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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컨슈머] 세계 시장 움직이는 소비자 ‘포노 사피엔스’

시장의 신권력 ‘포노 사피엔스’

편리한 모바일에 길든 신인류

<PIXABAY 제공 >

[위즈덤 아고라 / 우연주 기자] 현재 세상은 ‘포노 사피엔스’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소비 트렌드도 주도하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는 스마트폰을 마치 신체 일부처럼 자유롭게,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인류를 뜻하는 신조어다. 스마트폰을 통해 더 많은 선택권과 큰 목소리를 갖게 된 능동적인 소비자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면, 이미 그대는 포노 사피엔스다.

과거 대한민국은 생산자 위주의 패러다임이었다. 옛날 공익광고는 소비 절약 캠페인을 하며, 소비를 악덕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현재는, 기존의 생산자 중심에서 벗어나 소비자 중심으로 시장 패러다임으로 바뀌었다. 소비를 절약하는 것이 아닌, 소비를 독려하는 정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는 임시 공휴일의 효과가 있다. 평균적으로 ‘황금연휴’를 통해 매년 백화점 매출액이 16% 늘어나고, 연휴 기간을 맞아 나들이를 다녀오는 가족이 늘어나면서 박물관, 야구장 입장객도 각각 17.3%, 43.9% 늘었다.

분석에 따르면 임시공휴일을 하루 지정하면 소비지출이 약 2조 원 증가하고, 생산도 약 3조 9000억 원 유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연휴 기간 소비자 지출을 살펴보니, 휴일이 아니었다면 쓰지 않았을 돈을 쓰는 ‘수요 창출’과 향후 소비에 쓸 돈을 당겨서 쓰는 ‘조기 집행’이 섞여 있다”며 “소비 심리를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있다”라고 평했다. 즉, 연휴는 침체됐던 소비를 살려내는 것으로 보이고, 이와 비슷한 소비자 위주의 정책들이 나오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 소비자는 스마트폰으로 양질의 정보를 빠르게 획득하고, 다른 데서 수집한 정보를 스마트폰에 저장할 능력이 있다. 그만큼 포노 사피엔스 소비자는 생각의 개인화를 가지고 있다는 대표적인 특징이 있다. 포노 사피엔스는 정보 선택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걸 알기에 원하는 내용 위주로 섭취하며, 이로 인해 자신이 소비자라는 인식이 굉장히 분명해졌다. 현대 사회에서 스스로 물건을 노동의 대가로 받은 금전을 지불해서 구매한 소비자로서, 일정한 권리가 있다고 본다. 이로 인해 이런 ‘소비자 중심’의 변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아직 포노 사피엔스의 권력을 느끼지 못했다면, 포노 사피엔스 등장에 따른 업종별 변화를 통해서도 소비 생태계의 변화를 알아볼 수 있다. 금융업계는 ‘모바일 뱅킹’이 은행 업무의 표준으로 전환하며, 모든 계좌를 하나의 앱으로 관리하는 ‘오픈뱅킹 서비스’도 등장했다. 제조업체들은 제품 개발과 공급 및 수요 예측에서 데이터의 중요성 증가하고 유통업계는 모바일 쇼핑 중심으로 쇼핑 업계 구조가 바뀌고, 방문 픽업, 온라인몰 구축 등 오프라인 상점들의 변신을 볼 수 있다. 포노 사피엔스 소비자 의견과 취향을 반영해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날까? 포노 사피엔스는 기업을 자신과 동등한 거래 대상으로 인지하기 때문이다. 포노 사피엔스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욕구와 불만을 가졌는지, 기업에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존재다. 앞서 말했듯이, 사람들은 스스로 자기를 소비자라고 자각하며 개인의 경제적인 정체성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장의 신권력이라 불리는 포노 사피엔스가 불러오는 문제는 무엇일까. 일단,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가 중요해진 만큼, 소비자의 개인 정보가 무분별하게 활용됨에 따라 기업의 비윤리적인 행동이 소비자에게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는 부작용이 있다. 

최근 사례를 들자면 M기업은 최근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한 사실이 밝혀졌다. M기업은 레시피 추천 커뮤니티를 운영해온 창업팀이다. M기업 이모 대표는 본인을 28세 신혼부부로 소개하며 식료품과 밀키트 상품 후기 공유를 목적으로 하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만들었다. 실제로 스타트업이 채팅방의 개설 목적을 속이고 정보들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것이다. 이처럼 투명한 개인 정보 수집 및 활용이 보장되지 않는 공간에서 소비자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또한, 모바일 쇼핑을 애용하는 포노 사피엔스에게 온라인 구매 과정이 간편해지면서 소비자의 충동구매가 늘어나고 있다는 단점이 있다. 쿠팡 ‘나중 결제’는 상품을 우선 구매한 뒤, 일정 기간 후에 대금을 갚는 결제 시스템이다. 쿠팡은 처음엔 ‘나중 결제’ 한도를 월 50만 원으로 한정했으나, 이후 130만 원까지 확대했고 최근에는 200만 원까지 늘렸다. 녹색소비자연대 윤영미 공동대표는 “쿠팡 나중 결제는 액수가 크고 할부까지 가능해 충동구매와 과소비를 부추겨 신용불량을 양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나친 과소비화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 또한 마련해야 할 것이다.

포노 사피엔스는 스스로 경제적인 정체성을 ‘소비자’라 규정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의 소비의 이익이 되는 모든 정보를 손쉽게 볼 수 있다. 포노 사피엔스의 구매는 마치 화폐로 투표하는 것처럼, 존속해야 될 기업은 현재 소비자의 주권을 통해 정해진다. 이처럼 포노 사피엔스의 권력을 점차 커지고, 기업들 또한 이러한 변화에 반응해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포노 사피엔스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으려면 자신이 소비하는 정보와 공유하는 정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현명한 소비를 가능하게 하는 소비 습관이 더욱 필요하다. 기업들이 민첩하게 소비자를 주시하고 있는 만큼, 포노 사피엔스 소비자는 자신의 권리를 더욱 주시하고 과소비화를 방지하기 위한 소비 방식을 터득해야 한다.

[위즈덤 컨슈머] 상품이 넘치는 세상에서 소비자이자 트렌드를 선도하는 10대들에게 똑똑한 소비를 위한 세상의 변화와 마케팅 세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칼럼을 연재합니다. 위즈덤 아고라 우연주 기자의 ‘위즈덤 컨슈머’로 세상의 소식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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