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일본 여행 수요 폭증… ‘관광세’와 ‘이중가격제’에도 이어질까?

일본, 오버투어리즘 방지를 위한 ‘관광세’와 ‘이중가격제’ 계획 발표

< Illustration by Hana Lee 2008(이하나)  >

[객원 에디터 7기 | 원채호 기자] 2023년 기준,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 19 유행 후 4년 만에 처음으로 2,000만 명을 넘었다. 이중 한국인이 대다수였고, 1월부터 11월까지 한국인 방문객은 전체 관광객 수의 27.7%를 기록하였다. 2019년에 조사한 수치보다도 15.7% 증가하였다. 올해 전체로는 2천500만 명 전후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2년 기준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수는 코로나 19 유행 직접 해인 2019년의 80% 수준까지 회복하였다. 

관광 수요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엔화(¥) 가치가 다른 나라의 통화 가치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2023년, 일본의 엔화 가치가 한화로 800원대까지 내려가며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났고, 2024년 현재까지도 엔화의 하락 추세가 이어지며 관광 열풍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2023년 국내 주요 저비용 항공(LCC) 3사(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가 일본 노선의 가격을 낮추면서 한국에서는 ‘가성비 일본 여행’ 붐이 불었다. 

그런 가운데 일본 지방 도시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관광세’를 걷겠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일본 오사카부(府) 지사는 지난 3월 6일 “관광객 급증으로 인한 오버투어리즘(관광 과잉 공해)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앞으로 외국인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한 징수금 제도를 도입하겠다”라고 했다. 오사카는 다음 해 4월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를 앞두고 숙박세와 별개로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징수금’을 따로 걷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재화나 서비스에 외국인 관광객에게 더 비싼 요금을 받자는 일명 ‘이중가격제’도 논의되고 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의 여행 소비액은 1조 6,688억 엔으로 2019년 동기 대비 37.6% 늘었다. 2023년 연간 소비액은 정부가 목표로 내걸었던 연중 5조 엔을 처음 돌파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외국인이 ‘이미 많이 오른 금액’에도 기꺼이 금액을 지불하면서 물가가 계속 올라가고, 결국 내국인이 손해를 본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물가 상승 속도를 임금 인상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일본 내에서 관광지 입장료를 내국인보다 더 받고, 외국인에게 제공하던 할인 혜택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한국과 가깝고 엔저(엔화 약세) 현상으로 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가운데, 각종 추가 세금을 걷게 된다면 여행 수요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여행업계에서는 이중가격제 등 각종 세금 부과와 관련해서는 아직 별다른 문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일부는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관광세와 이중가격제가 큰 영향을 끼치지 않으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일본 전철 운영사 JR 그룹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판매하는 JK철도패스(7일권) 가격을 2만 9,650엔에서 5만 엔으로 70%가량 인상하면서 이중가격제는 이미 실현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장 이중가격제를 시행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는데, 법 개정과 적용 대상 여부(지역⋅국가)를 확인하는 현장의 번거로움, 방문객 감소 우려 등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숙박세’와 ‘이중가격제’는 이미 일본에서 큰 화제고, 앞으로의 일본 관광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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