게 전달되어 메스꺼움과 구토를 일으킨다. 그러므로 임신 전 이 호르몬을 적게 가진 여성도 임신을 하게 됐을 때 만약 태아에게서 만들어진 GDF15의 양이 많다면 입덧을 심하게 겪을 수 있다.

임산부 중 3분의 2 이상은 임신 중 입덧 증세를 느끼고 약 0.3∼3%는 임신오조(HG) 증상을 나타낸다. 임신오조는 희귀한 질환으로 임신 6~12주 사이 임산부가 음식을 먹지 못할 정도로 메스꺼움을 느끼고 영양 장애를 겪게 된다. 이는 임산부의 심혈관계와 신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또한 입덧 증세가 심해진다면 산모와 태아의 영양실조, 체중 감소, 탈수 증상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조기 출산, 혈전 등의 위험성을 높여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임신오조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입덧으로 입원한 산모들의 증세를 심리적인 이유로 치부하는 때도 잦다.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말레나 페조 교수는 연구진들과 함께 GDF15라는 호르몬이 임신오조와 입덧 증상의 원인이라고 알렸다. GDF15 호르몬은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사이토카인 단백질의 하나로 과거 2018년의 유전체 분석 연구에서 이 호르몬이 메스꺼움을 느끼게 하거나 체중 감소 등의 증세들과 관계가 있다고 예측했었다.

이번 연구 결과들과 전 추론을 비교했을 때 둘은 비슷한 결과를 내놓았다. 임신 첫 12주 동안 임산부들의 GDF15 수치를 분석해 봤을 때 수치는 꾸준히 올라갔다. 또 과다 구토와 임신오조 증상을 겪는 산모들이 그렇지 않은 산모들보다 혈액 내 GDF15 농도가 평균적으로 더 높았다. 게다가 임신 전 GDF15의 수치가 낮았던 산모들은 임신 초기 호르몬 변화에 더 크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였으며 장기적으로 GDF15에 노출되면 호르몬 증가에 둔해질 수 있다고 추론했다.

연구팀은 “GDF15 호르몬을 조절하는 치료법이나 약물을 통해 임신 중 심한 입덧이나 임신오조증을 예방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고 임신오조 지원 단체의 CEO인 샬럿 하우덴은 이 연구를 통해 더 많은 과학자와 제약 회사들이 임신 중 여성의 건강에 관해 관심 있게 봐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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