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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네이처]뇌 연결지도를 만든 광유전학 기술

< PIXABAY 제공 >

[ 위즈덤 아고라 / 하민솔 기자] 최근 빛을 이용하여 유전자를 조작하는 광유전학이 등장하면서 유전자 조작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있다. 광유전학은 빛을 이용하여 유전자를 조작과 조절을 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다. 지난 3월에는 광유전학을 활용한 기술로 뇌 연결 지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기초과학연구원(IBS)이 발표했다. 

광유전학은 빛을 사용하여 유전자를 조작하는 기술로, 생물체의 세포 또는 조직에 광유전자를 도입하고, 이를 빛을 통해 활성화하거나 억제함으로써 특정 유전자의 기능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광유전학 기술은 유전자 조작과 광학 기술이 융합되어 사용되는 기술이다. 

광유전학은 특정 파장의 빛의 반응하는 광감지 단백질인 크롬포린을 사용한다. 크롬포린은 빛을 감지하고 반응해서 유전자를 조절할 수 있는데, 크롬포린을 신경세포에 넣어서 빛을 조절해서 신경세포의 활성을 촉진시키거나 억제한다. 

크롬포린이 빛에 반응하는 것은 특정 DNA 서열인 프로모터와의 결합 때문인데 프로모터란 유전자의 발현 속도와 한도를 결정하는 DNA 염기서열로 지령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유전자가 발현되기 위해서는 염기서열 중 프로모터 영역이 다양한 단백질과 결합해야만 발현될 수 있다. 프로모터와 결합한 크롬포린은 빛에 반응하여 그에 따라 빛의 강도나 종류에 따라서 유전자를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는 지난 3월 서울대 생명과학부 연구팀과 함께 광유전학 기술을 활용하여 뇌 연결 지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빔 프로젝터로 쥐의 뇌에 빛을 쏴 대뇌 피질 활동을 조절하면서 기능적 자기 공명영상(fMRI)으로 뇌 전체 영역을 스캔하여 뇌 연결 지도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기존 광섬유를 삽입하는 대신에 쥐의 대뇌 피질에 직접 빛을 쏘는 방법을 선택했다. 쥐의 두개골 때문에 빛이 침투할 수 없게 되자 연구진은 치과 수술용 드릴을 이용하여 얇게 갈아내고 약품처리해 뇌가 비쳐 보이도록 했다. 그 후, 고출력 광유전학 자극 레이저를 장착한 빔 프로젝터를 이용해서 대뇌 피질 전반에 직접 빛을 쏴서 자극을 주었다. 연구진은 쥐의 다양한 뇌 영역을 순차적으로 자극하여 fMRI로 전체 뇌를 스캔해 얻은 뇌 활성반응에 대한 데이터로 뇌 영역 간 상호작용의 인과관계를 나타내는 지도를 완성시켰다. 

그 외에도 광유전학은 응용될 수 있는 분야가 많은데, 그중 하나가 질병 치료이다. 광유전학 기술은 치매나 파킨슨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도 쓰일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 치매나 파킨슨병 환자의 세부 뇌 회로에서 새롭게 신경 세포를 정의해 주고 관련 분자 기전을 찾는 일에 기여하고 있다. 

2020년에는 고려대학교 뇌공학과 곽지현 교수팀이 광유전학을 사용하여 해마 신경망 내 억제성 신경세포의 활동을 조절함으로써 초기 알츠하이머성 치매에서 손상되는 뇌파와 시냅스 가소성 장애를 회복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교수팀은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손상된 해마 절편에서 억제성 신경세포를 광유전학적으로 활성화하여 손상된 시냅스 가소성 장애를 회복시켰다. 신경세포의 선택적 활성화로 초기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뇌파와 기억 치료 기법으로 광유전학 기술이 가능성이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하지만 광유전학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 몇몇 문제점이 있다.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이 인간의 뇌에 전달되기까지 실질적으로 어려운 점들이 있다. 지금까지 동물 실험에서는 뇌에 넣기 위해서 바이러스를 이용한다. 바이러스를 뇌에 주입하게 된다면 인체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뇌신경까지 빛을 전달할 때에 주변 세포들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는 단점 역시 존재하였다.

또한 현재에는 동물의 뇌에 구멍을 뚫어서 광섬유를 통해서 빛을 전달하고 있거나 뇌에 칩을 심어 전기적 자극을 주는 방식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뇌에 구멍을 뚫어서 광섬유를 전달한다는 것은 위험하기에 안전하게 인간에게 적용될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초과학연구원(IBS)의 박홍규 교수팀은 죽부인을 모방한 나노 장치를 개발하여 부작용 없이 빛으로 뇌신경을 자극할 수 있게 하였다. 지금껏 동물실험에서는 뇌신경까지 광섬유를 전달하려면 뇌에 손상을 주거나 주변 세포들의 면역반응을 일으켰지만, 뇌와 비슷한 힘을 견디는 재질의 그물 구조 탐침을 개발하여 뇌신경에 자극을 주지 않는 방법을 만들어낸 것이다. 죽부인을 모방한 탐침은 뇌 조직과 성질과 매우 유사라고 유연해 뇌신경에게 자극을 주지 않는다. 또한 연구진은 1cm 길이의 빛을 보낼 수 있는 통로를 결합해서 나노 탐침의 끝까지 빛을 잘 전달할 수 있게 하였다. 전용 통로를 만듦으로써 열로 인한 뇌 손상 또한 없어졌다.

[위즈덤 네이처] 인간의 심리는 뇌의 다양한 영역과 상호작용하며 형성됩니다. 뇌 과학과 인간의 심리의 밀접한 연관성을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칼럼을 연재합니다. 위즈덤 아고라 하민솔 기자의 ‘위즈덤 네이처’로 뇌과학과 심리학의 세계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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