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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라비아의 의상 문화, 아바야와 니캅

여성인권 탄압 흔적의 시발점과 현대 의식

[출처: BBC]

[객원 에디터 1기 / 김채현 기자] 1932년 이븐 사우드가 건국한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은 가장 큰 아랍 국가 중 하나이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국교인 이슬람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도시 중 하나인 메카에서 탄생되었다 전해진다. 비록 나라의 역사는 길지 않은 편이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랍 국가들 중에서도 특히나 이슬람 종교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나라이다. 대표적인 문화로는, 이웃 나라인 아랍에미레이트나 바레인과는 다르게 사우디아라비아는 무슬림뿐만 아니라 모든 거주자들에게 국가적인 차원에서 알코올과 돼지고기를 강경히 금지하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또 다른 특이한 문화는 바로 여성들의 아바야와 니캅 착용이다. 

쇼핑센터, 음식점과 같은 공공장소에서는 모든 여성들이 팔과 다리를 모두 가리는 아바야라는 검은 의상을 입은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여성들은 눈을 제외한 모든 얼굴과 머리를 가리는 니캅을 착용한다. 이러한 여성들의 몸을 가리는 보수적인 의상들은 이슬람 종교의 영향과 잦은 모래 폭풍과 뜨거운 햇빛 등과 같은 사막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외에도, 이집트, 이란 등과 같은 많은 나라에서 여성들의 얼굴과 신체를 가리는 의상들이 존재하지만 자국민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아바야 착용을 강요하는 국가로서는 거의 유일하다.

이러한 의상 문화는 이슬람의 교리로부터 탄생했다. 이슬람 종교의 교전인 쿠란에는 여성들은 신체가 드러나 유혹하는 등의 옷의 착용을 금하고 있다. 때문에 아바야의 모양새는 검은 일자형 의상으로 팔끝과 다리끝을 모두 가리며 히잡, 니캅 등 무슬림 여성들이 착용하는 스카프는 모두 머리카락을 가리도록 되어있다. 역사학자들은 이러한 머리를 가리는 스카프는 적어도 5,000년 전에 유래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는 이라크에서 발견된 동상의 여성들이 모두 머리에 스카프와 같은 것들을 착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세계 곳곳에서는 머리를 가리는 히잡, 니캅 등의 문화는 여성 인권 탄압의 일부이며 시대착오적이라는 목소리들도 속속히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슬람 종교인들은 히잡, 니캅 등의 여성의 머리와 얼굴을 가리는 의상들은 엄연한 이슬람 종교의 일부이며 이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는 현대의 검은 히잡과 아바야의 출처는 불분명하다. 전해져 내려오는 한 설화에 의하면, 8세기경 현재 사우디 아라비아에 위치하는 메카와 더불어 커다란 종교도시인 메디나에 이라크에서 스카프를 팔러 왔던 한 상인이 검은 스카프만 팔지 못하자 이를 그의 수도승 친구에게 전했고, 그  수도승 친구는 자신의 마음을 훔친 검은 스카프를 찬 비밀스러운 여성이라는 주제의 시를 썼다고 한다. 이러한 시는 빠르게 도시에 확산되었고, 도시 주위에 검은 스카프를 착용하지 않은 여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사실 검증이 어려운 설화이다. 한편으로 현대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바야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부터 유래되었다는 주장들도 있다. Dr. Leila Al Bassam이라는 리야드 대학[Riyadh University] 전통의상과의 한 교수는 약 80년 전 이라크와 시리아로부터 온 여성들이 입던 긴, 헐렁한 드레스 형태의 의상과 그와 깔맞춤한 스카프가 사막의 유목민들에게 토착되었고 이것이 점차 문화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출처: Pinterest – 1970년대 사우디 아라비아의 도시 Al Khobar의 모습]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들의 아바야 착용이 의무화된 것은 1979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메카 테러 이후라고 추측된다. 1970년대 찍힌 한 사진에는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여성들이 다리가 드러나는 치마를 입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국인에 관한 의상규제가 현대와는 달랐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현대의 내국인/외국인 의상 규제는 1979년의 테러가 계기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적어도 100명 이상의 사상자를 기록한 극단주의 무슬림들의 1979년 테러는 정부는 물론 많은 국민들에게 커다란 위협이었다. 증가하는 극단주의 무슬림의 위협에 사우디 정부는 영화관을 폐쇄하고 여성들의 의상 규제를 바꾸는 등 보수적인 정책들을 내놓은 것이었다. 여성들의 의무적인 아바야 착용도 이의 일부였을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얼굴을 가리는 이슬람 종교의 의상은 여러 유럽 국가들의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그중 최초로 2011년 프랑스는 공공장소에서의 얼굴 전체를 가리는 의상을 법적으로 금지했다. 수차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집단의 테러를 받은 프랑스는 이슬람 종교의 얼굴을 가리는 의상은 여성 억압뿐만 아니라 범죄, 테러에도 악용될 수 있다며 부르카·니캅 착용을 법적으로 금지해 벌금형으로 다스렸다. 이러한 정책은 2011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오스트리아와 벨기에, 독일, 덴마크, 스위스와 같은 유럽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다.

현재 이러한 정책은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서의 지속적인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일부 인권 전문가들은 부르카·니캅 착용 금지법은 많은 이슬람교도들의 종교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행위라는 질책을 두기도 하였다. 유엔 인권사무소의 라비나 샴다사니 대변인은 최근 스위스의 부르카·니캅 착용 금지법의 입법화에 관해 “스위스는 무슬림 여성을 적극적으로 차별하는 것을 법으로 규제한 소수 국가에 가입하고 있다”며 “매우 유감”이라며 “여성이 얼굴을 가리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되지만, 동시에 법으로 안면 가리개를 금지하는 것은 그들의 종교와 신념을 나타낼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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