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야식이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

야식, 24시간 동안 배고프게 한다

소화 불량, 비만 유발 등등

< PIXABAY 제공 >

[객원 에디터 4기 / 하민솔 기자] 지난달, 브리검 여성 병원 (Brigham and Women’s Hospital)에서 야식이 인체 대사 과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전까지는 야식이 정확히 어떤 메커니즘으로 인체 대사 과정에 작용하는지 규명되지 않았다. 

브리검 여성 병원에서 진행한 연구는 야식이 인체 대사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규명하며 야식이 체중 조절 및 비만의 3요소인 칼로리 섭취량, 칼로리 소비량, 지방조직 변화에 대한 영향을 조사한 것이다. 

책임 연구자인 프랭크 쉬어 (Frank A.J.L. Scheer) 박사와 니나 부요비치(Nina Vujovic) 박사는 ‘다른 모든 것이 일정하게 유지될 때에도 먹는 시간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졌으며 부요비치 박사는 “연구를 통해 우리는 식사 시간을 4시간 미루는 것이 배고픔을 느끼는 정도, 식사 후 칼로리를 연소하는 방식, 지방을 저장하는 방식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지수)에서 비만 수치를 가진 16명을 대상으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이른 식사를 하게 하고 다른 그룹은 4시간 늦은 식사를 하도록 했다. 이외에 모든 조건은 동일하도록 통제했는데, 식단과 실험기간 동안 참가자들이 모두 일정한 수면 시간과 기상 시간을 유지하도록 했으며 신체활동, 빛 노출 등의 행동 요인과 환경요인을 엄격하게 제어했다. 이후 참가자들이 배고픔을 느끼는 시간과 식욕 정도를 기록했으며 지방생성과 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참가자들은 하루에 소량의 혈액 샘플을 제공했다. 

실험 결과 이른 식사를 한 그룹보다 4시간 더 늦게 식사를 한 사람들에 배고픔 및 식욕 조절과 관련된 호르몬인 렙틴(leptin)과 그렐린(ghrelin)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만감을 나타내는 렙틴의 수치가 늦게 식사했을 때, 24시간 동안이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늦게 식사한 참가자들의 칼로리 연소 속도가 일찍 식사한 참가자들보다 훨씬 느렸으며 지방조직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했다. 이는 지방 생성을 증가시키고 지방 분해를 감소시키며 지방 형성을 촉진시켰다. 

이 연구 결과는 야식과 비만 위험의 상관관계에 대한 생리학적 및 분자적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부요비치 박사는 “야식이 비만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는 결과 역시 기존의 많은 연구 결과와 일치하지만, 어떤 과정을 통해 발생하는지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라고 말했다.

야식은 저녁 시간대를 넘어서 밤에 먹는 음식을 말한다. 최근 들어서 야식을 즐겨먹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으며, 대표적인 야식으로는 치킨, 라면 등등이 있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맛있더라도, 다음날 아침이 되면 속이 더부룩해 아침을 거르게 된다. 또한 아침에 뭘 먹지 않기 때문에 식욕이 왕성해져서 하루에 필요한 음식 섭취량을 저녁이 되어서야 몰아서 먹게 된다. 

실제로 야식이 하루 전체 식사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 ‘야식 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야식 증후군’은 스트레스에 대한 비정상적 반응으로 수면장애나 우울증 증상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대표적인 야식들은 대부분 맵거나 자극적인 맛의 음식들이 많다. 밤에는 신진대사가 낮보다 떨어지고 위산 분비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때문에 자극적인 양념의 음식들은 쉽게 위에 자극을 준다. 이는 위염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으며 스트레스도 함께 겹치면 궤양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음식을 소화하는데 보통 2시간에서 4시간 정도 걸리지만 야식을 먹고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자게 되면 위와 식도의 괄약근이 열리면서 식도로 역류돼 식도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한 야식을 많이 먹으면 비만이 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성인 6억 5천만 명이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도 성인 비만 수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0년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 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비만 유병률이 38.3%로 높게 나타났다. 2019년에 비해 5.5%나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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