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은 꼬리가 없을까?
[객원 에디터 7기 / 이채은 기자] 대부분 동물은 꼬리를 가지고 있다. 인간과 닮은 원숭이도 긴 꼬리를 가지고 있다. 꼬리는 척추동물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다. 꼬리는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달릴 때 방향을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이뿐만 아니라 체온을 유지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은 꼬리가 없다. 찰스 다윈은 사람의 꼬리뼈가 다른 동물들의 꼬리와 일치하는 기관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이 진화를 통해 꼬리가 사라졌다고 추측할 뿐이지 직접적인 증거는 발견되지 못했다.
지난 28일 미국 뉴욕대 그로스만 의대와 랑곤헬스 공동 연구팀은 사람의 꼬리를 퇴화시킨 유전자를 확인해 연구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돌연변이로 생긴 특정한 DNA가 꼬리가 없어진 주된 이유라고 추측해 왔다. 꼬리에 관여하는 유전자는 140여 개다. 꼬리가 없는 유인원 6종과 꼬리가 있는 원숭이 9종의 DNA를 비교했을 때 꼬리가 없어진 원인은 꼬리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아니라 꼬리 유전자에 다른 유전자 조각이 끼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네이처지에서 밝혔다.
TBXT란 이름의 유전자 내의 Alu알루 인자의 DNA가 꼬리 발생에 관여하는데, 알루 인자는 인간 게놈 전체에 100만 개 이상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유전자 조각이 꼬리 유전자에 끼어들어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면서 꼬리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알루 인자의 끼어들기가 실제로 꼬리가 없어지는 데 영향을 주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TBXT를 조작해 쥐에 주입해 관찰했다. 그 결과 알루를 삽입한 쥐들은 꼬리가 짧아지거나 사라졌다. 이 실험은 지난 2021년 바이오 아카이브에서도 공개되었다.
하지만 아직 생쥐 실험을 통한 연구 결과이기에 많은 의문점이 존재한다. 이러한 점 때문에 네이처 논문 심사를 통과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21의 논문에서는 유전자를 주입한 쥐들이 꼬리에 기형을 보이긴 했으나 꼬리가 짧아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험을 계속한 결과 이번 논문에서는 꼬리가 짧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인간 인자는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이 부위에 끼어든 특정 알루 인자는 꼬리 길이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매우 놀랍다”라고 공동 저자인 제프 보케 교수가 밝혔다.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2,500만 년 전 인간은 다른 동물들처럼 꼬리가 있었고 네 발로 움직였을 것이다. 이족보행은 수백만 년을 거쳐서 서서히 진화했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유전자가 약간의 부작용이 있다고 밝혔다. TXBT를 삽입한 쥐에서 신경관 결함이 약간 관찰되었다. 인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척추에 구멍이 생기면서 그것으로 척추 신경과 조직세포가 빠져나오는 질환으로 아주 드물지만, 아직 알루 인자와 관련이 있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따라서 공동 저자 야나이 이타이 박사는 실험을 통해 사람이 꼬리가 없어진 것이 선천성 신경관 결함과 관련 있는지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