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 2년이 되다
2021년에 시작된 쿠데타가 벌써 2년이 됐다
[객원 에디터 4기 / 이석현 기자] 미얀마 군정이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지 2년이 되는 지난 1일 국가비상사태를 재차 연장해 군부 통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이에 대해 미얀마 시민들은 침묵시위로 대응했다. 군정 2년 간 “테러리스트” 토벌을 명목으로 한 공습이 이어져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이 다수 숨졌고 11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빈곤은 2배로 증가했다.
군부는 쿠데타 후 첫 1년 간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두 차례 비상사태를 연장했고 이날 세 번째 연장을 발표했다. 앞서 군정은 오는 8월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비상사태 연장으로 총선 일정도 뒤로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부가 지난달 사실상 민주 진영을 배제하는 방식의 새 선거법을 발표해 향후 선거가 치러지더라도 새 정부의 정당성을 두고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쿠데타 2년을 맞은 이날 시민들이 침묵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활동가들이 시민들에게 집 밖에 나오지 않고 업장 문을 닫는 방식의 시위 동참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이날 이날 미얀마의 많은 도시가 침묵에 잠겼다고 보도했다. 민주화 운동가인 신자르 슌레이는 BBC에 “침묵시위의 주된 의미는 전사한 영웅들을 기리고 공적 영역을 되찾는 것”이라며 군부가 “결코 우리를 지배할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태국과 일본의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지난해 9월 전직 유엔(UN) 미얀마 전문가들로 구성된 미얀마특별자문위원회(SAC-M)는 군부가 안정적으로 통치하는 지역은 미얀마 전체 면적의 17%에 불과하며 52%는 실질적으로 반군의 통제 아래 있다고 분석했다.
국토 대부분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군부는 “테러리스트” 토벌을 명목으로 곳곳에 공습을 단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엔 중부 사가잉주의 한 학교가 군용 헬기의 공격을 받아 최소 7명의 어린이가 숨졌다. 당시 숨진 어린이 폰 테이 쟈의 어머니 띠다 윈은 공습이 멈춘 뒤 학교로 달려갔을 때 아이가 피웅덩이 사이에서 상처를 입은 채 살아 있었다고 미 CNN 방송에 말했다. 그는 아이가 상처에 고통스러워하며 “엄마, 제발 저를 죽여주세요”라고 두 번이나 애원했다고 전했다. 그는 무장한 병사들에 둘러싸인 채 7살 아이를 무릎에 눕히고 숨을 거둘 때까지 아이가 평온하도록 기도했다고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전 세계의 이목이 몰리며 미얀마 위기는 잊힌 상황이다. CNN은 1일 앤드류스 특별보고관이 군부가 미얀마의 절반도 안정적으로 통치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들어 국제사회의 지원이 흐름을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군부의 수입원과 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자원을 겨냥한 경제 제재와 같은 조율된 행동”의 필요성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