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우단체 ‘소녀상’ 조롱… 도를 넘었다
사쿠라이 마코토 위안부 “결코 강제 연행이 아니다”
외교부 “진실 부정하고 피해자 모독…매우 유감”
[위즈덤 아고라 / 전시현 기자] 일본의 극우단체인 일본 제일당에서 연 한 행사에서 ‘평화의 소녀상’처럼 옷을 입힌 인형을 전시하고 모욕적인 퍼포먼스를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영상을 본 국내 네티즌들은 “위안부 피해자를 조롱한다”는 분노 섞인 반응을 보였고,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짐승만도 못한 짓”이라며 맹비난했다.
해당 행사는 혐한 극우단체로 알려진 일본제일당 대표 사쿠라이 마코토가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일본 도쿄에서 연 행사이다. 수많은 의자들마다 소녀상으로 꾸며놓은 사람 모양 풍선들이 놓여있고, 사쿠라이 마코토는 풍성 인형들에 바람을 불어넣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그는 자신의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한국 취재진을 대놓고 조롱하는가 하면,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 하에 위안부와 역사를 조롱하는 전시회도 열었다.
영상에서 마코토는 흰색 저고리와 검은색 긴치마 차림으로 등장한다. 어깨에는 노란색 종이인형도 붙어 있다. 위안부 피해의 상징인 ‘평화의 소녀상’을 희화화한 모습처럼 보인다. 이내 그는 흰 저고리, 검정 치마 차림의 풍선 인형들 사이에 앉아 인형에 바람을 불어넣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남성이 쓰러져 있던 인형에 공기 주입기로 바람을 불어넣자 인형은 서서히 일어났다. 바람이 다 들어간 인형은 다리를 벌린 채 의자에 앉은 모양이 된다. 그림자에는 태극기가 붙어 있었는데 마치 악마의 모습을 연상케 하고, 어깨엔 일본 지폐로 포장한 새를 올려다 놓았다. 본래 평화의 소녀상 어깨 위에 놓인 새는 ‘자유와 평화’, 돌아가신 분과 살아 있는 사람을 연결하는 ‘영매’의 의미를 지니는데, 위안부 피해자들이 돈을 받고 성매매를 했다는 일본 극우세력들의 주장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마코토는 “실제 소녀상은 여기(어깨에) 잉꼬가 앉아 있던 것 같은데, 장난감 돈으로 만든 거다. 당시 결코 강제 연행이 아니고 제대로 대가를 받았다는 걸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행사를 이용해 위안부 피해자들이 동의 하에 성매매를 한 것처럼 거짓말로 그들의 고통을 지워버렸다. 과거의 실수와 폭력에 대해 사죄하기는커녕 마코토와 극우단체는 일본과 대한민국의 과거를 왜곡하며 세계에 거짓말을 퍼뜨렸다.
행사 장면이 담긴 영상과 사진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며 많은 이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사쿠라이 마코토는 과거 방송인 김구라를 만난 적도 있다. 한 프로그램에서 김구라는 마코토에게서 듣기에도 힘든 혐한 발언을 들었다. 당시 마코토는 김구라에게 “일본은 조선을 침략한 적이 없다. 확실하게 ‘매춘부’라고 통역해 달라”며 ”위안부는 전쟁 중에 돈을 받았다”라는 어처구니없는 망언을 했다. 그러자 김구라는 “그건 아니다”라고 분노하며 단호하게 답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소셜미디어(SNS)에서 “사쿠라이 마코토는 혐한 시위를 주도한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 회장 출신으로 평소 ‘위안부는 매춘부고, 일본은 조선을 침략한 적이 없다’라고 주장해 온 인물”이라며 “행사장 바닥에는 안중근 의사와 김구 선생을 그려 놓고 ‘역대 한국의 테러리스트’라고 적어 역사도 왜곡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우리 외교부도 27일, 입장을 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진실을 부정하고 피해자들을 모독하는 일부 일본 우익 세력의 행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