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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유일’ 나토 사이버본부에 태극기 걸렸다

한국, 나토의 사이버방위센터​​ 정회원으로 가입

中 관영지, 韓 나토 사이버방위센터 가입에 반발

< Illustration by Jessica Li >

[위즈덤 아고라 / 김규인 기자] 한국이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NATO)의 사이버방위센터​​(CCDCOE)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이에 따라 에스토니아 탈린에 위치한 나토의 사이버방위센터에서 오늘 태극기 게양식이 열렸다. 

<나토 사이버방위센터 회원국 국기 – 국가정보원 제공>

나토는 미국과 소련이 부딪힌 냉전시대 시절 소련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서유럽 국가들이 모인 군사 공동체이다. 

이번에 한국이 정회원으로 가입한 것은 벨기에 위치한 나토의 본부가 아닌, 에스토니아에서 별도의 조직을 갖추고 운영되는 나토의 사이버방위센터에 정회원으로 가입한 것이다. 

나토 사이버방위센터에는 총 32개국이 가입돼 있으며, 이중 27개국이 나토 회원국이고 회원이 아닌 국가는 한국과 핀란드, 오스트리아, 스위스, 스웨덴 5개국에 불과하다. 

최근 사이버 위협은 그 대상 범위와 피해가 광범위해져 개별 국가의 역량만으로는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나토의 사이버방위센터 가입으로 우수한 사이버 위기 대응 능력을 갖춘 서방 국가들과의 공조가 보다 원활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다.

이로서 우리나라는 아시아 국가로선 처음으로 사이버방위센터의 정회원이 됐으며 한국의 사이버 안보 대응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입 과정이 간단하지만은 않았다. 2019년 7월 가입 의향서를 제출하고 이번에 가입 절차가 완료되기까지 3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국가정보원이 한국을 대표해 나토의 연례 사이버 방어훈련인 ‘락드쉴즈’에 참여하며 사이버 대응 능력을 검증받았고, 결국 가입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이 나토 사이버방위센터에 가입한 것에 관해 중국은 역내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6일 논평을 통해 한국의 나토 CCDCOE 가입에 대해 “미국 주도의 나토가 사이버 방위 영역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억제하기 위한 체스판에 한국을 끌어들였다”며 “나토가 사이버 방위를 한반도, 나아가 인도·태평양 지역까지 확대해 지정학적 문제에서 서방 간섭의 발판을 마련했다”라고 적었다.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만일 미국이 사이버 방위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억제하려고 하고 실제 군사적 충돌에서 이기려 한다면 정보 수집에서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며 “미국 주도 사이버 방위와 정보 그룹들의 재조합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려는 의도”라고 판단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문제를 거론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의 안보 불안을 자극할 수 있지만, 한국의 나토 가입은 중국과 러시아, 북한을 포함해 주변국들과 대치 심화를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의 트위터 갈무리>

앞서 중국의 유명 논객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도 지난 5일, 한국의 나토 CCDCOE 가입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관련 기사를 링크하고 “만약 한국이 이웃 국가들에 적대적으로 돌아서는 길을 택한다면 그 길의 끝은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중국은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일 순방을 앞두고 한미일의 동맹 강화 행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을 대표해 실무 활동을 담당할 국가정보원은 이번 정회원 가입으로 인해 향후 NATO가 주관하는 합동훈련ㆍ정책연구 행사에 참여의 기회가 확대되고 우리의 발언권 또한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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