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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방 이주 보조금 정책으로 인구 분산?

수도권 인구 분산·저출산 개선 목적

< Illustration by Renee Oh 2008(오르네) >

[객원 에디터 4기 / 임소연 기자] 일본 정부가 도쿄를 떠나는 가족에겐 자녀 1인당 최대 1000만 원에 육박하는 돈을 지급하기로 했다. 수도권에 밀집한 인구를 분산시키겠다는 취지다. CNBC,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23회계 연도가 시작하는 올해 4월부터 도쿄에 거주하는 가구가 도쿄 이외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경우 자녀 1인당 최대 100만 엔(약 971만 원)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2019년부터 자녀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해 왔으며, 2021년엔 2381명이 신청했다. 일본 당국은 수도권 인구 분산을 위해 이전에는 도쿄에서 이주할 경우, 자녀 1인당 30만 엔(약 291만 원)을 지급했었다. 지급액을 3배 이상 늘린 것이다. 지급액 절반은 중앙정부가, 나머지 절반은 지방정부가 부담할 예정이다. 

지급 대상은 도쿄 23구 전체 지역과 사이타마현·지바현·가나가와현 등 통 큰 ‘핫스폿’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가정으로, 자녀가 18세 미만이거나 고등학교 최종학년 재학 중인 18세 이상인 경우다. 보조금을 받은 경우에는 이주 후 해당 지역에서 최소 5년 동안 살아야 한다.

일본이 이러한 정책을 쓰는 것은 인구 고령화로 지방 인구가 소멸 단계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출산율이 갈수록 낮아지면서 일부 시골 지역의 경우, 20~30년 뒤 거주 인구가 사라지는 소멸 단계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2021년 기준 일본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8.9%에 달하는 반면 0~14세는 11.8%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에는 원격 근무를 위한 이주 가구 등에도 지원금을 지급하면서 건수가 크게 늘었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 “사회 전체를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르는 큰 과제”라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이번 정책적 시도를 통해 수도권에 밀집된 인구를 분산시키고, 저출산율을 개선하고, 고령화하고 있는 농촌 지역의 연령을 다양화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현재 수도권에 살고 있는 3500만 명 인구 중에서 2027년까지 1000만 명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일본 정부는 자녀에 대한 보조금 외에도 △지방 중소기업 재직자 △이주 후 재택근무 근로자 △이주 후 창업자 등에게 별도로 100만 엔을 지급하고 있다. 

한편 한국의 상황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2년 12월 기준 서울과 경기도의 인구는 약 2301만 명으로, 전체 인구인 약 5155만 명 중에서 44%에 이른다. 전체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 절반 가까이 사는 것이다. 

실제로 2021년 3월 기준 국내 소멸 위험 지역은 113곳으로, 전국 228개 시군구의 절반 정도이다. 2005년엔 33곳에 불과했지만 20년 사이에 많이 증가했다. 갈수록 심해지는 일자리 양극화와 수도권 중심 인프라 형성은 비수도권 젊은이들의 이탈을 가속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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