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변화구를 이용하여 전자 궤적을 바꾸다
반도체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실험 한국에서 최초로 진행
[ 객원 에디터 5기 / 한지헌 기자 ] 투수가 주로 야구공을 던질 때, 빠른 공, 느린 공, 직구와 변화구 등을 다양하게 사용하면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이를 적용해서, 고체 내부의 전자의 이동 궤도를 조절할 수 있으면, 전자소자의 성능이 향상될 수 있다.
고체 내부의 입자는 주로 가운데에 양성자, 중성자, 그리고 그밖에 전자로 이루어진 구조를 가진다. 이때, 전자는 과학적으로 많은 영향을 준다. 생명 분야에서는 소화한 에너지를 신경 등으로 전달할 수 있는 에너지로 바꾸는데 활용이 되고, 전기공학적으로도 전기를 만드는데 많이 사용된다.
전자의 궤도를 바꿀 때는 주로 홀 효과 (Hall effect)라는 것을 이용한다. 홀 효과는 주로 도체나 반도체 분야에서 내부에 흐르는 전하의 이동 방향에 수직 방향으로 자기장을 가하게 되면 금속 내부에 전하 흐름에 수직 방향으로 전위의 차이가 형성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는 높은 전류가 필요하기 때문에, 제어하기가 어렵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 연구원들은 옛날 러시아 물리학자 디야코노프와 페렐이 1971년 예상한 ‘궤도 홀 효과’를 사용했다.
궤도 홀 효과는 홀 효과와 달리 전자의 궤도 각운동량에 의해 전자의 궤적이 휘는 현상으로 투수가 던진 공의 회전 때문에 야구공의 궤적이 휘는 현상과 유사하다. 학계에서는 그동안 고체 내부에 있는 전자가 궤도 각운동량을 갖기 어려울 것으로 간주했다.
이 효과는 원래 원자번호가 큰 중금속에만 성립이 되어왔는데, 이번에 최초로 원자번호가 낮은 경금속에서 실험적으로 시현되었고, 이론적으로만 알려져 왔던 스핀 홀 효과를 증명하여 매우 의미가 큰 평가였다.
이 실험을 담당한 최경민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전자소자에서 전류의 궤적을 제어할 수 있는 근본 원리를 제공한다”라고 의미를 밝혔다. 이 연구의 결과는 자전력 자성 메모리 (MRAM) 개발에 응용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