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위즈덤TECH]인간 없이 병을 진단하는 ‘메디컬 AI’ … 현재 상황은?

영화 속 메디컬포드의 가능성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가 진단 현재 상황

개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메디컬 AI

< Illustration by Hae jin Choi (최해진) >

[위즈덤 아고라 / 황시후 기자]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프로메테우스>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인물들이 외계 생명체를 찾으러 외계 행성을 탐험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중 주인공인 엘리자베스 쇼 박사는 외계 생명체의 숙주가 될 위기에 처하는데, 그녀는 수술 머신 ‘메드포드(MedPod)’를 통해, 비정상 부위를 단번에 파악, 자신 몸속의 외계인을 의사의 도움 없이 제거한다. 이 의료 머신이 실제로도 만들어질 수 있을까?

< 출처: 이코노믹 리뷰. 위 이미지는 프로메테우스 수술머신을 보여주고 있다. >

2024년 현재, 메드포드의 ‘자가 진단 및 치료’와 같은 특징처럼 의료계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가 진단’을 발전시켜오고 있다. 질병의 특징을 파악해 신약 개발에 사용하는 것은 물론, 증상과 사진만으로 질병을 순식간에 분석 및 특정해, 치료의 보조 선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의료진들은 환자의 건강 상태를 추적하기 위해 특정 시간마다 환자의 활력 징후를 기록한다. 이러한 활력 징후는 ‘시계열 데이터’ –동일한 대상을 시간순으로 관측해 축적된 데이터–로 축적되며, 이를 기반으로 미래의 값이 예측될 수 있다고 한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활용해 이 활력 징후의 값과 여러 의료적 컨디션을 비교해 상관관계를 내고, 이를 통해 심정지와 같은 질환들을 예방 및 식별할 수 있게 되었다. 

< 출처: ResearchGate. 활력 징후(심박수, 호흡, 피부온도, 걸음수)와 시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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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인공지능은 의료 사진 분석을 통해 비정상인 신체 부위를 식별하고, 질병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융합의학과 연합팀은 검사를 위해 촬영된 흉부 엑스레이 사진 약 40만 장을 활용해 질환의 변화를 진단해 내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고 한다. 흉부 엑스레이는 주로 폐나 심장 질환의 변화나 치료 효과를 추적하기 위해 사용되는데, 실제 이 모델을 적용한 결과, 연구진은 약 80% 정확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더불어,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시립보라매병원 공동 연구팀은 망막 안저를 촬영한 이미지를 보고 12가지 안과 질환을 안과 전문의의 소견과 96.2-99.9% 일치하는 펀더스 AI를 개발했다. 전문 안과의들이 녹내장등 망막 질환을 확인하려면 동공, 시신경 등을 확인하는 번거로운 작업이 뒤따르지만, 펀더스 AI는 단 몇 초 만에 질환을 식별할 수 있다. 이 안저판독기에 연구진은 망막 사진 약 10만 장을 학습시켰고, 식품의약품안전처 3등급 인허가를 받아, 곧 임상에서 사용을 앞두고 있다. 특히, 펀더스 AI의 상품화와 미국 시장에서의 특허 등록을 통해, 국내의 기술이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전망이다. 이뿐만 아니라 뷰노는 뇌 정량화, 활력 징후 분석등을 위한 인공지능의 개발 및 상용화하고 있기에, 눈여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출처: 분당서울대병원. 안과에서 촬영한 망막 안저 사진(왼쪽)과 분당서울대병원와 서울시립보라매병원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AI로 질환을 찾아낸 결과 이미지(오른쪽). 
>

더불어, 영화 속 메드포드는 X-ray나 MRI가 아닌 레이저 스캔만으로 질병을 진단한다. 실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비선형 라만 분자진동 영상기술(CARS)’가 이를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이는 반도체 발광 다이오드를 사용한 펨토초 (천조 분의 1초) 단위의 레이저 기반의 영상 기술로, 조직 내 분자의 움직임을 관측할 수 있게끔 한다. 기존의 CT나 MRI처럼 비정상 병변 조직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정상 조직에도 사용될 수 있으며, 형광물질이나 추가적 염색도 필요하지 않아, 부작용을 최대한 낮췄다고 한다. CARS는 “암, 종양의 조기진단에 유용할 뿐만 아니라, 질환의 원인 분석, 신약 분석 등 다양한 의료현장에 활용돼 미래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충남대학교병원 병리과 여민경 교수는 말했다. 

또한, 최근 챗GPT (ChatGPT) 개발사 Open AI는 인공지능 챗봇을 활용한 ‘의료 자가진단’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는 의료진뿐만이 아니라 환자 개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챗GPT의 접근성 있는 대화 형식과 막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내원 전 환자들이 더욱 간편히 자신의 증상을 식별할 수 있게끔 한다. 전문가들은 개개인의 AI 자가진단을 통해 줄어드는 응급실 방문 횟수와 더 간편한 긴급치료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뿐만 아니라, 알맞은 약을 골라주는 일명 ‘AI 화상투약기’도 실사용을 앞두고 있다. 창업자 박인술 쓰리알코리아 대표약사에 따르면 화상투약기는 챗GPT 기반의 AI 기술을 탑재할 것이며, 2024년 초에 시제품이 나온다고 한다. 이 화상투약기는 AI 약사가 복약상담을 진행하고, 환자 증상에 맞는 의약품까지 골라주는 서비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면 복약상담을 더 발전된 기술로 더욱 접근성 있게 발전시켰다고 한다.

이렇게, 의료계에서의 인공지능은 치료의 보조 수단으로 중요하고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메디컬 AI에도 난관이 있다. 바로, 데이터를 수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개개인의 비식별화와 개인 정보에 관한 엄격한 정부 규제들이 데이터를 축적하는데 어려움을 주며, 만약 데이터가 있다 해도 이를 연결해 데이터 세트를 만드는데 난항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또한 인공지능이 고도로 발전되어 임상에 사용된다면, 실업률이 올라갈 수 있어, 사회적 어려움도 발생할 수 있다. 

마무리 지으며 위 질문을 답하자면, <프로메테우스> ‘메드포드’의 근시일 내 상용화는 어려울 것이다. 아직 임상에 인공지능 만을 사용한 진단은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4년 현재 자가진단 및 치료를 위한 인공지능의 발전은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많은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관련 의료산업이 향후 몇 년 안에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 삶에서 인공지능의 의존도는 매일 높아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의 유용한 점들은 활용하되, ‘양날의 검’과 같은 인공지능을 의료에 잘 접목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위즈덤TECH]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아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 힘’이 된 시대에서 인공지능과 로봇의 세계를 탐구합니다. 휴머노이드부터 기술과 의학, 천문학의 연결고리 등을 칼럼으로 연재합니다. 위즈덤 아고라 황시후 기자의 ‘위즈덤 TECH’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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