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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한국인들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몰리는 현상의 기원을 짚는 속담의 의미

< Illustration by Rina Kang 2010(강린아) >

[객원 에디터 7기 / 이지윤 기자]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이 속담의 본뜻은 목표만 이루면 된다는 뜻이지만, 수도권 과밀화가 심한 2024년의 관점에서 보면 목표가 ‘서울’이라는 점에서 속담이 다르게 읽힌다. 이러한 전통 속담은 한국 사회의 수도권 중심적 사고를 반영하고 있다. 이렇게 한국 사회에서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속담에서까지 서울과 수도권에 대한 언급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을 보면 한국인들은 언제부터 이런 ‘중심지’들에 몰리기 시작한 것일까? 

서울이 중심지로서 부상한 배경은 1394년 태조 이성계가 한양(현 서울)을 조선의 도읍지로 선정한 이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600년 이상 동안 서울은 정치, 문화, 경제, 교육 등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으며, 특히 광복 이후 경제 발전으로 인해 그 역할은 더욱 강화되었다. 특히 광복을 한 후 경제 개발을 하면서 서울은 주요 산업들이 모여있는 곳이 되었고,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서울과 수도권은 대한민국에 없어서는 안 될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이 많이 발달하면서 좋은 점도 있지만, 서울 중심적인 사회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사람이 많다. 수도권으로의 집중으로 인해 인구 밀집과 경제 격차가 심화되고 있으며, 서울을 중심으로 한 산업 집중으로 인한 문제도 존재한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는 현재 우리나라의 과반이 살고, 취업자들도 수도권에 몰려들려 하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효율적인 인력 확보를 위해서 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어 취업자들이 서울과 수도권에 몰리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실제로 2022년 기준 사업체 수를 보면 서울 118만 개, 경기 151만 개, 인천 32만 개 등 301만 개(약 50%)의 업체가 수도권에 있다. 

또한, 주요 기업들이 수도권에 몰리는 만큼 수출도 수도권에 집중되었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수출에 의존하기 때문에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수출도 수도권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2022년 총수출 6836억 달러 중 서울과 수도권의 비중은 72.3%나 되었다. 또한, 한국은행이 25일에 발표한 ‘생산·소득·소비 측면에서 본 지역경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성장률 격차가 확대됐다. 그 이유로 수도권은 생산성이 높은 반도체 등 첨단 전자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이 성장했지만, 비수도권은 자동차, 화학제품 및 기계 산업 등 분야가 주를 이루는데, 중국과의 경쟁심화, 생산성 하락 등으로 성장세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요 수출과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 사이의 자산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2023년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수도권 가구의 평균 자산은 6억 9246만 원으로 비수도권 가구 평균 자산 4억 935만 원보다 69.2% 많았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이 자산 격차가 확대된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렇게 자산, 인구, 수출, 일자리 등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대한민국은 “서울 공화국”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뿐만 아니라 각종 편의 시설도 수도권에 집중되어 이러한 현상이 지방 소멸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서울 중심적인 사회와 수도권 과밀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 지역에서도 사람들이 다양한 일자리를 갖고 문화 인프라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게 하는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지방 지역의 문화 발전과 기업 발전에 투자함으로써 자산과 수출 같은 경제적인 부분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면 언젠가는 지방에서의 삶도 하나의 선택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를 통해 균형 있는 국가 발전을 이루어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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