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선조들은 무더운 여름을 어떻게 보냈을까?

왕족들의 여름 나기,  반빙을 통해 알아보는 선조들의 지혜

선비다운 여름 나기 방법인 탁족

모시와 죽부인이 시원한 이유

<출처: PIXABAY>

[객원에디터 2기 / 김민 기자] 기온의 변화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여름철 폭염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지난 24일 경북 영천의 낮 최고 기온은 40.3도로 올 여름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또한, 서울 전역의 체감온도가 41도를 넘겨 폭염경보가 내려지기도 하는 등 여름을 보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실제로 에어컨과 선풍기 등 계절가전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13.1% 증가했다. 

에어컨이 없으면 살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더운 여름을 선조들은 어떻게 보냈을까. 

왕족들은 반빙을 이용해 더운 여름을 보냈다. 반빙은 왕이 신하들에게 얼음을 나눠주는 것으로 겨울에 얼음을 저장했다가 여름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조선 시대에 서울에는 동빙고, 서빙고 등의 얼음창고가 있었고 각 지역에 얼음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가 있었다. 보통은 무더운 여름에 지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거나 제사를 지낼 때 신선한 음식을 올리기 위해 사용되었다. 에어컨이나 냉장고가 없었던 시절 더운 여름에 얼음물에 담가 둔 수박이나 참외 등 시원한 과일을 먹는 것은 왕이 누릴 수 있는 최고에 호사였다.

<안동 석빙고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제공>

여름에도 얼음을 보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석빙고 내부는 열전도율이 뛰어난 화강암으로 이뤄져 열이 발생하더라도 밖으로 빠져나가게 설계되어 있어 내부 공기를 시원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외벽은 진흙과 석회로 이루어져 있어 습기와 물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었다. 석빙고의 위치도 얼음을 운반하기 쉽고 기온이 비교적 시원한 강가 근처에 위치하여 효과적으로 얼음을 보관하였다.

양반들의 여름나기 방법을 통해서 당시에 유행하던 여름옷 상품과 옷감 소재를 엿볼 수 있다. 조선 중기 이경윤의 <탁족도>를 보면 선비가 인적이 드문 시내에서 저고리를 풀어 헤치고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탁족을 즐기며 자연 속에서 인격 수양도 하고 더위도 잊는 선비 다운 여름나기를 즐겼다. 또한, 모시옷을 입고 죽부인을 끼며 무더위를 이겨냈다. 모시는 현재 린넨이라는 소재와 비슷한 소재로 태양열을 차단하고 통풍이 잘되어 체온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여름철 옷감으로 자주 사용되었다. 죽부인은 등나무 줄기를 재료로 만든 여름철에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물건이다. 죽부인은 구멍이 뚫려있어 바람을 잘 통하게 하고 차가운 촉감으로 더위를 식히는 데 도움이 되었다.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이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모시와 죽부인을 찾고 있다. 

에어컨 없이는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무더운 여름, 선조들은 모시나 죽부인부터 반빙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여름을 보냈다. 더위가 수그러드는 요즘, 하루쯤은 선조들의 지혜를 따라 여름을 보내보는 것을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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