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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연령 20세 → 18세로 낮추는 일본

국제적 기준에 맞게 20세→18세 민법 개정…

여성 결혼가능 연령은 16→18세로 상향

<Illustration by Jessica Li>

[객원 에디터 3기 / 이소민 기자] 다가오는 4월 1일, 일본에서 성인 연령을 20세에서 18세로 낮추는 새 민법이 시행된다고 밝혔다. 또한, 여성이 결혼할 수 있는 연령을 16세에서 남성과 같은 18세로 올린다.

일본에서 성인 연령을 낮추는 결정은 메이지 시대, 1876년 관련 제도가 도입된 이후 146년 만이다. 18세에게 선거권이 주어진 2016년에 이어, 이번 새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18세들은 부모 동의 없이 신용카드를 만들 수 있게 되었으며 성인이 할 수 있는 법적 활동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범죄율을 증가시키지 않기 위해 음주, 흡연, 경마, 경륜 같은 공영 도박에 대한 금지 연령은 변함없이 20세로 유지된다. 일본의 새 소년법은 민법상 성인에 포함되는 18세에서 19세를 특정 소년으로 분류했으며, 특정 소년 범죄자들은 17세 이하 소년들과 다르게 취급하도록 하였다.

새 민법에 대해 찬반 논란은 뜨겁다. 일본 누리꾼들은 각종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18세가 되면 스스로 휴대폰을 개통하고, 부동산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각종 사기 등 다양한 범죄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야후 뉴스에서 인터뷰를 한 일본 누리꾼은 “고등학생인데 (성인식을 위한) 예복 등을 준비하는 것은 졸업식을 준비하고 입시가 한창인 시기에 본인에게도 부모님에게도 큰 부담을 안기는일”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또한, 성인 연령을 20세에서 18세로 바꾸는 것은 학업에 지장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들이 가장 중요한 입시 시기에 성인식을 동시에 하게 되면 학업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지난 23일 초당파 국회의원들이 일본 국회 내에서 집회를 열고 관련 법안 정비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입헌민주당 시오무라 아야카(塩村文夏) 의원은 “다음 달 1일부터 벌써 피해가 발생하려 하고 있다. 고교생 AV가 인기물이 되어 버릴 텐데, 일본이 에로 대국이라는 소리를 듣는 부끄러운 일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현행 법률에서는 18세 미만 미성년자는 아동 포르노금지법으로 AV 출연이 허용되지 않지만, 개정 민법이 시행되면 18세 이상은 부모 동의 없이도 계약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성인 연령을 낮추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누리꾼들도 있다. 이들은 ‘경제적 자립심의 강화’와 ‘사회적 책임 의식의 고양’ 등을 이유로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논란 가운데, 교토산업대학교 법학부, 반도 토시야 교수는 “소비자 계약 법상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이 많다”, “만일의 경우 계약 당시의 설명과 달랐다거나 가게에서 붙잡고 돌려보내 주지 않을 경우 계약 체결 후에도 계약을 취소할 수 있기에 계약을 맺기 전에 계약서를 꼼꼼히 읽고 이메일이나 음성기록 등을 통해 증거를 남겨놓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도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금융청은 4월부터 전국 대부업체가 18, 19세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모든 대출을 감시할 방침을 정했다. 또한, 새롭게 마련하는 감시 체제에 따라 대부업자는 18, 19세에 대출한 건수와 금액, 상환 상황 등을 월 1회 지자체 등에 보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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