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불금의 즐거움, 닭은 어떻게 유라시아로 퍼졌나

< FREEPIK 제공 >

[객원 에디터 7기/정동현 기자]  Do you like Chimaek? How’s about Chicol?( 치맥을 좋아하세요? 그럼 치콜은요?). 한국인으로 해외에 살다 보면 외국인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을 경우가 많다. 한국식 치킨과 맥주를 가리키는 치맥(Chimaek)은 이미 최신 영어사전에 등재될 정도로 핫한 단어이다. 또한 한류 열풍, K-드라마 인기와 함께 전 세계를 강타한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지구촌 모두의 음식이 되었다.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가 발표한 독일 막스 플랑크 지구인류학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of Geoanthropology, MPIG) 로베르트 슈펭글러 박사(Dr. Robert Spengler)의 연구에 따르면, 닭은 기원전 400년부터 중세 시대까지 중앙아시아 남부에서 식용을 위해 널리 사육되었다고 한다. 또한 닭의 가축화는 고대 실크로드를 통해 닭이 유라시아와 북동 아프리카 전역으로 널리 퍼져나간 것으로 보았다. 해단 연구는 1500년에 걸쳐 중앙아시아 유적지 12곳에서 나온 고고학적 및 생체분자적 증거( 달걀 껍데기 등)를 통해 닭의 사육을 밝혔고 전했다.

다수의 유적지에서 집단적으로 계란 껍데기가 다량으로 발견되었는데 이는 닭이 일정한 거주지에서 사육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계란을 정기적으로 산란하였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통해 계란이 일상식으로 가정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으며, 닭의 가내 사육이 당시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닭의 야생 조상으로 알려진 적색야계(붉은 들닭, red jungle fowl)는 1년에 한 번 둥지를 틀고 보통 한 번에 6개 정도의 알을 낳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가내 사육을 통해서 시기에 관계없이 알을 많이 낳아 가축화되면서 계절적 산란의 습성을 상실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팀의 칼리 피터스(Carli Peters) 박사는 과거 인간과 동물의 상호 작용을 조명하는 데 있어 ZooMS의 잠재력을 강조하면서 이번 연구에 사용된 ZooMS 프로그램이 과거의 인간과 동물의 상호 작용을 조명해 주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독일 막스 플랑크 지구인류학 연구소는 고고학, 역사학, 생체분자학 등으로 구성된 국제 팀으로 특히 이번 연구에는 DNA가 아닌 단백질 신호에 의존하는 ZooMS라는 생체분자 분석법 통해 닭으로 밝혔다. 약어로 ZooMS라고 불리는 분석법으로 동물고고학은 단백질 콜라겐의 특징적인 펩타이드 서열을 통해 동물 종을 식별하는 과학적 방법이다. ZooMS는 PMF(펩타이드 대량 지문 채취)의 가장 일반적인 고고학 응용 프로그램이며 뼈, 치아, 피부 및 뿔의 종을 식별뿐 아니라 형태학적으로 식별할 수 없는 개체의 식별을 통해 과거 환경, 식단 및 생산을 위한 선택 등 연구한다.

이번 연구는 여러 학제 간의 협력 연구를 통해 ZooMS와 같은 최신의 혁신적인 방법을 적용하여 정글에 살던 닭이 세계적인 현상으로 발전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연구는 닭의 이동루트를 밝힘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닭과 달걀의 기원이라는 오래된 미스터리의 실마리를 찾고, 닭 사육 및 확산을 통해 인간과 닭의 복잡한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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