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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로 인해 최근 급격히 성장한 남미 소국, 가이아나

베네수엘라와 영토 분쟁, 석유 산업 사장화로 아직 미래 불투명

< FREEPIK 제공 >

[객원 에디터 7기 / 강세준 기자] 최근 남미 소국 가이아나 대통령 모하메드 이르판 알리가 영국 BBC의 대담 프로그램 ‘하드 토크’에 출연하여 진행자가 유전 개발에 따른 환경 문제를 언급하자 ‘선진국들은 산업혁명을 통해 환경을 파괴해 놓고서 이제 와서 우리를 가르치려고 드느냐’ 등 서방 선진국들을 기후 위기 관련하여 위선적이라며 비판한 발언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가이아나는 최근 석유로 인한 급격한 발전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일각에서 석유로 인한 환경 파괴를 우려하자 알리 대통령이 이에 일침을 날린 것이다. 

< 구글 지도 화면 갈무리 >

가이아나는 남아메리카 북부에 위치한 한반도 정도의 면적과 약 80만 명의 인구를 가진 소국이다. 남미에서는 유일하게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이며, 베네수엘라, 브라질, 수리남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인구 대부분은 영국 식민지 시절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에 해외 노동자로 유입된 아프리카계와 인도계들로 구성되어 있다. 

가이아나는 불과 10년 전까지만 하여도 식민지 시절부터 이어진 사탕수수와 쌀 농업 위주의 경제 구조를 가진 빈곤국이었으나, 2015년 미국 엑손 모빌이 가이아나 연안 해역에서 원유가 대량으로 매장된 해저 광구를 발견한 이후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원유 채굴을 시작하며 최근 5년 동안 가이아나의 경제는 비약적으로 성장하였다. 특히나 인근 베네수엘라에서는 황이 3% 넘게 섞여 정제 과정이 필요한 중질유가 생산되는데, 가이아나에서는  황이 0.5%로 적어 경제성이 높은 경질유가 생산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연안 해역의 원유 매장량은 110억 배럴 이상으로 추정되며, 인구가 80만 명임을 감안했을 때 유전 개발이 지속된다면 조만간 1인당 원유 보유량 세계 1위를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가이아나는 석유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국이 되고 있다. 2023년에는 무려 39%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여, 국제통화기금(IMF)의 예측치 38%보다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게 되었다. 특히나 아직 유전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이는 고무적이다. 향후 4년 내로 3개의 유전이 가동을 시작하고 6번째 유전이 시추에 들어가면 더더욱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원유 생산으로 인한 너무 급격한 경제 성장 때문에 물가가 크게 치솟으며 최근 범죄가 급증하였다. 경제 데이터 웹사이트 TheGloboalEconomy.com에 따르면 2014년 5.5점이었던 국가안전지수는 유전 발견 후 오르기 시작하더니 2021년 7.1점에 도달하며 정점을 찍었다. 특히나 석유 개발로 창출한 부의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미국과 중국 석유 노동자들에 대한 증오 범죄와 강도 범죄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거기다 작년에는 베네수엘라가 에세키보 강 서쪽, 가이아나 영토의 ⅔를 차지하는 과야나 에세키바 지역이 역사적으로 베네수엘라의 영토라는 것을 강조하여 갈등이 불거지기도 하였다. 특히나 해상 유전은 과야나 에세키바 지역 연안에 위치하기에, 이 지역에 군사적 갈등이 고조된다면 석유 채굴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해당 지역의 개발에 미국이 관여하였으며 브라질이 가이아나의 동맹인 이상 베네수엘라가 가이아나를 침공 시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현실적으로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또한 일명 ‘자원의 저주’에 대한 우려도 생기는 중이다. 자원의 저주는 주로 천연자원을 통해 급격하게 경제가 상정한 국가들이 산업 다각화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천연자원이 고갈되며 생기는 사회적 문제들을 일컫는 말인데, 이는 이미 인접 국가인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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